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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영 Aug 23. 2024

자작시

겨울놀이

입김이 호호 코끝이

찌릿

겨울바람은 차디 찬데


동네 아이들은 한 떨기

햇살처럼 떠들썩하다


조그마한 머리통을

옹기종기 모으더니

발개진 손가락을 휘저으며

엎어라 뒤집어라

편을 나누고


햅쌀가루처럼 뽀얀

눈을 뭉쳐 주먹만 하게

뽀드득뽀드득 더 굴려

축구공만 하게

냅다 던져 부서뜨리며

웃고 자빠진다


폭탄을 던지는 쪽도

눈벼락을  뒤집어쓰는 쪽도

배꼽을 잡고 웃기는

마찬가지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머리에 어깨에

콧등에

하얀 눈은 펑펑 내리는데


동생 손 꼭 쥐고

소복한 눈에

작은 발자국 남기며

돌아가는 길도

정겨운 겨울놀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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