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운영은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급하게 먹은 음식은 쉽게 체하는 법

by 친절한효자손

방망이 깎던 노인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배웠던 「방망이 깎던 노인」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아마 제목만 들어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어떤 남편 되는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방망이를 깎고 있던 노인을 만나 수제 방망이 하나를 주문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서울은 유동 인구가 매우 많고 하루하루 시간이 늘 빠듯합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 겹치기라도 하면 지하철과 버스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합니다. 조금만 늦어도 일정이 꼬이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훌쩍 늦어지기 마련이죠.


문제는 방망이를 깎는 노인의 태도였습니다. 주문을 받은 이후에도 노인은 전혀 서두르지 않습니다. 세월아 네월아 하듯 느긋하게 방망이를 깎을 뿐, 주문자의 초조한 마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방망이를 주문한 남편은 점점 마음이 급해집니다. 차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이걸 놓치면 집에 더 늦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편은 노인에게 말합니다. 대충 깎아도 괜찮으니 그냥 달라고, 차 시간이 다가와서 그렇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노인은 요지부동입니다. 아무 대답도 없이 묵묵히 방망이를 깎는 데만 집중합니다. 재촉해도, 사정을 이야기해도 태도는 한결같습니다. 그러다 결국 노인이 한마디를 던집니다.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그 말을 들은 남편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집니다.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방망이가 완성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예정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게 집에 돌아오게 되고, 아내에게 방망이를 건네게 됩니다. 그런데 방망이를 본 아내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이 방망이는 정말 잘 만들어졌다며,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도 좋고 균형도 훌륭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마치 사람 손에 맞춰 만든 것처럼 완성도가 높고 쓰임새도 좋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인체공학적인 방망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제야 남편은 깨닫게 됩니다. 왜 그 노인이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렸는지, 왜 재촉에도 흔들리지 않았는지를 말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제대로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사실을요. 그런데 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고요? 사실 이 이야기는 블로그 글쓰기와도 아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재촉은 금물


아무래도 이제 막 티스토리를 시작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댓글을 남겨주십니다. 그리고 질문 내용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통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글 노출이 안 됩니다.”


왜 안 되는 걸까 하는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질문을 남겨주신 분의 닉네임을 눌러 문제의 티스토리 페이지로 이동해 보면, 아니나 다를까 글이 몇 개 없습니다. 문서 번호도 아직 한 자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누가 봐도 이제 막 시작하신 티스토리 블로그입니다. 이런 경우 글 노출이 되지 않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답글로 이렇게 남겨드립니다. 이제 막 시작하셨기 때문에 아직 노출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죠.


하루에 생성되는 블로그 콘텐츠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습니다. 그중에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티스토리 블로그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검색 엔진은 이 수많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검색 엔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되어 온 티스토리 블로그가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신생 블로그보다는 어느 정도 관리 이력이 쌓인 블로그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새로 만든 티스토리 블로그가 무조건 더 잘 노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굳이 블로그를 오래 키울 이유가 없어질 것입니다. 특히 상업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티스토리를 계속 생성해서 몇 개 글만 올린 뒤 지우는 일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된다면 누가 봐도 티스토리 생태계는 금방 엉망이 되고 말겠죠. 실제로 한때 신생 티스토리가 다음에서 상위 노출이 비교적 잘 되던 시절이 잠깐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상업성 글들이 미친 듯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저 역시 직접 경험해 봤기 때문입니다. 아마 다음과 티스토리 팀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인지했을 것이고, 현재는 그와 같은 노출 구조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순수하게 운영되는 블로그보다는 개인적인 목적이나 상업적인 의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오랜 기간 관리된 티스토리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키는 현재의 방향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이제 막 새롭게 티스토리를 시작하셨거나, 한동안 운영을 쉬다가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신 분들께서는 당분간 검색 엔진 노출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방망이 깎던 노인 이야기처럼, 묵묵히 자신의 방망이를 깎는 데 집중하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생쌀을 아무리 재촉해도 밥이 되지 않는 것처럼, 블로그 역시 시간이 쌓여야 비로소 결과가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Internet_20260118_161536_1.jpeg 출처 : 픽사베이


네이버나 구글 같은 타 검색 플랫폼은 특히 더 심해


다음은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합니다. 아시다시피 티스토리는 다음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음 검색에서는 노출이 잘 되는 편입니다. 체감상으로도 확실히 차이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옆 동네 이야기는 다릅니다. 네이버나 구글에서는 검색 노출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빠르신 분들은 한 달 이내에 검색 노출이 되었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반대로 거의 노출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개인차가 꽤 큰 편입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한두 달 안팎으로 서서히 글이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글만 보이다가 점점 범위가 넓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전혀 달랐습니다. 체감상 거의 1년 정도가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검색 유입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유입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SEO 최적화니 뭐니 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블로그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용어입니다. 하지만 이 SEO 최적화라는 개념은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독립 사이트에는 어느 정도 해당되는 이야기이지, 티스토리처럼 이미 구조가 잡혀 있는 대형 서비스 플랫폼에는 사실상 크게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티스토리 자체가 기본적인 SEO 구조는 어느 정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굳이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나 구글 서치 콘솔에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문서 자체는 검색 엔진에 수집되고 노출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글이 노출되기 시작한 이후에야 이런 검색 등록 플랫폼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등록한 경우였습니다. 등록 이전에도 글은 분명히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검색 노출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소 느렸다는 점 정도였습니다. 어쩌면 검색 등록을 진행하는 이유는 노출이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노출되기를 바라는 목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 하나는, 다음 검색에 비해서 네이버와 구글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접근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이롭습니다.




느긋해지자. 방망이 깎던 노인처럼.


아시다시피 저는 블로그를 하나의 식당에 비유하곤 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막 식당을 오픈한 사장님이라고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개업 첫날 손님이 많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 벌써부터 울상입니다. 내 가게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걱정합니다. 인터넷에서 가게 이름을 검색해 봐도 관련 정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또다시 속상해합니다. 문제는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 달이 훌쩍 지난 이후에 이런 걱정을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런 고민에 빠지신다면 그것은 너무 이른 판단입니다. 물론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누구나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 하니까요. 하지만 블로그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느리게 흘러갑니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속도보다 훨씬 더디게 전진합니다. 지금은 음식 개발에 전념하셔야 할 시기입니다. 손님이 한 명이 오더라도 그 한 명이 음식 맛에 감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생정보통에 등장하는 대박 식당들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음식점들의 에피소드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된 식당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손님이 거의 없는 시절이 1년 이상 지속된 가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장님들은 포기하지 않고 맛을 계속 연구했을 겁니다. 메뉴를 다듬었고 결국에는 손님을 다시 불러들이는 데 성공하시는 분들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블로그도 정확히 똑같습니다. 우리는 아직 완성도도 높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잘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고객이 만족하는 방망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깎아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런데 방망이를 제대로 깎기도 전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방망이로 곧바로 승승장구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지금 제 글에 완전히 만족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더 퀄리티를 올릴 수 있다고 늘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실제로 글에 적용해 봅니다. 잘될 때도 있고 잘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독자가 만족하는 방망이가 완성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방망이 깎던 노인처럼. 지금은 재촉하지 말고 묵묵히 깎아 나갈 때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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