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지고 싶은 나, 사라지고 싶은 나
상편에서는 반복적으로 선택해 온 티셔츠라는 일상의 취향을 출발점으로, 두 브랜드의 상반된 철학을 통해 삶의 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완벽한 기본’을 지향하는 유니_로적 시선은 자기완성과 개별화의 욕망을,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말하는 무인_품적 시선은 비움과 탈중심의 태도를 상징합니다.
나아가 두 방향이 각각의 가치와 한계를 지닌다는 점을 짚으며, 삶이란 완성과 비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그것은 ‘채움’을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비움’을 위해서인가요?”
대충 대답하려면 “둘 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묻고자 하는 의도는 어느 쪽의 가치를 더 중시하느냐는 것입니다.
저처럼 주말이면 동우회 멤버들과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고, 평소에는 한밤의 청소 일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어 ‘글쓰기’라는 창작 활동에 몰입하는 경우.
과연 저는 어느 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걸까요?
‘비움’입니다. 나의 존재만을 증명하기 위해 내면과 뇌리 속에 고여 있는 것들을 밖으로 쏟아내는 작업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묘한 일이 발생합니다.
이는 마치 ‘물펌프’의 원리와도 같습니다. 물은 스스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밀어 올리는 힘이 있을 때 비로소 위로 흐를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다시 새로운 물로 자연스럽게 채워집니다.
결국 밑에서 밀어주는 동력이 없다면 비어있는 여백 또한 만들어지지 않는 법이지요. 삶이란 결국 이처럼 채움과 비움이 서로를 밀어내고 끌어당기며 끊임없이 시소놀이를 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내면은 어떨까요?
우리는 스스로를 빚어가며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정교해지고, 결국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어떤 상태에 도달하기를 꿈꾸죠.
마치 유니_로가 가장 이상적인 면사의 굵기를 찾아 ‘완벽한 기본’을 구축하듯, 우리는 삶이라는 옷을 정성껏 채워 나갑니다. 그것은 나라는 존재를 세상에 증명하고, 나만의 고유한 실루엣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일종의 생존 본능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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