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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Y May 20. 2020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은 기내식!!

그 시절의 나를 후회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과한다...

아이가 태어나기전

도~~~저히 이해 못했던 부모들이 있었다.

그 중 꼽으라면

너무 어린 아이와 비행기에 오르는 부모들이었다.


Baby = 민폐?!


 여행이든 출장이든 설레이며 비행기를 탔을 때 아기가 보였다...하면

이번 비행은 망했구나...생각했다.

아기의 울음 소리는 나를 금방 예민하게 만들었고

금새 달래지 못하는 부모를 꼭 한 두번은 째려봤다.

도대체!! 왜!! 저 어린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에 탄거야!!!!

내가 왜~~ 이 설레이는 비행을 망쳐야 하는거야~~

실제 말로 뱉을 수는 없는 생각을 목과 눈 밑에 꾹누르고

눈 감고, 팔짱을 끼고, 헤드폰도 끼며

나의 불편한 심기를  온 몸과 표정과 가끔의 째림으로

분명히 느끼게 보여주어야 좀 해소가 되는 것 같았다.


그 부모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도 엄마가 되고 보니

주변에 원치 않지만 꼭 비행기를 타야해서

걱정인 엄마들을 만나게 되었다.

또 아이를 키워보니....

아무리 달래도 그치지 않는 아이의 울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와서야,

달래지지 않는 아이를 안고, 업고 한정된 비행기 안을 서성였을

그 엄마에게 너무 미안해졌다.

그렇게 애를 써도 울음이 그치지 않을 때의 그 걱정과 당황스러움..

그 와중에 나처럼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눈총...

그 수많은 눈총을 견디며, 아이를 달래며

얼마나 난처하고 곤욕스러웠을까...

노심초사로 비행 내내 편하게 물이나 한잔 마셨을라나...


그때는 그 엄마의 입장에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 너무 미안해졌다.


나 또한 막상 아이를 키우며 팔자에 없는 집순이가 되고 나니

그렇게...여행이 고플 수가 없게 되었다.

실제로 주변에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가족을 보면

이제는 부럽고, 또 부러운 엄마가 되었다.


내가 죗값을 치르나 보다..


그런데 그 동안 그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수 없이 째려본 죗 값을 내가 치르나 보다...싶다.


나는 신혼여행 이후로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못하고 있다.

일단... 진심으로 여행을 싫어하는 남편을 만났다.

신혼여행가서도 3일 만에 심각한 물갈이로

몸져 누우셨을 정도다.

온 몸이 해외여행을 싫어하는 체질이랄까~

(그런 사람이 그리스를 가 줫다니... 날 정말 사랑했나보다ㅎㅎ)

비행기에서 수 없이 째림을 날렸던 내가!

여행 싫어하는 남편도 챙기고

비행기에서 날아올 째림도 견디며

가이드 역할까지 해야하는 극한의 해외여행을 갈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이 만료 되어 간다는 문자를 받고도

여권을 갱신하지 않았다.


이노무 코로나~~~!!


그러다!! 빼도 박도 못하는 기회가 생겼다!

올 연초 남편이 10년 근속 포상으로

휴가와 여행비 일부를 지원받게 된 것이다.

예전부터 10년 근속때는 가겠다고

미루듯이 약속했던 남편!!

드디어 포상이 나왔단다~

1년 안에 가면 되니까 둘째 두 돌 지나면 가보자고~

한 번 계획해 보라고~

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하.....ㅠㅠ

코로나가 이렇게 까지 질기게 오래 갈 줄이야...

그리고 얼마 전 남편이 개운한 톤으로 말했다.

'해외는 안될 것 같아~^^'


 하.......

정말 나는 이번 생에

더는 해외여행을 못 갈 죗값을 치르나 부다... 싶다.


이제 우리 딸도 비행기가 타보고 싶다는데...

둘째도 뽀로로만 있으면 견딜 수 있는데...

회사에서 돈도 주고 휴가도 준다는데....

또~~~ 못간다.....




반성문.. 이제 나 좀 그만 용서 해 주소서...


지난 날 내가 째려보며 눈치주었던

모든 엄마에게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진짜 몰랐다고...

걍 남사정 헤아리지 못하는

속좁은 까도녀였었다고...

이제 그 죗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으니

마음껏 고소해 해도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제 나 좀 그만 용서해 주소서...

그 한이 풀려야

나도 해외 한 번 다녀올 수있을 것 만 같다 .



요즘 내가 제일 먹고 싶은 건....기내식이다.


얼마전

*다방에서 꼭 기내식 같이 포장된 사이드 메뉴를 보고

쇼케이스 통채로 살 뻔했다...

기내에서 승무원 안내로 음식을 고르듯

집에 가져와 3단 기저귀 정리대에 차곡차곡 올려놓고

골라서 꺼내먹고 싶었다.

인천공항의 냄새도 그립고

지하층에 *도날드 햄버거도 그립다.

그리고 친절한 승무원 바리스타님이

앉은 자리까지 가져와 주시는

그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다...


P.S

글을 올리며, 소재에 있어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하지만 제가 뭐 대단한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고,

크게 사회적인 파급력이 있는 작가는 아니니까요^^

제 마음을 글로 적어내는 공간이라 여겨

개인적인 일상의 생각을 글로 적은 것이니

재미있게 읽고 넘겨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아엄마

#욕망엄마

#해외여행

#아이와 여행

#코로나

#여권만료

#기내식

#제발 용서해 주세요

#뽀로로와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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