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생명줄이 될 묵묵함

구명튜브로서의 글쓰기

by Itz토퍼

♣ 본 주제는 두 편으로 구성되어, 브런치북 '위대해질 예정은 없습니다'에 올려집니다.

184f6e0f-beea-4dbc-a893-f441d6b05e78.png by ChatGPT

어느 작가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건네신 적이 있습니다. “글을 읽다 보니 작가님은 여전히 선생님 같아요.” 그러시더니 제가 글을 쓰는 방향이나 내용에 대해 애정 어린 조언을 전해주셨습니다.


그 말에 저는 “정확히 보셨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어쩌면 가르치는 사람이었던 그때도 그랬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된 지금도 저는 그 틀을 벗지 못했습니다. 아니, ‘벗지 않습니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삶의 한 부분을 매듭짓고 다시 시작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과거의 연장선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그 선상에 고스란히 놓고 싶었습니다. 학문의 눈으로 보던 지식을 삶과 일상으로 가져올 때, 그 의미는 사뭇 달라지며 때로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필요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방파제 한구석, 바닷바람을 맞으며 빛바랜 주황색 구명튜브가 놓여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누구의 시선도 끌지 못한 채 풍경의 일부로 존재할 뿐입니다. 가끔 개구쟁이 아이들이 재미로 굴리며 놀다가 한쪽에 방치해 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센 파도가 누군가의 삶을 집어삼키려 하는 찰나, 이 '묵묵한 존재'는 세상에서 가장 절실한 생명줄이 됩니다.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는 것, 특히 지식과 위로, 그리고 용기를 문장에 담는 작업은 어쩌면 이 구명튜브를 비치해두는 마음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사실 우리 곁에는 찰나의 즐거움을 주는 글들이 참 많습니다. 따분한 시간을 때워주거나 자극적인 재미로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글들도 분명 우리 삶에 필요하지요. 하지만 인생의 모든 순간이 가벼운 흥미만으로 채워질 수는 없지 않을까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숨이 가쁠 때, 화려한 웃음보다는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문장 하나가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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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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