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오늘 에버랜드로 체험학습을 다녀왔어요. 도착하면 간식을 챙겨주려고 납잡튀김 만두를 준비했지요. 무려 3번을 튀겼어요. 딸 거, 남편 거, 내 거. 식탁에 올려있는 푸짐한 만두 접시를 보며. 살짝 당황했지만. 납작이니 양이 적잖아. 만두소도 거의 없고. 나 잠깐 들어갔다 나왔다. 당면이 알려줘야. 아, 당면이 들어는 있구나. 싶은. 그 정도로 진심 만두소가 적으니. 3 접시 정도는 괜찮아. 어차피 각자 한 접시씩 먹는 거니깐. 많은 거라고 할 수 도 없지. 그럼. 똑-딱-똑-딱-. 레드션. 배에 힘을 주고 기름기가 영롱하게 빛나는 납작 튀김만두를 보며 자기 암시를 하고 있어요. 사실 저녁이 아니라 간식을 만든 건데. 간식의 양이라기에는 양심에 너무 찔려요.
거짓 배고픔에 대한 게시물을 봤어요. 배고픈 상태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브로콜리뿐일 때, 그거라도 먹고 싶으면 진짜 배고픔이래요. 그런데 브로콜리 싫어. 자극적인 음식 먹을래. 뭐, 이러면 가짜 배고픔이라고 해요. 손으로 살짝 만져보니. 홀쭉한 배는 아니지만. 딱히 배가 고픈 건 아니지만. 간식이라고 하기에는 양이 좀…그렇지만. 저녁대신 먹으면 되니깐. 먹어도 되겠지. 손가락이 납작 튀김만두를 잡고 소스로 직행해요. 과일소스래요. 매콤 달콤한. 어떻게 안 찍어요. 말도 안 돼. 혼자 격하게 머리를 끄덕여요. 하하. 어허라. 내 접시에 있던 얘네들이 반이 사라졌어요. 아이고…. 아니야. 내 건 원래 적었어. 이미 깜깜해져서 하늘은 보이지도 않으니. 눈 가리고 아웅 해 봐요.
아시죠~? 튀김만두의 무서움을요. 계속 들어가는 이상한 마법을 가지고 있지요. 오다가다 하나 집어서 우적우적. 가다 오다 또 하나 집어서 와그작와그작. 심지어 이 납작 튀김만두는요. 아주 얇아서 바사삭바사삭. 씹는 식감이 말도 안 되게 미치게 해요. 맛있어서 먹는 거 아니다. 소리가 너무 경쾌해서 먹는 거다. 정말 깜깜한 하늘이라 괜찮아요.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요. 에버랜드에서 왔다고 소식을 전한 딸은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 있어요. 남편은 퇴근 전. 내 납작 튀김만두 접시가 줄어든 거는 나만 알아요. 크크크. 씨-익. 멋지네요. 3등분으로 아주 잘 나눴어요. 감쪽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제 접시에 있는 것이 양이 제일 적어요.
기분이 좋아. 납작 튀김만두 하나를 맛나게 씹어 먹어요. 헉, 근데 11월에 중요한 행사가 있는데요. 드레스를 입어야 하나 봐요. 어…. 씹던 튀김 만두 어찌해야 하나요. 일단 심하게 흔들리는 눈. 점점 벌어지는 입. 이 손가락을 어찌해야 하나요. 역시 거짓 배고픔에 속는 게 아니었어요. 망했어요. 아직 접시에 튀김만두가 남아있는데. 남은 건 먹긴 먹어야겠죠. 급하게 냉장고에서 샐러드를 꺼내요. 있으면서 먹지 않고 있었네요. 뭐, 아직 10월이니깐. 오늘까지만. 진짜로 오늘까지만 맛나게 먹을게요. 그래도 샐러드 꺼냈어요. 소스는 튀김만두에만 조금 넣었어요. 맛있나고요? 흐흐흐. 맛나요. 아직 4주 남았어요. 드레스. 드레스. 음… 드레스 까지는 아니어도. 아니에요. 목표는 높아야지요. 드레스같이 보이는 그런 옷을 입을 수 있을 거예요. 아마? 있겠죠? 에잇. 4주 남았다. 드레스. 근데 드레스는 어떻게 생긴 걸까요. 입어봤어야지. 휴. 일단 색깔은 블랙으로 해야겠네요. 블랙 드레스.
근데 너무 배불러요. 간식용으로 한건 데. 왜 이리 배가 부를까요. 오늘 저녁은 끝이네요. 딸아이가 오면 납.작.튀.김.만.두.샐.러.드. 챙겨주고 걸어야겠어요. 아주 빠른 걸음으로요. 팔도 휘휘 올렸다 내렸다 펼쳤다. 하려고요. 칼로리 소모를 위해 복식호흡도 할 거예요. 4주 남았으니. 4kg 정도 뺄 수 있겠지요. 달님을 다시 불러야겠어요. 왠지 샐러드를 너무 적게 먹은 것 같아. 좀 찜찜해요. 내일은 샐러드를 좀 많이 챙겨 먹어야겠어요. 거짓 배고픔에 속지도 않을 거예요. 할 수 있어요. 배속에서 꼬르륵. 소리 들을 수 있어요. 꼬르륵 소리가 들려야 밥을 먹을 거예요. 그러면 속지 않겠지요. 그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