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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영준 Jul 28. 2022

'마이스(MICE) 베뉴(Venue)' 그게 뭐지?  

회의, 연수 교육, 워크숍 등 행사 실무자라면 장소부터 고려한다.

'마이스(MICE) 베뉴(Venue)' 여전히 용어가 낯설다.

"호텔 앞에 유니크 메뉴(Unique Venue)라고 쓰여 있던데. 그게 뭐지?" 얼마 전 강원도 인제에 있는 스피디움(Speedium)을 방문했다. 모처럼 직장 선후배가 모인 자리로 스피디움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객실 밖으로 경기장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원하게 펼쳐진 전경에 가슴마저 시원해졌다. 갑자기 예상 못한 질문이 들어왔다. 유니크 베뉴가 무엇이냐는 거다.     


"마이스 행사를 여는 장소를 베뉴(Venue)라고 부릅니다."

그 정도쯤 상식이라는 표정으로, 자칭 관광 전문가라는 후배가 얼른 대답했다. "그래, 마이스는 뭐고 베뉴는 또 뭐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선배가 재차 물었다. "음, 마이스는 영어 단어 몇 개를 줄여서 만든 용어인데요." 잠시 머뭇거리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마이스(MICE)라는 용어가 대중적인 인식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용어가 어렵다기보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기 때문이겠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코리아 유니크 베뉴'로 인제 스피디움 호텔이 선정됐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44)는 고대 로마 시대의 장군이자 정치가로 이름을 떨쳤다. 서양사에서 '브루투스 너마저(Et tu Brute)‘라는 외침을 남기며 절친한 친구 브루투스에게 죽임을 당한 로마 황제로 기억한다. 그는 기원전 47년에 로마 공화정 내부를 평정하는 전쟁들을 차례로 승리로 이끌며 로마제국의 기틀을 세웠다. 당시 'Veni, Vidi, Vici'라는 글귀를 로마 원로원에 전쟁 승전보로 날렸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며 보란 듯이 승리를 자랑했다. 


Veni(왔노라)에서 출발한 단어가 Venue다.

Ven이란 단어는 고대 라틴어에서 출발했다. '새로운 것이 오다(come)'란 의미로 '행사를 개최할 팀이 오기로 예정된 장소'에 의미를 지녔다. 캠브리지 사전에는 '공공 이벤트 또는 회의를 개최하는 장소'라고 셜명한다. 실제 2019년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자동차 이름이 베뉴(Venue)다. '특별한 일이나 활동을 위한 장소(Place)'라는 브랜드 명칭을 달았다. 자동차라는 내부 공간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베뉴와 함께 이동하는 여러 추억의 장소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취지다. 나름대로 ’베뉴‘라는 단어를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전쟁에서 승전보를 알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전국 컨벤션 센터나 호텔이 대표적인 마이스 베뉴(Venue)다.

'Meeting(회의)-Incentives Travel(포상여행)-Convention(컨벤션)-Exhibition/Event(전시/이벤트)', 마이스(MICE) 행사가 열리는 대표적인 장소로 컨벤션센터와 호텔을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지역 공공기관, 기업 연수원, 대학교 강단, 종교 시설 등도 행사장으로 활용한다. 마이스에서 장소가 중요한 이유는 행사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장소에 따라 세부 실행이나 예산까지도 결정된다. 그래서 행사와 행사장을 물과 물고기 관계에 비유한다. 이른바 물고기에 따라 살 수 있는 물이 달라지며 거꾸로 사는 물에 따라서 물고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회의 참석자가 많은데 적합한 장소로 어디가 좋을까요?"

“다음 주간회의는 금요일에 모입니다. 부서별로 회의 안건을 보내주십시오.”, "하반기 경영 전략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대략 250명 규모로 식사 가능한 장소를 물색해서 알려주세요.", "전년도 우수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합니다. 축하 공연까지 가능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직장에서 팀 회의나 부서 간 업무 협의는 늘 생기는 일이다. 대부분 직장 내에서 담당자가 해결하는 일에 속한다. 언뜻 업무처럼 보이지 않아서 피곤해지지만, 나중에 경험이 쌓이면 실력으로 인정받는다. 


직장에서 사내 회의나 소규모 행사를 연다면 장소를 먼저 결정하면 나머지가 수월하다.

30명 이하 모임이라면 전문가 수준이 아니더라도 기본 업무처럼 처리한다. 마치 간단한 집수리처럼 큰 공사를 요구하는 수준이 아니라서 혼자서 고쳐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 행사 장소부터 물색하기를 권한다. 뒤이어 시간, 인원, 식사 여부 등을 장소에 맞춰 차례로 정리하면 의외로 간단하다. 혼자서 소소하게 챙길 일이 많다. 가능하면 직원 몇 명이 업무를 나눠야 부담이 줄어든다.   


나 홀로 행사라면, 온라인 행사 플랫폼을 이용하면 운영이 수월하다.

온라인 행사 플랫폼으로 이벤터스(event-us.kr)나 온오프믹스(onoffmix.com)를 이용하면 소규모 모임부터 대형 행사까지 만들 수 있다. 만약 나 홀로 행사를 챙겨야 하는 담당자라면 플랫폼 활용이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행사 개최 안내, 참가자 접수, 비용 납부, 접수 현황 등 행사 개최일 이전에 챙겨야 할 일들이 꽤 여러 가지다. 이러한 과정을 온라인 행사 플랫폼에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마이스(MICE)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모임의 장이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연결고리다


만약 행사 규모가 크다면, 외부 전문가인 PCO나 이벤트 대행사를 찾는다.

PCO(Professional Convention Organizer)는 MICE 행사를 치르는 컨벤션 기획 전문가 또는 전문회사를 말한다. 대규모 국제회의부터 전문 세미나까지 행사를 기획하고 대행하는 MICE 전문가가 PCO다.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행사이거나 해외 초청자를 불러야 하는 경우라면 전문가에게 맡기면 안심할 수 있다. 이즈피엠피, 인터컴, 코엑스 등 국내에 100여 개가 넘는 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행사 장소를 제공하는 호텔·리조트나 컨벤션센터도 연회장 담당자가 행사를 돕는다.  

언뜻 특급 호텔 연회라는 단어만 들으면 호화스러운 결혼식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평일 연회장 대부분은 수많은 비즈니스 행사들로 가득하다. 만약 행사 비용에 부담이 없다면 호텔 연회장을 빌려서 행사를 치르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호텔 담당 매니저가 연회 전문가라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CSM(Convention Services Manager)라고 부르는 전문가가 호텔 행사를 전담해서 돕는다. 


아무래도,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행사를 가르켜 '비즈니스 행사' 또는 '마케팅 이벤트'로 부르면 이해가 쉽겠다.

또한 비즈니스 행사가 벌어지는 장소를 베뉴(Venue) 대신에 '공간(Space)'으로 대신하면 좋겠다. 가령 직장에서 담당자가 "이번 비즈니스 행사 공간은 삼성동 코엑스 국제회의실 401호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보고하면 추가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범용적 용어가 좋다. 그래야 담당자가 보고하기 편하고 윗 사람도 이해하기가 쉽다. 학술적 의미나 정책적 접근만 제쳐두면 '비즈니스 행사'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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