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햇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늦여름 오후
단둘이 만난 지 두 번째 약속에
악속시간 5분 늦었다고 저어 멀리서
정신없이 나에게 달려오는
그 사람의 눈부신 미소
검붉은 단풍 나뭇잎이 깔린 남산길을 걸을 때
마치 낙엽 밟는 소리가 노래 같다고
이소라 노래를 나에게만 조용히 들려주던
그 사람의 음성
입김을 불어 보면 하얗게 피어오르는
겨울 초입 추웠던 어느 날
대학로 공원에서
내 손에 건네주는 핫팩 속에 남아있던
그 사람의 온기
너무나 찬란해서 한편으로 서글퍼지는
눈꽃처럼 쏟아지던 살구꽃나무 아래에서
그보다 더 눈부시도록
나를 바라보던
그 사람의 눈빛
지금 이 순간
그 존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오늘을 소중하게 만드는
바로 그 설레임
바로 그 설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