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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먹구름 때문에 꽤 어두워진 낮 하늘

태양도 겨우 고개를 빼꼼 내밀 정도로...

by 친절한효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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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었다. 한 여름이었다. 진한 먹구름들이 강하게 형성되었다. 시간은 늦은 오후쯤이다. 대전은 분지여서 한 여름철에 강한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초등학교 시절이다.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운동장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력한 번개가 번쩍이더니 곧바로 콰쾅! 소리와 함께 벼락 소리가 들렸다. 번쩍인 직후에 소리가 들렸으니 아마 학교 운동장 바로 위에서 천둥 번개가 친 것 같았다. 곧바로 엄청나게 굵은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 진짜 엄청났다. 순식간에 밤이 되기 직전이었고 이제는 거센 바람까지 합세해서 이 상태로는 집에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옆으로 오는 걸 목격한 적이 있는가? 난 이때 처음 봤다. 그리고 비가 커튼처럼 내렸다. 마치 바람결을 그대로 타면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이런 어린 날의 기억 때문에 이번 먹구름 표현에는 다소 과장법이 적용되었다. 실제로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한 소나기가 떨어졌다. 해가 먹구름에 완전히 잠식되기 직전에 찍은 사진을 모델로 그려봤는데 다소 그때 당시의 하늘의 모습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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