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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뱉은 말에 책임이라도 지자

이번엔, 도자기 일기

by 흔적작가
시작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시끄럽다. 눈앞에 온 기회를 냉큼 잡긴 했는데. 이거 괜찮을까. 또, 생각이 많아진다. 너무 대범, 아니지. 너무 생각 없이 일을 만든 느낌이다. 그래도 나의 포지션은 사진과 영상이니. 마음이 조금은 가볍다. 어쩌면 옆에서 한두 개 정도 흙으로 도자기 접시를 만들 수도 있겠지.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다.


아무튼 포지션이 어떻든지. 제일 어렵다는 '시작'이라는 허들은 넘은 듯싶다. 카페 언니의 말을 들어보니. 마켓은 재미 삼아 나가는 거라 한다. 재미 삼아라. 또 하나의 허들을 넘을 수 있을 듯싶다. 부담감이라는 허들이 작아 보인다. 그래그래. 생각은 이제 그만해야겠다. 생각이 많으면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여러 가지 허들을 만들어 낸다. 허락 없이 허들을 자동생산 하는 뇌. 이럴 때만 일하는 뇌. 정말 쭈글쭈글 못생긴 뇌다.


그래서일까. 하루 온종일 못생긴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정말 내가 해도 되는 걸까.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시간이... 돈이... 허락할까. 흠, 나보다는 아이교육이 먼저가 아닐까. 이쯤 되면 진짜로 의문이 든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맞나 싶다. 도자기에 관심이 있어서 한번 해보겠다고 말한 건 분명 내 입인데. 입과 뇌가 따로 노는 이 상황이 참 답답하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의지를 짜내서라도 끝까지 허들을 넘어봐야겠지. 주저하는 내 모습은 이제 보기 싫으니깐.


이제는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들이 내 발목을 잡으려고 해도 한 번 고개를 들어봐야겠다. 그리고 "의지? 그게 뭐 어렵나."라고 말해봐야겠다. 이미 냉큼 잡은 기회이니. 뱉은 말에 책임이라도 지자. 사실 그만둘 핑곗거리도 없다. 아직 아무것도 진행된 것이 없으니깐.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3개월은 해보자. 아니 6개월은 생각 없이 해봐야겠다. 다음 주에 첫 회의를 한다고 하니. 그동안 릴랙스나 해야겠다.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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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