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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eralist choi Apr 17. 2023

직장 내 괴롭힘 #3

수많은 괴롭힘

회사는 입사년도와 경력 때문에 가해자를 TL(팀리더)의 자리로 세웠다. VP와 CBO 또한 가해자가 리더의 자질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세웠다고 따로 언급해 주었다. 그 이후로 나는 그에게 더욱 합리적인 척 교묘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되었다. 회사는 1:1 미팅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요즘 회사는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어서 그런지 여기도 팀원과 팀장, 팀원과 VP, 팀장과 VP 등 많은 1:1 미팅제도가 있었다. 그중 매 달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팀원-팀장 1:1 미팅이 있었다.


다른 팀리더들은 캘린더에 각 팀원들의 1:1 미팅일정을 잡아두고, 정기적으로 1:1 미팅을 진행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늘 바쁘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그렇게 하는 게 의미가 있냐며 바꿀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1:1 미팅은 항상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다.


(당일 점심 먹고 난 후) "안 바쁘죠? 커피나 잠깐 할까요?"

(당일 오전) "잠깐 커피나 하면서 얘기나할까요?"


1:1 미팅은 가볍게 커피나 한 잔 하는 자리일 수도 있지만 업무에 대한 생각, 방향, 판단등을 싱크업하고 직장생활의 어려운 점이나 캐주얼한 것들도 나눌 수 있는 효율적인 자리였지만 늘 일방적으로 나의 시간은 없고, 그의 말을 듣는 미팅이었다. 그는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1:1 미팅 때마다 나를 거침없이 갈궜다.




#1 업무량 지적

가해자 : "ㅇㅇ님 캘린더를 쭉 살펴보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현저히 업무량이 작은 것 같네요." 앞으로는 모든 일정은 다 캘린더에 기입해 주세요. 그리고 매주 나한테 어디 가는지 싹 다 보고하세요.

팩트 :

1) 가해자의 캘린더는 텅텅 비어있었다. (혹여나 문제가 될까 봐 올리지 않았다.)

2) 캘린더도 빡빡했지만, 캘린더에 추가되어있지 않다고 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자는 시간이 유일한 쉬는 시간이었다.


[평균 근무시 미팅, 업무 스케줄]
[평균 근무시 미팅, 업무 스케줄]


#2 폭력적인 언어

매주 월요일 아침, 팀 미팅(VP를 포함한 BD팀, 연관팀 참여)이 있었다. 항상 온라인으로 진행했지만 가해자가 TL이 되고부터 오프라인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럼에도 본인은 정작 지각을 하거나, 늦거나, 다른 미팅들이 있다고 밖에서 이어폰을 꽂고 들어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1:1 미팅에서는 나에게 이런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가해자 : (실제 녹음본)"매주 월요일 위클리미팅 때 다리몽둥이가 부러져도 나오세요. 왜 안 나오는 거야?"

팩트 : 딱 하루, 오전에 인천에 급한 거래처 미팅이 있어서 '사전에 팀메신저에 공유'한 후 참석하지 못했다.



#3 근거 없는 갈굼

어이없는 경우도 있었다. Google sheet로 관리하는 Funnel Sheet에 거래처별 “owner” 필터가 있었는데, 다른 분이 본인 거래처 관리를 위해 owner에 본인 이름을 필터링해서 작업하다 필터링을 풀지 않고 sheet를 종료했다. 마침 또 가해자는 그 시트를 이후에 들여보았는지, owner에는 내 이름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또 커피 한 잔 하자며 카페테리아로 불러내었다.


가해자 : ㅇㅇ님, Funnel Sheet 보여요? A님은 이렇게 거래처도 많고 관리하는 게 많은데 뭐 하세요? 보여요 여기? ㅇㅇ님 이름은 하나도 없고, 뭐 하고 돌아다니는지도 모르겠고, 일을 하는데 퍼포먼스가 안 나오는 거 같은데요?

나 : 그럴 리가 없는데요. 저는 매주 Funnel Review때 그 자리에서 업데이트하고 매주 관리를 하는데요..?;;

가해자 : 그럼 왜 하나도 안 보여요? (본인 태블릿을 돌려서 나에게 보여줬다.)

나 : owner 열에 필터가 걸려있네요;;…..

가해자 : 그건 그렇고 어쩌고저쩌고….


엑셀 시트 필터링 하나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갈굴 생각으로 가득 차서 불러내서 이런 얘기를 하다니.. 시간도 아깝고, 그의 무능력함에 점 점 더 일할 맛이 떨어졌다.

 

 왜 날 그렇게 싫어했을까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어이없지만 그렇게 나를 짓밟아야 본인이 설 자리가 있었을 것 같다. 본인의 실력은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평가받는데 매출은 나보다 한참 적었다. 들어온 시기도 나보다 먼저였고, 더 나은 조건으로 들어온 그가 나보다 매출을 덜 내고 그럴싸한 계약들을 계속해서 못 만들어내고 있었다. 가해자의 이전직장 동료를 어쩌다 알게 되어 내막을 들어보니 거기서도 같은 방법으로 누군가를 짓밟고 끌어내리고, 뒤에 숨어서 밥그릇을 챙기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수많은 괴롭힘들이 있었다. 가스라이팅, 이메일 cc 빼기, 중간 이간질, 윗선에 잘못된 보고, 공 가로채기, 미팅에서 몰래 빼기 등 많은 일들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해 왔다.  


처음에는 잘 이겨내 보려 노력하고, 멘탈을 챙기기 위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컨트롤했지만 마음과 정신은 상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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