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 가지 카테고리에 집중해야 하는가?
티스토리며 네이버 블로그며 현재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블로그들이 다루는 카테고리는 실로 어마무시합니다. 주제만 놓고 보면 없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과연 전문성을 가지고 꾸준히 운영되는 블로그는 몇 개나 될까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현실적인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씨는 컴퓨터 관련 부품 하나를 구매하려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는 상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컴퓨터 부품은 물론이고 음식까지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음식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웬만한 생활용품은 다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얼핏 보면 없는 게 없는 만물상 같은 느낌입니다. A씨는 잠시 고민합니다. 그래서 주변 일대를 조금 더 둘러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상점이 이것저것 다 취급하는 형태입니다. A씨는 점점 망설이게 됩니다. 컴퓨터 부품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전문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게 주인에게 물어봐도 깊이 있는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곳에서 구매해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결국 A씨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A씨는 약 30분 정도를 이동해 다른 지역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이곳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몇 군데를 더 둘러보지만 확실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하는 영업점은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한 가게가 눈에 들어옵니다. 외관부터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자세히 보니 IT 전문 업체처럼 보입니다. A씨는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를 살펴보니 IT와 관련된 것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다양한 소프트웨어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렀던 가게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IT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곳처럼 보입니다. A씨는 이내 결심합니다. 이 가게라면 믿고 구매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게 사장님을 만나 이것저것 질문을 던져봅니다. 역시나 대답에서 내공이 느껴집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도 명확하고 상황에 맞는 조언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A씨는 확신합니다. 결국 이 가게에서 제품을 구매하게 되고 이후 단골이 됩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을 잘 파악하셨나요? 눈치가 빠르다면 이미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아차렸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은 바로 전문성입니다.
가장 쉬운 사례부터 이야기해 봅니다. 우선 제 블로그입니다. 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블로그에 대해서 간단히 브리핑을 해보겠습니다. 사실 제 블로그는 지극히 평범하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잘 짜여진 카테고리와 방대한 지식의 집합체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렇게 대단한 구조는 아닙니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카테고리에 대해서 하나씩 글을 작성하다 보니 지금의 형태가 된 겁니다. 특별한 전략이나 대단한 기획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흔히들 하는 말 있잖아요. 버리면 쓰레기 모이면 자원이라고. 딱 그 말 그대로입니다. 같은 카테고리에 대한 글들을 꾸준히 쌓아두니 어느 순간 커다란 자원이 되어 있더라는 겁니다.
전문성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글을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것입니다. 이것보다 빠르고 확실한 길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됩니다. 억지로 공부해서 쓰는 글이 아니라 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에 대해 기록하듯 작성하는 것.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깊이가 생기고 방향성이 잡히게 됩니다. 결국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글을 꾸준히 생산하기
향후 1년 뒤 멋진 티스토리 블로그가 되어 있을 모습을 상상하기
전문성은 절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길게 보고 접근해야 합니다. 최소 1년은 투자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지점에서 흔들린다는 겁니다. 그래 1년 동안 같은 카테고리만 써보자 하고 마음먹고 시작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누누이 말했듯이 사심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전문성을 키워서 방문자 수를 늘리고 애드센스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으로 관리하면 오래 가기 어렵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면 1년도 안 돼서 중도 포기할 확률이 거의 확정적입니다.
반대로 사심 없이 글을 쓰는 경우는 다릅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지라는 마음. 혹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 이런 생각으로 작성한 글들이 하나둘 쌓이게 됩니다. 그렇게 쌓인 글들은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힘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그때 가서야 비로소 전문성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는 겁니다.
우리 주변의 업체들을 한 번 잘 떠올려 보세요. 잡화점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특정 주제를 가진 카테고리형 업체들이 더 많을까요. 답은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당연히 후자입니다. 이것도 팔고 저것도 파는 형태의 영업점은 요즘 거의 보기 힘듭니다. 있어도 선택받기 어렵습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방향으로 꾸려나가야 합니다. 나만의 가게를 차리는 장면을 상상해 본 분들도 계실 겁니다. 카페라든지 식당이라든지 LED 조명샵이라든지 아니면 아기자기한 인형 가게 같은 것 말이죠. 카테고리는 정말 다양합니다. 그런데 방금 말한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파는 가게를 차리겠다고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제 주변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당연히 저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런 가게를 차리겠다고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나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아니 한 명도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티스토리에서는 잡화점 형태의 블로그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 부분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방금 일상 속 이야기를 예로 들었으니 이제는 더 잘 와닿을 겁니다. 잡화점은 기본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게 기본 베이스입니다. 정말 정말 원하는 업체가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들어가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찾게 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다시 말해 선택의 최후에 남는 곳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스스로의 블로그를 바로 그런 존재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잘못된 방향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말씀드렸죠. 댓글이 달리면 저는 무조건 해당 아이디를 클릭해서 블로그를 구경하러 갑니다.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잡화점 형태의 블로그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블로그를 볼 때마다 솔직히 많이 답답합니다. 이렇게 운영하시면 안 될 텐데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이것저것 전부 다 다루는 카테고리 구성은 전문성을 가진 블로그에서 점점 멀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의 블로그가 그런 상태라면 오늘부터라도 방향을 분명하게 잡아나가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입니다.
"근데 다이소는 유명하잖아요? 잡화점인데."
그렇습니다. 다이소는 잡화점이지만 유명합니다. 일단 다이소는 잡화점을 떠나서 특수성을 한 가지 더 가지고 있죠? 바로 가격입니다. 예전 천원샵의 대기업 브랜드화 성공 사례가 다이소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다이소는 잡화점 이전에 천원샵의 특수성을 띄고 있는 매우 유니크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잡화라서 방문하는게 아니라, 일단 저렴하니까 방문하시는 분들이 압도적입니다. 블로그에도 이런 특수성이 띈다면 잡화점으로 밀고 나가도 아마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블로그 플랫폼에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존재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상형 에디터도 있고 저처럼 정보 위주의 콘텐츠를 운영하는 에디터도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짚고 싶은 핵심은 바로 정보라는 개념입니다. 사실 정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특히 생활정보라는 카테고리는 거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포함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아무 고민 없이 선택하는 기본 카테고리가 바로 생활정보입니다. 시작하기 편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활 속 여러 가지 정보를 전부 다룬다는 것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분야를 섭렵할 만큼의 방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경제면 경제 질병이면 질병 주식 사건 건설 IT 건강 요리 방송 등등 정말 끝도 없습니다. 이 모든 분야를 꾸준히 관심 가지고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건 내 두뇌가 슈퍼컴퓨터가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말 정말 어렵다는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대다수의 생활정보 블로그를 보면 내용이 허술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미 뉴스나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다뤘던 내용을 여기저기서 짜집기해서 재가공한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글에서는 글쓴이의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직접 겪은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굉장히 식상합니다.
결국 그런 글들은 가치가 없습니다.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기억에도 남지 않습니다. 그러니 해당 블로그를 다시 찾아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런 글을 아무리 많이 써봐야 블로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발전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합니다. 정보를 얻는다는 건 곧 관심이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단순한 호기심으로 검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무언가를 공부하기 위해서 혹은 몰라서 알아보기 위해 검색한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리고 검색을 통해 방문한 사이트나 블로그가 해당 카테고리에 대해 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면 저는 반드시 북마크를 해둡니다. 단순히 한 번 보고 끝낼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도 다시 찾아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비단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타겟으로 삼는 사람들도 바로 저와 같은 유형의 방문자들입니다. 검색을 하고 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블로그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글을 보다 보니 자신이 검색한 내용 말고도 연관된 정보들이 꽤 많다는 걸 발견합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블로그를 북마크하게 됩니다. 이 흐름이 만들어지려면 앞서 이야기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보다 중요한 요소는 없습니다. 전문성이 완성되면 설득력이 생깁니다. 설득력이 쌓이면 파급력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하나의 입지가 형성됩니다.
입지가 생기면 그에 따른 부가적인 현상들이 따라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가서비스란 다른 블로거들이 저에 대해 글을 써주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저는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는 제 블로그를 언급하며 소개해 주게 됩니다. 말 그대로 알아서 홍보가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런 흐름이 반복될수록 전문성과 설득력은 더 단단해집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방문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재방문자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전문성이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부탁드리건대 잡다한 블로그가 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저것 다 건드리는 블로그는 결국 기억에도 남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진짜로 관심 있는 한 분야에 대해서만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보세요. 그 주제가 지금 인기가 있든 없든 사람들이 많이 찾든 찾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좋아해야 애착이 생깁니다. 애착이 생기니 더 깊이 파고들게 됩니다. 그렇게 파고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 계속 늘어납니다. 이 지점에서 다른 일반인들과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생각의 깊이와 관심의 밀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카테고리의 글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 쓴 글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쓴 글의 퀄리티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관심사 중심의 글들이 하나둘 쌓이게 되면 설득력이 생깁니다. 정보력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게 곧 블로그의 메인 테마가 됩니다. 동시에 가장 큰 힘이 됩니다. 블로그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다른 블로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용들로 채울 수 있을지 내 관심사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고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과정 자체가 저는 너무 즐겁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티스토리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자신감과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사심을 버리고 진짜 관심을 쫓기만 하면 됩니다. 산세가 험하고 큰 산일수록 계곡은 깊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계곡은 얼마나 깊은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