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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세경 Jun 26. 2024

필립 파레노 전시 후기

전시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분기에 한번 정도다. 소설을 쓰기로 한 이상 다른 분야의 예술에서도 영감을 얻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전시에 가서도 무엇을 느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래도 다니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시장에서 만큼은 새로운 자극이 내 안에 가득 차기 때문이다. 그걸 통해 나의 세포가 달라지는 걸 느낀다. 아는 게 없어도 몸이 반응한다고 할까. 파리에서 모네의 ’수련‘을 보고 글쓰기에서의 ’묘사하는 문장‘에 대해 돌아본 것도 그런 맥락이다.


지난 주말에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개인전 <VOCICES, 보이스>에 다녀왔다. 아래는 짧은 관람 후기.


*이번 전시는 30여 년의 걸친 그의 대표 작들을 한 공간에 모아 하나의 전체로 구성했다. 전시 후기를 찾아보니 난해하다는 평이 많았다. 내가 봐도 그랬다. 이해할 수 없는 기계음이 전시장에 흘렀고 고용된 몇몇 배우들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전시장을 배회했다. 필립 파레노가 전하려는 의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미적 감각’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2024년 현재는 AI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의미와 무의미, 존재와 비존재를 구분할 수 있을까. 영화 <Her>에서 주인공이 사랑하게 된 AI 여자친구는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이번 전시에서 처럼 망가 캐릭터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건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하이데거가 말하길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는데, 언어가 존재를 만드는 것일까 존재함으로써 언어가 생기는 것일까. 난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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