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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담 Jan 15. 2024

위기가 드러내는 진실

당연하다는 진리

  삶에 폭풍이 몰아칠 때가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휘몰아쳐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그럴 때가 꼭 있다. 아니, 언젠가라는 예상은 했을지언정 그저 하루하루 살다보니,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보지 못하다 '문득' 혹은 '갑자기'라 느끼며  태풍을 맞닥뜨렸을 수도 있다. 대비라고 했으나 부실한 바람막이에 불과하여 막상 온전히 태풍을 맞고 보면 주위가 깡그리 휩쓸려 남은 게 없을 때 그제야 드러나는 진실이 있다.


 준비 유무를 떠나 결국은 시련을 이겨내야 한 단계 더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 기대만큼 나의 조력자가 척척 나타나지 않는다. 그간 나에게 호감을 보였던 이라도, 나의 능력을 한껏 높이 평가했던 이라도 태풍 속에선 각자도생의 한 다리 건넌 타인일 뿐이다.


 결국 나 혼자 감내해내며 흔들릴지언정 바로서야 이 시국을 이기고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태풍이 할킨 자국을 보듬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고개 들어 다가오는 위험을 대비하지 못한 대가는 혹독히 치러야한다. 자신의 주머니 속 온 재산이며 시간을 다 내어 도와주는 아름다운 일은 그저 드라마 속 세상일 뿐이었다. 그간 동료라고 가족이라고 묶인 이들이 온전히 내 편이 되어 다 이해해주고, 온 힘으료 나를 폭풍에서 건져 주지는 않는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진리는 시대를 걸쳐 변함이 없다. 물론 세상 일에 예외가 어찌 없을까. 모든 걸 내려놓고 빈 속으로 내민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는 이도 당연히 있다. 너나 따지지 않고 일단 돕고 보는 이도 있고, 의로운 일에 온 재산과 노력 혹은 생명까지 바치는 이 또한 있다.  이런 낭중지추 같은 이들이 군계일학 마냥 귀할 뿐이다. 이런 귀인을 기대하고 그저 그루터기 앉아 기다릴 수 없음이 삶의 진리이다.  이 또한 스스로 노력하는 와중에 올 수 있는 행운일 것이다.


내 맘 같지 않은 타인의 마음은 그의 맘이다. 이를 나와 같지 않다 하여 그를 탓하는 건 나의 잣대일 뿐이다. 내가 만든 기대가 나에게 실망을 준 것이다. 그간 내가 해 준게 있으니 이제 내가 어려울 때 도와주리란 당연은 없다. 해 주고 바라는 마음 역시 이기적인 나의 마음이다. 의도가 선한 베품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베품을 보험처럼  미래 대비 상품처럼 바라는 것은 선하지 않다. 그저 나의 계산적 욕망일 뿐이다. 주먹을 쥐면 쥘수록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허망한 것이 욕망이며, 결국 내손에 남은 것은 부스러기 먼지일 뿐이다.


 위기 상황이 닥쳐봐야 상대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상대의 태도로 진정한 내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단,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의 반응과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본인의 마음가짐부터 돌아보고 현 상태를 직시하며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 주위의 조력이 있다면 행운인 것이고, 아니어도 스스로 이겨낸다는 각오가 있으면 된다.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도와주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나의 욕심이다. 선듯 나서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혹은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나에게 혹독한 삶의 당연한 진리를 되새기는 의미로 써본다-


#새해다짐 #위기대처 #삶의진실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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