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상처받은 이들에게 온기를 <녹색광선>강석희

by 다담

겉으로는 알 수 없는 개개인의 상처들.

그럼에도 겉만 보고 판단하려는 어리석음.

그리하여 더더욱 혼자 아파하고 문드러지는 상처.

그러나 혼자서는 나을 수 없는 상처들이 많다.

차가운 상처이나 따스한 온기만으로도 점점 데워져 낫기도 한다.

무너지는 이들에게 필요한 말없는 위로와 적절한 거리, 서로의 삶에 따뜻한 체온을 건네는 녹색광선으로 치유되는 상처들.그렇게 다시 살아가는 이들.


작가 강석희의 <녹색광선>은 그런 이야기이다.



섭식장애를 지닌 채 씹뱉 먹토를 반복하며 누구라도 다가오기를 거부하는 조카 고교생 연주.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 거짓의 화려한 온라인 삶으로 포장하는 이모 윤재.

두 사람은 그렇게 이모 조카만큼의 가깝고도 먼 사이로, 때로는 서로의 상처에 무심하기도 때로는 관여하기도 하며 거리를 좁히며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해 간다.


문을 닫은 연주에게 다정하면서도 명랑하게 계속 문을 두드리며 다가오는 생활 트래핑 친구들로 조금씩 닫힌 문이 삐그덕 열리고, 이모 연재 역시 평생 자신을 위해 희생한 할머니의 반대에도 결국 독립을 하고, 사랑하는 이를 만나고 사별하기도 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장애인 거리 투쟁에 나선다. 그렇게 한 집에 살아가며 두 사람은 닮은 듯 세상에 조금씩 발을 담근다.

그렇게 서로의 온기가 전하며 힘이 되어 준다.

연주가 찾았던 그 반려돌 '묵묵'처럼, 돌고 돌아가며 체온을 나누는 행위는 결국 상처받은 이들을 웃게 하고 보통의 삶을 살게 한다.



눈물은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내 이야기를 자꾸 하고 싶어졌다. 나에 대하여, 나의 지금에 대하여. 정말 굳이 꼭 말을 해야 한다면 그 상대는 이모가 맞을 것이었다. 나는 그걸 알았고, 어떤 말들이 입술 안에서 갇힌 채 아우성쳤다. -p69


이모의 거짓말들은 이모의 욕망들이었다. 아름답지만 쉽게 부서지는 거짓의 세계. 이모는 그걸 가질 수 없다. 계속 그럴 것이다. -p71


완벽, 집착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받이들이는 것. 머리로는 이해거 되었지만, 지금껏 나를 움직여온 동력관 이별하는 일이 가능할까.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나는 어떤 나일까. 그걸 나라고 할 수 있을까.-p136


내가 지키지 못한 것들이꿈에 나왔어

점말 끔찍한 게 뭔지 알아?

처음이 아니야, 이런 꿈을 자주 꿔.


네가 사랑했던 것들이 찾아왔구나. -p138





나의 체온으로 데워진,

너의 체온으로 데워진

그런 반려돌 '묵묵'을 건네주고 건네받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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