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0)
“최근에 우리가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어요.”
“오늘은 친구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고,
의사소통은 안 되지만 옆에 앉아 있으며 놀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라고요.”
어린이집 선생님은 요즘 부쩍 우리 아기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많이 주신다.
와이프도 역시 마찬가지다.
“오빠! 우리가 친구들하고 더 놀고 싶다고 얘기했어.
친구들과 낮잠 자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어.”
‘좋아지고 있다.’
너무 기분 좋은 말이다.
당연히 우리 아기가 오늘보다 내일 더 좋아졌으면 좋겠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정말 좋겠다.
“별문제 없어."
“좋아질 거야.”
요즘 우리 아기의 상태를 주위 사람들에게 공유하면,
그 얘기를 듣는 분들의 입에서 거의 빠짐없이 듣게 되는 말들이다.
분병한 사실을 전하기보다는 위로가 섞인 말일 테고,
진심에서 나온 바람일 수도 있지만,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말이기도 할 것이다.
한 달 남짓 우리 아기의 자폐 스펙트럼을 받아들이며
나 역시 수도없이 되뇌었던 말이기도 하다.
“우리 아기는 분명히 좋아질 거야.”
하지만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은,
이 말은 내가 현재 적절한 태도로 받아들이기엔 조금 맞지 않다는 것이다.
희망은 좋지만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게 만들고,
기대는 가치 있지만 실망을 더욱 부풀린다.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하는 나는,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 맨 채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하는 나에게는,
“좋아질 거야.”라는 말이 그런말인 것만 같다.
너무 먹고 싶지만 그러기엔 몸에 좋지 않은
초코크림 듬뿍 바른 예쁜 케이크 같은 말이다.
그래서 한 달의 고민 끝에
내가 정한 마음 깊이 기본으로 새기고 가야 할 문장이 있다.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행복하게 살 거야.”
어떤 모습이어도,
상황일지라도,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할 난감함과 당황,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이 찾아와도,
나는 우리 가족과 행복해야지.
숨을 길게 쉬고
다시 한번 적어놔야겠다.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도
행복하게 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