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이 호호 코끝이
찌릿
겨울바람은 차디 찬데
동네 아이들은 한 떨기
햇살처럼 떠들썩하다
조그마한 머리통을
옹기종기 모으더니
발개진 손가락을 휘저으며
엎어라 뒤집어라
편을 나누고
햅쌀가루처럼 뽀얀
눈을 뭉쳐 주먹만 하게
뽀드득뽀드득 더 굴려
축구공만 하게
냅다 던져 부서뜨리며
웃고 자빠진다
눈폭탄을 던지는 쪽도
눈벼락을 뒤집어쓰는 쪽도
배꼽을 잡고 웃기는
마찬가지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머리에 어깨에
콧등에
하얀 눈은 펑펑 내리는데
동생 손 꼭 쥐고
소복한 눈에
작은 발자국 남기며
돌아가는 길도
정겨운 겨울놀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