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계엄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당연히 시끄러울 수 있다. 이를 이상하다 불편하다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의 방식이 잘못됐음을 꼬집는 것이다. 최근 충암고 학생들이 교복 대신 자율복장으로 등교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계엄과 관련된 인물들이 충암고 출신이란 이유로 테러를 당하고 비난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비난은 당사자. 계엄과 관련된 인물들이 받는 게 맞다. 그건 당연히 그들이 감당해야 할 무게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아무 죄 없는 학생들을 비난하고 해코지하는 이들의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들이 좌파든, 우파든 분노한 국민이든 누구이든 그들은 병신이고 생각이라곤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모지리임에 분명하다.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도대체 무슨 권리로 학생들을 욕하고 해코지하는가. 그들의 분노는 단순히 화풀이, 장난질일 뿐 티끌만큼의 책임감도 어른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사고도 없는 한심한 감정소모에 불과하다. 혹자는 그럴지 모른다. 그러한 사람들을 배출한 학교에도 책임이 있다고. 정녕 그러하다면 당신들은 상병신임이 분명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를 만든 것도 지키지 못한 것도 우리 모두의 탓이요 잘못일터 그 잘못은 우리에게 있을 터이다. 그들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욱하며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 자신은 아무 잘못도 저지른 것이 없다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학생들에겐 무슨 잘못이 있는가. 당신들은 정녕 그들에게 잘못이 있기에 비난받아야 한다 생각하는 것인가. 학생들에게 계란을 던지고 욕하고 싶다면 스스로 가슴에 칼을 먼저 꼽고 스스로 책임을 다하라. 어린아이들을 욕하고 탓할 시간에 책임지고 스스로 비난받아라. 어린아이들에 겐 죄가 없다. 그들을 비난하는 그들은 죄인이다. 부끄러운 어른이자 한심한 존재이다. 오늘날 저 학생들이 비난을 두려워해 교복을 입지 못하고, 사복 차림으로 등교하는 건 이 나라 국민들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같은 국민이기에, 같은 어른이기에 부끄러워해야만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국민이 갖추어야 할 겸손이자 책임이요 태도이다. 부디 후세에 아니 당장 우리 눈앞의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