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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Y May 04. 2020

내 인생은 지금 봄일까 여름일까

20대가 내인생의 여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이 여름같다


출산후 모든것이 달라졌다.


시은이가 태어난지 62  되는 날이다.

나에게는 참 길게 느껴지는 두 달이면서 그렇게 밖에 안됐나..짧게 느껴지기도 하다


수능을 준비하던 고3때도, 며칠씩 밤세워 일했던 그때도 길게 느껴졌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의 하루하루가 무척 길고 그러면서도 짧다..

두 달이 넘는 동안 외출은 10번도 채 못한 것 같다.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장보는 것, 오빠가 반 강제로 데려간 서울랜드 외출..

그렇게 집에서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의 짧은 외출만 하고 보내고 있다.


지금이 여름이다


나는 열심히 치열하게 일하고 살던 그때...

그때가  인생의 여름인  알았다.

요즘에 드는 생각은 그때가  인생에 봄이었던  같다.

만개했던 꽃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임신하면서

그 꽃이 떨어지고 양육을 하는 지금이 바로'여름'인 것이다.


꽃도 없고, 무더운 뙤약볕을 묵묵히 견뎌야 하는시간,

장대같은 장마비를 그저 맞고 서있어야 하는 시간...

 시간을 보내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면 

어느새 열매가 맺히고  열매가 익어가겠지...

그렇게 아이가 자라고 나면 

그때가 되야 나의 여름은 끝이 나겠지...



나의 봄은 돌아올까?

                                                   


이제 엄마가 된지 62일된 나는 

매일매일 나의 봄을 그리워한다..

무엇이든    있을  같았던 그때,

그리고 무엇이든  했던 그때..

그리고 뭐라도   같은 자존감이 넘치던 그때...

 봄이 그립다.


나는 아직도 시은이와 둘만 남는 시간이 무섭고,

답을 모르겠는 아이의 울음이 무섭다.

아이가 잠에서 깨는것이 무섭고,

나의 어떤 실수로 치명적인 일이 생길까봐 무섭다.

그리고 매일 도망치고 싶다...

여전이 매일 수시로...커피가 마시고 싶다.


이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밖은 봄이 왔다.

 어색한 수유티와 떡진 머리 대신 ,

예쁜 봄옷에 또각거리는 구두신고 나가고 싶다..


2016. 4


#자아엄마

#초보엄마  

#출산 

#신생아 

#산후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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