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不惑)의 마흔이라 하나, 21세기의 마흔은 아직 한창 유혹에 흔들리며 세파에 시달리는 가장 바쁜 나이라 본다. '100세 시대'의 마흔은 채 반도 살지 않은 젊은이가 아닐까. 그래도 방황의 서른 즈음을 지나 어느 정도 생의 다양한 경험은 쌓였고, 나름의 신념도 확고해지는 마흔일 것이다. 이런 마흔 즈음에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감정적인 문제일 것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서로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다른 행동과 사고로 느끼는 감정 차이로 갈등이 발생한다. 나와 같지 않은 상대의 감정으로 힘들어 하지만, 세상은 또 감정 이입을 중시하며 감정을 교류하라고 하며 공감을 중시한다. 그러나 딱히 내 복잡한 감정부터 표현하기가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러니 우선 내 감정을 잘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으로 내 태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로 결정되는 행동과 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미국 심라학의 아버지인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다.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태도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 보고 이로 태도가 달라질 수 있으면 삶을 바꿀 수 있다.
과연 매 순간마다 솟구치는 감정이 올바른 것인지 혹은 너무 과장되었거나 너무 억눌려져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너무 신경 쓰지도 말자. 다양한 개개인만큼이나 다양한 상대의 감정을 다 돌보느라 진을 빼지 말자는 것이다. 음악 신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도 말했다. "나는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나는 다만 나의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작가의 <마흔살 위로사전>에서 소개하는 100가지 단어마다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보면 다양한 삶의 편력이 보인다. 그때마다 작가 나름의 감정으로 풀어놓은 언어가 다채롭다. 각 감정들을 문학 작품과 연계시키기도 하고, 일상의 경우와 접목시킨다.
당신의 하루를 어루만지는 백 개의 단어 공감과 위로가 어우러진 한장한장의 내 마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작가가 말하듯 자신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명명하는 것으로도 편안해지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들이 삶을 더욱 힘들게 함을 알고 있다. 물론 그 감정들로 다시 힘을 내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니 제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다스리는 것이 중요함을 새삼 깨닫는다.
<가득하다>부터 <힘차다>까지 작가가 정리한 감정 사전을 따라가다보면 "맞아 나도 이랬는데, 그때 기분을 이렇게 부를 수 있구나."하며 공감하게 된다. 따뜻한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도 하고, 피식 웃게도 하며 같이 그 감정단어에 젖게 하는 작가의 묘한 매력에 빠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