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표현해 주기
젊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 드니
정말 어제 일로 까먹기 일쑤~
만사가 귀찮다
봄 타나!
날은 몽글몽글한데 기분은 별로다
오늘 괜스레 잡념이 많아지는 게
짜증이 ㅠ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처럼
장녀의 책임감이 내겐 그러하다.
부모님 생신
어버이날,, 가족 행사,
부모님 환갑, 칠순... 때때로 생기는
가족 모임들...
하나하나 챙김이 1에서부터 10까지
내가 전두지휘하게 된다.
장소를 물색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맞추어서 날짜를
정하고 장소와 시간을 정해 단톡방에
공지한다.
때로는 한 번에 오케이~ 좋아요
댓글도 달리지만 가끔은 또 생각지
못 한 태클이 들어온다.
그럼 나 역시 참지 않고
"그럼 네가 해라?"
하고 벌침을 쏘아 댄다.
내가 장녀가 되고 싶어서 우리 집
장녀가 된 건 아니었다.
응애~ 하고 태어난 순간 나도 모르
게 장녀가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어릴 때부터 은연중에 내
게 씌어진 장녀라는 프레임 속에서
나는 성장했고 나이 50이 넘어서도
장녀로서 내 역할을 하고 있다.
착한 어린이 상처럼,,, 장녀 상을 주
는 것도 아닌데 난 50년째 장녀로
살아가고 있다.
가끔 동생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속으로 생각한다.
"이런 언니가(누나가) 어딨 니?"
하고..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인정 욕구가
있나! 싶을 때도 있다.
당연하지 않은 건데 늘 당연한 거
처럼 되어 버리는 일들에 속상하다.
"가족이니까 말하지 않아도 아는
거지 그걸 뭘 말로 표현해야 하나!"
하고 말한다 난 반문한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는 건 당연
함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고
마우면 고맙다고 말하고 표현해야
하는 거라고.."
형제는 자매는 부모와 자식관계가
아니다 우린 동등한 관계이다
언니라고 누나라고 형이라고 늘 희
생하라는 법은 없다.
가끔씩 동생들이 실수하는 게 있다.
당연함으로 받아들이는 거.. 난 그
게 싫다.
성질 급하고 꼼꼼한 놈이 무슨 일
이든 맡게 된다. 근데 그게 장녀이고
장남이면 더없이 구색이 맞다.
원래 나잇값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기 때
문이다.
오죽하면 옛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 물도 맑다고
하였을까??
몇 시간 동안을 여기저기 장소를
검색해서 알아보고 전화해 디테일
하게 물어보고
가족들 스케줄을 일일이 물어서 맞
추고 통합해서 토탈 단톡방에 공지
하고 나니...
기가 빨린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10명의 톡방에 그 한마디
"수고했어,, 애썼다!"
말 한마디 해 주는 이가 한 사람이라
니.. 그 역시도 없었다면 난 오늘 울었을
거 같은 날이었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다음 생에는 나도 장녀 아니고 싶다.
나도 아랫것 하고 싶다.
각자의 위치가 다 만족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첫째는 첫째 데로
둘째는 둘째 데로
막내는 막내데로 그러기에
가족이어서가 아니라
가족이기 때문에 더 표현해야 하는 것
같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