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타인, 1mm

나누기엔 너무 작고, 하나가 되기엔 너무 소중한 차이

by Itz토퍼

■ 브런치북 '별 것 아닌 것들의 쓸모' 5부작 미니시리즈, 『경계의 두께, 1mm』


어떤 사람은 회식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숨을 쉰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날개가 돋는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거리가 있을까?


한 사람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으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팍팍 받는다. 누가 억지로 떠미는 것도 아닌데, 그 공기 자체가 이미 버겁다.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응아 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못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집에만 들어오면 오히려 숨이 막힌다. 무엇을 해도 지루한지 무의미하게 리모컨만 붙들고 있다가 애꿎은 가족에게 구박 세례를 퍼붓기도 한다. 차라리 다시 출근을 하든가, 누구라도 전화해서 불러준다면 그를 천사라 부르며 볼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왜 이럴까? 사람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전자는 내향적인 사람이고, 후자는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그렇게 선을 긋는 순간 마음은 편해진다. 더 묻지 않아도 되니까. 복잡한 설명과 이유를 따지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정말 그렇게 간단한가?

7f4dacbf-121a-42a3-818b-38cbb9f21a41.png by ChatGPT

겨울방학을 맞아 딸아이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기 전, 지도에서 이집트의 위치를 함께 찾아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지도를 들여다보던 아이가 갑자기 깜짝 놀라며 웃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집트 국경을 누군가 자로 반듯하게 그어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리한 관찰력에 칭찬을 건네고, 사하라 사막이라는 광활한 지형 때문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며 만들어진 경계가 아니라, 좌표와 주변국 간의 합의로 그어진 선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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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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