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겁쟁이의 성격 개조 도전기
작가로서 글을 쓰기 전 나는 어떤 글을 쓰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이 당시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한번 생각을 곱씹어보았다. 그리고, 어렸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니 너무나 달라진 모습이 보여 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렸을 적 나는 엄청 소심했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같은 반 친구들한테 말을 거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이 어려운, 그 정도로 소심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내가, 그리고 내 그런 성격이 정말 싫었다. 나 스스로도 너무 답답했지만, 그럼에도 친구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겁쟁이였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이 답답한 것을 참을 수가 없어 이 성격을 바꿔보고자 생각했다. 이게 내가 내 일생일대 최초이자 최대의 도전이었다. "성격 개조". 이 당시에는 거창한 도전, 미래를 위한 계획 이런 거 없이 그냥 내가 스스로 너무 답답했기 때문에 바꾸기를 원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나 스스로 성격을 고친 것이 너무나도 다행스럽다. 어렸을 적 소심한 채로 어른이 되었다면, 이 험난한 사회에 제대로 적응도 못하고 도태되었을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어렸을 적 가장 먼저 했던 것은 "태권도"이다. 사실 태권도는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고, 아버지께서 내 소심한 성격을 답답하게 여기셔서, 뭐 하나라도 사람들이랑 부대끼며 배우면 조금 낫겠다 싶어 시키신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 "태권도"는 내가 성격을 바꾸는데 가장 첫 스텝이었으며, 가장 큰 도움이 된 부분 중 하나이다. 태권도 학원에 등록하고 난 후 정권 지르기, 발차기 등을 하면서 한 번도 빠짐없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기합". 그냥 "기합" 즉, 그냥 소리 지르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었겠나 싶겠지만, 친구한테 말 한마디 거는 것, 소리 한번 내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한 겁쟁이가 다른 친구들 있는 곳에서 그것도 목소리를 크게 내는 기합을 지르는 것?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당시 나에게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처음에는 목소리가 너무 작다며 관장님께 자주 혼이 나곤 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시간이 지날수록 기합을 내는 것이 편해지고, 소리도 점점 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친구들이랑 말을 하는 것에도 훨씬 편해졌다. 그냥 기합을 질렀던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 아니면 태권도를 하면서 무언가 바뀐 것일까? 그건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내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조금? 혹은 많이? 바뀌었더라도 아직은 많이 부족했다. 내 성격이 많이 소심했기 때문에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만족을 해선 안되었다. 이때 내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태권도에서 배운 십계명. 당시 태권도장에서 항상 수업 시작 전에 읽고, 외우라고 했던 십계명이 있다. 너무 어렸을 적이라 이 십계명 전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하나는 확실히 기억난다. "솔선수범". "내가 하기 싫은 남도 하기 싫다. 내가 먼저 나서 모범을 보이자."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솔선수범의 사전적 의미는 "남보다 앞장서서 행동해서 몸소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됨."이다. 나는 이 솔선수범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내가 하기 싫은 일", "내가 먼저 나서" 이 부분이었는데,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내가 먼저 하자"라고 머릿속에서 바꿔서 해석을 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내가 어떤 모임을 갔을 때, 나는 소심했던 만큼 절대로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거나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내가 싫어하고, 선호하지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내가 어떤 모임을 갔을 때 최대한 내가 먼저 말을 꺼내고자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물론 중학교 들어갔을 때였지만, 조별 모임이나 조별 과제 등 "조"단위의 활동이 많았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제일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말을 꺼낸 적은 없었다. 처음엔 무슨 얘기를 꺼내야 할지,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며, 친구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나는 농구를 시작을 했다. 농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닌 단체로 하는 스포츠이다 보니 소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나는, 물론 농구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거기도 하지만, 농구라는 스포츠가 "성격 개조"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농구를 정말 많이 즐겼고, 또 반에서 나름 잘하는 축에 속해 반대항으로 하는 농구 시합에도 나가서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농구를 하는 등 성격적으로 정말 많이 변한 모습을 보았다(어렸을 적 성격이었으면 누군가의 앞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렇게 나는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도 편해졌고, 단체 모임이 있을 때 내가 먼저 말을 꺼내는 것도 편해졌고, 또 누군가의 앞에서 무엇이든 하는 것도 편해졌다. 다만 이것들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그 기회가 대학에서 생겼다. 내가 대학을 진학하고 초창기에 과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과 대표는 각 학년별로 1명씩 필요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알아서 잘 진행해서 과대표, 그리고 부과대표가 확정되었다. 물론 나는 이 둘 중 어느 쪽도 아니었다. 다만 이 과대표, 부과대표를 도와 학과 일을 진행할 "집행부"가 필요했는데, 나는 이 "집행부"에 속하게 되었다. 그래서 1학기때 MT, 체육대회 등 학과 행사를 진행하였고, 1학기를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만 문제는 2학기였는데, 1학기때 뽑은 과대표가 갑자기 학교를 안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과대표였던 친구가 자연스럽게 과대표가 되었고, 선배들이 나에게 부과대표를 넘긴 것이다. 그렇게 나는 2학기부터 갑자기 부과대표가 된 것이다. 나중에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내가 1학기때 잘했었기에 부과대표를 맡겨도 좋겠다 생각이 돼서 시켰다고 하더라. 거기에 이 과대표를 맡았던 친구가 통학이어서 학교에 거의 없었고, 당시 기숙사에서 지내던 내가 거의 과대표 역할을 거의 진행했었다. 감투만 부과대표였지 실질적인 과대표였던 것 같다. 이렇게 1학년을 마무리하고 보니, 내 성격이 정말 많이 바뀐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말도 잘 못 걸던 겁쟁이가 지금은 학과 대표를 해서 학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니. 진짜 감개무량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내가 물론 말은 정말 간단하고 가볍게 써 내려갔지만, 어렸을 적 나는 정말 답답했으며, 성격을 바꾼 한 스텝 한 스텝이 나에게는 정말 지옥 같은 한 스텝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지옥이 소심한 겁쟁이로 살아가는 것보다 100배, 1000배는 더 나았기 때문에 그 지옥의 한 스텝을 기꺼이 밟을 수 있었으며, 근 10년 혹은 그 이상 지옥의 스텝을 밟아온 결과가 이것이다. 지금 나는 성인이 된 후 만난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엄청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사회성은 좋은 친구라는 평가를 듣는다. 처음부터 내향적인 사람이었기에 외향적인 성격은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성이 좋다는 평가를 들으니 확실히 "성격 개조" 성공적으로 된 것 같다. 내가 이것을 다시 돌아본 결과 "성격"을 고친다는 것은 정말 힘들지만, 그 한 걸음을 걷지 않으면 바뀔 수 없으며, 걷기 시작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간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듣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