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역설: 정말 아는가, 아니면 안다고 느끼는가
어릴 적, 두 가지 모순된 격언이 나를 당황케 하였다.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 그냥 겉으로 보기에도 너무나 다른 말이지 않은가. 당시의 나는 이 깊은 뜻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다. 그래서 그저 상황에 맞춰 유리한 쪽을 골라 썼다. 공부하기 싫을 때는 "모르는 게 약"이라며 책장을 덮었고, 운 좋게 아는 문제가 나오면 "아는 게 힘"이라며 우쭐댔다. 사실 두 말 모두 게으름을 변호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과연 많이 안다는 것은 늘 축복일까, 아니면 때로는 적당히 아는 것이 삶에 더 유익할까?
오랫동안 공부하고 많은 지식을 쌓는다고 꼭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국민(초등) 학교 5학년 여름방학 때의 기억에서 찾았다. 바로 한 친구의 '요란한 다이빙' 사건이다.
그 친구는 평소 무엇이든 자기가 제일 잘 안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녀석이었다. 아주 잘난 척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잘난 척 대장이었다. 하루는 새롭게 개장한 수영장을 가게 되었다. 바닷가 바위에서 다이빙하듯이 그냥 퐁당거리며 물속으로 뛰어드는 우리를 보더니 우리에게 비웃음을 날렸다.
“뭐하노, 그게 무슨 따이빙이고. 내가 제대로 한번 보여주께.”
그 녀석은 기세등등하게 선수용 높은 다이빙대로 향했다. 우리가 너무 높으니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오히려 우리를 겁쟁이라 조롱하며 계단을 올랐다. 하지만 막상 꼭대기에 서더니, 한참을 망설이며 아래를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니 무습나? 겁나재~?”
무서워서 그러느냐는 우리의 외침에 "안 무습다. 어데로 떨어지면 좋은가 자리 본다~!”라며 끝까지 허세를 부렸다. 한참을 쭈뼛거리던 그는 결국, 마치 전봇대에서 추락하는 돼지처럼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떨어졌다.
"철퍽!" 비명 섞인 굉음과 함께 그의 배가 수면에 정면으로 부딪히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녀석은 고장 난 잠수함처럼 물속에서 허우적대다 결국 안전요원에게 구조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다. 깨어난 그가 남긴 한 마디는 압권이었다.
"아~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그게 아인데~"
그야말로 완벽하게 증명된 '요란한 빈 깡통'이었다. 그가 저지른 실수의 본질은 단순히 다이빙 기술이 없다는 것이 아니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알지 못함을 모르는 상태, 바로 그 이중의 무지가 그를 높은 다이빙대 위에 홀로 세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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