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패턴을 멈추게 하는 마음의 메커니즘
어느 날 한 학생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교수님, 저는 왜 이렇게 ‘알면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많을까요?”
그 학생은 정말 성실했죠. 무엇이 옳은지 명확히 알고, 남보다 분별력도 뛰어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늘 과제는 마감 직전에야 겨우 끝냈고, 시험이 다가오면 집중 대신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친구의 이성은 강 건너편에서 손짓하는데, 행동은 강가에 서서 계속 머뭇거리고 있군.’
우리가 살아가며 자주 경험하는 그 간극, 즉 “아는 것과 행동 사이에 생기는 거리”입니다. 저는 그것을 ‘후회의 틈(Gap of Regret)’이라고 부릅니다. 이 틈은 마치 이성의 완벽한 설계도와, 늘 제멋대로인 공사 현장인 우리 자신 사이에 흐르는 강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그 강을 건너기 위해 다리를 놓으려 하죠. 계획표를 세우고, 목표 노트를 만들고, 스스로에게 수많은 다짐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리들이 생각보다 너무 쉽게 무너진다는 겁니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불어난 물에 휩쓸려버리죠. 이성의 설계도는 완벽했지만, 언제나 문제는 ‘공사 현장’인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후회의 틈이 가장 자주 생기는 곳은 ‘미루기’라는 웅덩이입니다. 해야 할 일이 분명히 눈앞에 있는데도, 마음은 꼭 딴 길로 새죠.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한 번 훑고, 책상을 괜히 정리합니다. 마치 달리기를 하려던 사람이 신발 끈만 묶다 시간이 다 가버리는 것처럼요.
왜 그럴까요?
그건 우리의 뇌가 ‘지금 당장 편한 길’을 택하는 너무나 영리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힘든 일을 앞두고 ‘조금만 쉬자’며 의자에 앉는 순간, 이미 그 웅덩이는 우리 발끝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밤이 되면 그 유혹은 더 강해집니다.
“오늘 하루는 고생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이렇게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순간, 넷플릭스의 “다음 화 재생” 버튼은 마치 유혹의 초대장처럼 반짝이죠. 이건 저울의 한쪽에 ‘지금의 즐거움’을 올리고, 반대편에는 ‘내일의 피로’를 쌓는 행위와 같습니다. 결국 아침이 되면 그 불균형이 우리를 괴롭힙니다.
“오늘은 진짜 일찍 자야지.” 하지만 밤이 오면 저울은 다시 기울어지고, 우리는 또다시 오늘의 달콤함을 내일의 나에게 외상으로 넘깁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합니다. “의지력이 약해서 그래.”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의지력은 성냥불 같습니다. 잠깐은 뜨겁지만 금세 바람에 꺼집니다. 반면 체계적인 시스템은 등불과 같습니다. 바람을 막아주고, 오래도록 타오를 수 있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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