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의 고독과 무거움의 고통 사이에서 보내는 편지
본 글은 '잇츠토퍼'가 이어온 사유의 궤적과 글쓰기 실험이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며 완성한 결과물입니다. '스토리랩'에서의 탐구와 '싱크그래피'를 통한 통찰, 그리고 이전의 기록들 속에 파편화되어 있던 '케노시스'라는 화두를 '킨츠기(Kintsugi) 스타일'로 엮어냈습니다.
이 여정은 두 장의 티셔츠에서 시작되어 두 기업의 철학을 가로지르는 이념적 비교로 확장되었고, 마침내 '채움과 비움'이라는 존재론적 성찰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성찰은 창작자가 견지해야 할 바람직한 태도로 치환되었으며, 결국 모든 글의 종착지였던 "케노시스"에 이르러 비로소 그 온전한 형상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본 글은 바로 그 사유를 완결한 '케노시스'에 관한 기록입니다.
“거울은, ‘나’를 나에게 돌려보내는 가장 조용한 창이 아닐까요.”
1984년에 발표된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68년 '프라하의 봄'이라는 역사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인간 존재의 의미를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철학적 저울 위에 올려놓습니다.
작가는 이념의 억압과 개인의 자유가 충돌하는 틈바구니에서, 네 명의 주인공을 통해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개를 통해서 어쩌면 우리는 거울을 대하듯이 자신의 내면이 비추어지는 것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합니다.
과연 네 명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외과의사 토마시는 관계의 속박을 거부하며 끊임없이 '가벼움'을 선택합니다.
그는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를 탐닉하며 가벼운 연애와 일회성 만남 뒤로 숨어버리지만, 정작 그 가벼움의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뿌리 없이 떠도는 부초'의 감각입니다. 어떠한 선택도 삶에 깊이 박히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를 형언할 수 없는 허공의 불안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반면 토마시의 아내 테레사는 사랑을 자신의 존재를 지탱해 줄 단 하나의 '무거움'이자 구원으로 여깁니다.
그녀는 카메라로 세상을 기록하며 필사적으로 삶의 의미를 붙들려 하지만, 타인에게 자신을 완전히 맡겨버린 그 사랑은 마치 '폭풍우 속에 내린 너무 무거운 닻'과 같습니다. 배를 고정하려던 닻은 오히려 배를 바닷속으로 끌어당기며 그녀를 작은 파도에도 파선할 듯 나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립니다.
어떤 이념이나 관습에도 귀속되기를 거부하며 '배신'을 자유의 원리로 삼는 화가 사비나는 신념과 속박으로부터 탈주합니다.
그녀는 무거운 책임이 뒤따르는 모든 관계를 비워내고 끝없이 새로움을 향해 떠나지만, 아무것에도 마음을 기대지 못한 그 탈주의 끝에서 마치 텅 빈 광장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듯한 고독을 마주합니다. 발을 붙일 땅도, 등을 기대어 쉴 벽도 없는 절대적인 자유는 오히려 사무치는 소외가 되어 그녀를 덮칩니다.
한편, 스위스 지식인 프란츠는 이상과 진정성이라는 신념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는 인물입니다.
그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숭고한 믿음을 따르지만, 그가 추구하는 '의미 있는 삶'은 너무나 견고한 철갑과 같아 현실의 유연한 모순들 앞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고 깨지며 좌절하고 맙니다.
이 네 사람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앞서 언급한 거울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 속에서 문득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엇갈리는 삶은 우리에게 단 하나의 본질적인 질문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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