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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담 May 19. 2023

[강연후기]인문학 마스터 클래스-천종호 편


2023 (재)부산문화회관 명사초청 아카데미-인문학 마스터 클래스 첫날이다.

넷플릿스 인기드라마 <소년심판>의 모티브가 된 호통판사 소년범의 대부라는 별칭을 가진 천종호 판사님이 첫 명사로 초빙되었다.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인문학의 성격답게 사회 정의에 대해 질문하게 하는 이번 강연은 출발로 적절했다.


본 강연 전, 피아노(김란) 반주에 부산출신 성악가 박소영 소프라노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인간의 목소리만으로도 훌륭하고 아름다운 악기임을 다시 느꼈다.


호통판사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는 자그마한 몸집에 수줍은 미소를 지으시는 분이셨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시작된 강연.

흔히 현 사회의 잘못된 현상을 바로잡는 시정적 의미로만 정의를 생각하기 쉬우나, 정의의 출발은 정당한 사회적 가치로의 몫을 나누어 주고(분배) 누리게 하며(향유) 잘못되었을 경우(시정)하고 조정하는(재분배) 것까지 포함하는 것임을 특히 재분배에 초점을 두고 강조하셨다.

늘어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분석은 현장에서 지켜보신 생생한 증언들과 함께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었었으나 결코 단순한 현상이 아님을 다시 깨달았다. 공정을 가장한 채, 능력주의 경쟁을 종용하는 이 사회에서 출발점부터 낙오된 비주류의 청소년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는 이들을 학교밖으로 내몰았는지도 모른다. 폭력적인 가정과 주류 또래, 사회제도가 거부하는 이들은 그들끼리 응집하게 하고 범죄에 연류되기 쉬웠으리라.

결국 이들에 대한 정의는 처벌하는 시정적 정의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소넌범들의 환경 개선과 교정시설의 확대 및 지속적 관리의 배분적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

사회를 놀라게 한 청소년 비행의 증가와 연령의 하향화로 촉법소년의 증가에 소년법 폐지가 답이 아님을 차근차근 집어 주셨다.

소년범의 70%가 저소득층, 47%가 결손가정이라는 통계는 참 슬픈 현상이다. 늘어가는 생계형 비행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단순 잣대로 소년범을 우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사님은 때론 "가해자가 그렇게 좋아요?"라는 다소 황당한 반문을 받기도 한단다.

범죄자 1명이 생기면 그에 따라 적어도 5명의 인력과 부처가 뒤따른다-경찰청, 검찰청, 법원, 변호사와 검사, 보호관찰소-너무나 맞는 말이다.


 무엇보다 처벌보다 예방과 재비행의 방지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손상된 애착을 회복할 수 있는 가정의 정상화와 대안가정, 위탁가정의 확대를 구체적 사례로 보여줄 때는 뭉클함이 있었다.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그저 무섭다고 회피하거나 무관심으로 대응하게 되면 결국은 그 부피가 커져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다.


 담담하게 강의를 이끌어가셨지만, 걸코 가볍게 들을 수 없는 강의였다. 강연 후 질의 응답 시간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7전8기한 인생 얘기도 풀어주시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정프로그램-만사소년FC축구단, 통통캠프, 사법형 그룹홈 대안가정 및 2인3각 도보여행-을 소개해 주셨다. 이런 이들의 노고가 사회를 정화하고 있음에 진심 존경을 전하고 싶었다. 진심 기회를 만들어 동참하고 싶었다.


마지막 띄워주신 문구는 깊이 새겨야겠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입니다.

비행청소년도 우리 사회의 청소년입니다]


#인문학강연 #천종호판사 #사회적정의 #청소년범죄 #강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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