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도시의 별빛

세월의 흔적이 모두 모이는 시간

by 최선생님

설날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설날을 다들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집은 이번에 다들 힘드셔서 귀경하지 않고 집에서 푹 쉬었습니다. 저 또한 일요일 퇴근하고부터 친구들끼리 후회 없이 놀며 머리를 식혔고요.


명절이 끝나기 전에 저는 사진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군대에 입대하면서부터 사진을 인화해서 보관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전역한지도 오래되었고 평소에 사진도 많이 찍다 보니 오랜만에 취합하여 가지고 있으려고요. 전역하고부터 현재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으니, 정말 많은 장수가 나올 거 같습니다.


인화하려는 사진을 선정하기 전에 우선 이제까지 찍었던 사진들을 한 번씩 훑어봅니다. 닭다리 하나에도 기쁨이 담겨있고 술 한 잔에도 행복이 담겨있는 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장소와 모습이 주된 것도 있지만 사랑했고, 존경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녹아있는 것도 있습니다. 지금도 연락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때 그 시간, 장소, 환경 등 모든 게 정지되어버린 누군가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담겨있는 사진도 있습니다. 재미와 감동을 주지만 아픔을 주는 사진들도 어디에 숨었었는지, 이제서야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으로는 집에 보관할 것과 사무실에 둘 것을 나누어 분류를 해봅니다. 전자는 저만 볼 요량으로 꽁꽁 숨겨두어서 몇 년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할 때만 존재했음을 알 수 있는 그런 사진들로 둘 것입니다. 이것들은 평생 제 맘속의 꼬리표가 되어 가장 깊은 곳 어딘가에 머물 기억들이자 추억이고 아픔이 될 것입니다. 항상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들만 사진으로 인화해야 하는 법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의미가 깊거나 바래버린 그런 사진들이 들어갈 것입니다.


사무실에 둘 것은 일을 하며 지치고 힘든 순간마다 한 번씩 꺼내어볼 수 있고, 맥주 한잔하면서 친구들에게도 제 자랑이자 자존심이라고 부를 것들만 두고 싶습니다. 삶의 귀감이 되는 분들, 앞으로 그 순간이 다시 올 수 없을만한 추억이 되는 모든 것들, 그 순간들은 사무실 컴퓨터 바로 옆에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힘든 인생이고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쉬면 안 되는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끝도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지치고 힘들 때는 모든 걸 놓아버릴까 하는 심정 또한 존재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고난과 역경 속에서 필자를 이끌어준 사람들이 너무나 많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부족하고 어떡해야 할지 모르는데, 본고를 대신하여 등불이 되어준 감사한 분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저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한없이 응원을 보내고 믿어주는 모든 이를 위해 사진을 정리한다는 변명으로 추억을 되새기고 힘을 얻어 가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조금만 더 기억 속을 누벼보고 싶습니다.


내일은 저희 창업팀에 새로운 사람이 오게 됩니다. 브리핑할 사업내용을 정리하고 임금에 대한 내용을 훑어보고 있습니다. 항상 막내로서 뒷바라지하고 보탬이 되었지만 이제는 선두에 서서,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걱정이 참 많지만 어떻게든 되겠지요. 이제껏 잘해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구두점을 찍겠습니다. 앞으로 며칠은 웃으면서 하루를 마감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행복을 찾는 길이 열리길 기도하면서 독자분들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안녕하길 바랍니다.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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