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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Ha Mar 01. 2019

빌 게이츠의 시간 관리: 08 생각 주간을 가져라.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과 시간 관리


빌 게이츠의 책 읽는 모습 (Sourced from GatesNote)


 1995년 5월 어느 날, 빌은 시애틀에서 한 시간 반 떨어져 있는 워싱턴주 후드 커널에 위치한 그의 별장에 있다. 빌의 책상 위에는 웰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에 관련된 박사 논문과 관련 자료들이 가득히 쌓여 있다. 세계 물리학자들 간에 신속한 정보 교환을 위해 고안된 웹이 이제는 점점 대중화가 되어 가고 있다. 개인용 PC의 대중화 물결 속에서 성장한 빌은 이 움직임이 왠지 심상치가 않았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서로 대화하고 교류하는 즐거움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메일을 보내고 즉각 돌아오는 답장에 놀라워하며 점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빨려 들고 있었다. 마크 안데르센이 만든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가 시장을 70% 이상을 점유해가고 있고, 빌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싸여 깊은 사색에 빠졌다. 


 빌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골드 러시 사건이었다. 이는 19세기 금이 발견되었다는 지역에 사람들이 금을 찾기 위해 대거 몰려든 사건이었다. 1848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강 근처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미국 전역에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 숫자는 1849년에 8만 명, 1953년에는 25만 명에 이르렀다. 그 후 시간이 지나 채굴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람의 일은 기계로 대체되었다. 사실상 그곳에서 금을 많이 캐내어 일억 천금을 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큰돈을 번 사람은 금광을 발견한 사람도 금을 많이 캔 사람도 아닌 기반이 되는 장비를 공급했던 사업가였던 것이다. 


 골드러시 사건을 돌이켜 보며 빌은 인터넷이야 말로 새로운 변화의 물결 임을 감지하게 된다. 이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새로운 위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빌은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함을 알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가 되면서 IBM을 무너뜨렸던 빌이었다.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넷스케이프를 보면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을 거이다. 어쩌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빌은 갑자기 컴퓨터를 켰다. 이메일을 실행시키고 수신인에 마이크로소프트 임원들의 주소를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목에 인터넷 물결(The Internet Tidal Wave)을 입력하고 글을 써나갔다. 


 “지난 20년간 우리의 비전은 간결하게 정의할 수 있다. 우리는 컴퓨터 성능 기하급수적인 향상이 소프트웨어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을 보았다. 우리의 비전은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다음 20년은 컴퓨터 성능의 향상이 통신 네트워크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넘어설 것이다…”


 

 생각 주간(Think Week)

 평소에 5분 단위로 시간 계획을 세우며 빡빡하게 일정을 관리하는 빌이지만, 그에게도 예외는 있다. 일 년에 두 번, 일주일씩 빌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이 기간에는 외부 와도 철저히 단절한다. 오로지 책을 읽거나 박사들의 논문과 중요한 보고서를 보며 마이크로소프트 미래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기간을 생각 주간(Think Week)이라고 부르고 빌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를 실천해 오고 있다. 


생각 주간 (Sourced from Getty images)

 

  평소에는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 업무 때문에 빌은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할 여유가 없다. 빠르게 변화는 기술 환경 속에서 자칫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중요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IT 세계에서 자칫 이러한 변화가 뒤쳐지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포천>지의 조사에 따르면 상위 500개의 평균 수명은 1964년에는 61년이었지만 2014년에는 18년에 지나지 않는다. 지속적인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빠르게 변화는 환경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며 미래를 그려 보는 것이 중요하다. 깊은 사색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빌의 역할이다.   


 빌의 생각 주간은 준비-실시-결과물 정리 및 공유-실천’ 순으로 진행된다. 

빌은 생각 주간이 되기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한다. 그의 비서는 회사에서 중요 문서를 수집하여 우선순위를 매긴다. 빌은 이를 후드 커널에 있는 별장에 가져가서 읽기 시작하면서 생각 주간은 시작된다. 이 기간 동안 하루의 두 끼 식사를 제공하는 도우미 외에는 가족과 직장 동료,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 주중에는 100개 이상의 논문을 읽는다. 그는 읽는 논문에 대해서 자세하게 코멘트를 남긴다. 생각 주간 마지막 날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수백 명에게 메일을 보내고 경영진을 위한 생각 주간 요약본을 쓴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빌은 회의를 열어 관련 내용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실천 방안을 생각한다. 


빌의 생각 주간은 쉬거나 휴식하는 시간이 아니다. 치열하게 미래를 대비하는 시간이다. 심지어 어떤 날은 18시간 동안 글을 읽은 경우도 있을 정도이니 빌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 기간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빌의 생각 주간을 통해 우리가 배울 점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라. 빌이 두 달 전부터 생각 주간을 준비한다. 생각해볼 문제와 봐야 할 자료들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둘째, 치열하게 생각하라. 미래를 예상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치열하게 생각해서 치밀하게 만들어진 계획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미래는 시간이 흘러가며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셋째, 결과물을 정리하고 공유하라. 보통 책을 읽으면 읽고 느끼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 느낌과 기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빌은 책이나 논문을 읽을 때는 여백에 꼭 메모를 하고 다 읽고 나면 그 내용을 모아 정리한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히 독서를 하는 것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성가시다. 하지만 이를 통해 결과물이 생겨나고 공유를 할 수 있다. 공유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그 힘은 더 커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과물은 꼭 실천해야 한다. 앞에 사례에서 설명한 생각 주간을 통해 빌은 윈도우 95부터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하면서 넷스케이프와 전쟁을 선포한다. 결국 빌은 이 전쟁에서 승리를 하고 넷스케이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만약 빌이 인터넷 시장을 인지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끝났다면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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