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작 미니시리즈, 『연주되는 삶, 빚어지는 사랑』- 제3화
"타인이기에, 당신을 향한 마음은 더 깊고 더 멀리 머뭅니다."
“우리는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때때로 상대의 눈동자 뒤에 숨겨진 광활한 대륙을 발견하고는 경외감 속에 멈춰 서게 됩니다.
아마도 사랑이란 그 미지의 땅을 정복하여 내 영토로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그 거대한 경계선 앞에서 정중히 모자를 벗어 인사를 건네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제2화에서 우리는 사랑이 우리를 얼마나 취약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 흔들림이 어떻게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독주자가 되어 무대 위에 홀로 서는 두려움을 기꺼이 감내할 때, 비로소 사랑이라는 고귀한 연주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제 이어지는 제3화에서는 그 연주가 한층 더 성숙해지기 위해, 어딘가 앞뒤가 쉽게 맞지 않는 역설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내가 사랑하는 상대와의 관계 속에서 피할 수 없이 드러나는 ‘타인이라는 필연적인 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왜 우리를 영원한 타인으로 남겨둘까요?
경계의 흐림: 타인에서 ‘우리’로 나아가는 기적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켜 흔히 ‘자기’라고 부르는 호칭이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짚어보자면, 비록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일지라도 상대는 엄연히 나 아닌 타인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종종 ‘우리는 하나’라는 달콤한 환상에 빠지곤 합니다. 이러한 환상은 자칫 “나는 나, 너도 나” 혹은 “나는 너, 너도 너”라는 맹목적인 소유욕으로 변질되어, 사랑이 아닌 구속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연인 및 부부간의 비극적인 사건들 이면에는, 이러한 거리 조절의 실패와 타자성의 부정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지는 순간, 신기하게도 상대방은 더 이상 단순한 ‘타인’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분명 생소한 얼굴이었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별개의 존재였음에도, 어느 순간 그 경계가 마법처럼 흐릿해지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낯선 세계가 때로는 급진적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겹쳐지면서 그의 기쁨이 나의 환희가 되고 그의 아픔이 곧 나의 통증이 됩니다.
어쩌면 이것은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상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그를 끊임없이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지, 또한 무엇을 두려워하며 어떤 기억의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게 됩니다.
겹쳐지는 세계: 나를 열어 상대를 포함하는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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