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위대한 철학의 공건이며, 여행은 공부다>라고 믿고 있는 나는 평생 여행가이길 꿈꾼다. 여행도 여러 질이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인문여행이자 지식탐험이길 원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을 지녔다 자부했다던 연암 박지원에게 세상은 그 자체로 도서관이었다. 가는 곳이, 만나는 이가, 보는 것들이 다 나를 성장시키는 책과 같다는 것이다.
평생 한 과목 교과서에 한정되어 수업이란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누적되는 시간 속에 나름 호평들로 스스로 잘난 줄 알았나보다. 물론 그런 자부심조차 없었다면 당당히 아이들 인생에 관여하며 지도할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걷고 있는 길 이외의 삶에는 너무나 무지하고 무심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니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조차 사실은 얼마나 얄팍한 앎음에 불과한 것인지 알고는 부끄럽고 두렵기까지 했다. 그때부터 나의 여행은 시작이었다. 더 알고 싶고, 더 느끼고 싶고, 더 키우고 싶은 열의가 움직이게 했다.
아름다움이 '알다'의 명사형 '앎'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처럼 나의 열의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고 보고자 하는 '심미안을 키우자'는 삶의 모토와도 닿아 있었다. 이렇게 결심하고 보니 세상엔 내가 모르는 것 천지였다. 배워야 할 것들이 넘치고 넘쳤다. 또한 세상에는 대단한 이들이 차고 넘쳐 그저 경외의 맘으로 그들이 남긴 족적을 밟아가는 것으로도 희열이 느껴졌다. 지금껏 모르고 있었던 것들이 부끄러웠고 알수록 더 부끄러웠다.
미술관이며 문학관, 음악회 등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바로 가슴에 새기는 감흥은 오래간다. 여의치 않을 시는 온라인으로도 수많은 배움의 기회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다. 이런 직 간접의 여행으로 나를 찾아가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걸 잘 알게되니 남들이 한다 하여 쉽게 동요되지 않고 다른 이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좋으니까. 내가 만족하니까.
원래 내 성정상 남 시선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이긴 하나, 배울수록 더 확고해졌다.
감상 위주의 여행은 혼자서 한다. 옆 사람 신경쓰지 않고 온전히 몰입하기에는 혼자가 편하다. 오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여유도 알게 되었다. 물론
뜻이 맞는 이가 함께하는 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땐 목적지가 어디이든 내몫은 그 지역 출신 문학인이든 예술인의 자취 탐방을 코스에 넣는 것이다. 그곳이 생가이든 기념관이든 하다못해 거리라도 상관없다. 문학관이나 미술관이 형성돼 있으면 금상첨화이고..그러면 가는 내내 우리는 그에 대한 서로의 앎을 소통하고 검색하기도 하며 깊이를 키운다. 이는 시인이고자 소설가이고자 하는 동행의 창작 씨앗이 돼 주기도 한다.
사실 나는 여행 계획에 있어서 먹거리는 별로 비중을 두지 않는 편이라 항상 여행 동행자들에게 일임한다.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에 치중하여 계획을 짜고 동선을 미리 파악할 뿐 무얼 먹어 끼니를 해결하는건 중요치 않았다.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소식하는 편이라 많이 먹질 못하고. 미식하고는 거리가 먼 나의 식감도 문제였다. 그러나 자역풍토는 결국 먹거리에서 정점을 찍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여행으로 알게 되었다. 선조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었다. 물론 여전히 끼니에 비싼 돈과 시간을 지불하는 것은 여전히 나와 맞지 않으나, 이는 함께 여행을 하며 양보한 것이기도 하다.
올해 특히 위로라는 이름으로 더욱 여행을 다녔다. 이로 나를 더욱 알게 된 것은 물론 삶의 생기도 찾을 수 있었다. 나의 의지가 향하는 방향을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고 삶에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고자 한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지혜른 계속 키워갈 것이며 그렇게 살고자 하는 나역시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것이다.
잘 살고자 하는 나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자유케 한다는 말처럼 나의 아름다움을 향한 앎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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