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도자기가 우리에게 주는 위로
시간이 날 때만 하는 일은 아닙니다. 저는 아내보다 요리를 더 즐기고, 솜씨도 조금 나은 편입니다. 조금은 덤벙거리는 아내보다 설거지 역시 한결 꼼꼼히 해내는 편이랍니다. 그래서 주방 일은 자연스럽게 제가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일상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답니다. 그럴 때면 딸 보배단지에게 조심스레 SOS를 보내곤 합니다. 그러면 우리 부녀는 주방에 나란히 서서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합니다.
“남자가 주방에?”, “남자는 밥 안 묵나?”라며 농담 섞인 핀잔을 주고받으면서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깔깔거리며 장난을 치다 그만 접시 하나를 박살 내고 말았습니다. 바닥에 흩어진 파편들을 조심스레 치우다 문득 딸에게 물었죠.
“우리 이걸 원래대로 붙여볼까?” 우리는 호기심에 접착제를 구해 조각들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접착제가 굳어지면서 갈라진 틈 사이로 묘한 무늬가 드러났죠. 하지만 서툰 솜씨 탓이었을까, 아니면 이미 본래의 결속력을 잃어버린 탓이었을까요. 접시 조각들은 이내 힘없이 다시 떨어져 나갔습니다. 제대로 붙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며 결국 그 조각들을 보내주어야 했죠.
“우리네 마음도 이렇게 조각날 때가 있죠. 그럴 때 우리는 무엇으로 다시 붙일 수 있을까요?”
상처 입은 마음을 다시 이어 붙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심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상담할 때마다 타인의 아픔 속에서 내 안에 숨겨둔 상처를 마주하게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예기치 못한 순간에 마음이 깨지는 경험을 합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 좌절되었을 때, 혹은 믿었던 관계에 깊은 금이 갔을 때, 우리의 내면은 마치 주방 바닥에 떨어진 접시처럼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흩어지고 맙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조각들을 숨기려 하거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매끄러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갈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깨닫게 되는 현실은, 후회로도, 눈물로도, 원망으로도, 한숨으로도 도무지 다시 붙일 수 없다는 무력함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딸과 함께 실패했던 그 '단순한 접착'과는 다른 길을 제시하는 지혜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전통 기법인 '킨츠기(金継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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