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엄마
나의 엄마는 나를 20살에 낳아서 키우셨다.
그래서 그러신 지 어릴 때 주변에서
새엄마 같다는 소리를 듣는 게 너무 싫었다.
4살, 6살 차이 나는 동생들은 안 그러시는
데 유독 내가 엄마랑 나가면 주변에서 꼭
한소리씩 하는 게 싫었다.
엄마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정에 굶주려 일찍 결혼하셨다 하셨지만
내겐 늘 곤욕스러운 엄마와의 외출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이혼한 가정 안에서 자라 오셔서인지 자식
들을 끔찍이도 생각하는 엄마셨다.
자식 위해서는 불구덩이라도 들어가실
만큼의 모성이 강하신 엄마가 우리 엄마다.
남편 없이는 살아도 자식 없이는 못 산다는
엄마
우리 엄마는 내 친구들한테도 인기가 않았
다.
친구들이 놀러 올 때면 직장 생활을 하셨
음에도 맛난 간식도 챙겨 주러 중간에
집에 오신다.
80년대 없는 형편에도 자식 생파는 조
촐하게나마 친구들 초대해 해 주셨던
엄마였다.
본인이 못 누린 어린 시절을 자식들은
다 해 주고 싶었다고 하셨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공기놀이,윷놀이도
같이 해 주시는 엄마!
어떤 친구들은 우스개 소리로
자기 엄마랑 우리 엄마랑 바뀌면 좋겠다
고 할 정도였다.
친구들은 가끔씩 내게
꼭 엄마와의 추억담을 하나씩 늘어 놓으
며 엄마의 안부를 묻고는 한다.
이렇게 비가 오기라도 하면 내 핸드폰은
카톡~ 카톡~
호떡장사 불티나게 호떡 굽듯 울린다.
"인영아! 비오니 너네 엄마 생각난다
우리 비 오는 날 놀러 가면 맛나게
간식 챙겨 주시고 금방 하신 겉절이에
삼양라면 끓여 주셨잖아~
그때 진짜 맛있었는데.. 내가 그때 생각나서
삼양라면을 아무리 끓여 먹어도 그때 그
맛이 안 나는 거 있지!"
"내가 먹은 겉절이 중에
너네 엄마 겉절이가 진짜 짱이였는데..."
오늘도 벌써 여러 번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다음에 수원 오면 연락해라 근데 그 맛은
아닐지도 몰라 엄마도 이제 70대잖냐!
그래도 해마다 해 주시는 배추김치,오이
섞박지, 총각김치, 깍두기, 동치미, 골고
루 있다"
엄마는 늘
"이제 힘들어서 김치 못 해 주겠다"
말로는 그러시면서 철마다 이것저것 또
해 주신다.
속상하고 죄송해서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엄마맘은 또 그게 아닌가 보다.
사 먹는 게 재료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냐며
참기름부터 고춧가루, 마늘까지 다 일일이
농사짓는 주변 지인들께 부탁해 공수해
오셔서 해 주신다.
10년 전에 아플 때도 본가집 다 정리
해서 딸네집 근처로 이사 오시고는
아픈 딸 위해 집안 살림도 해 주시고 본인
키보다 본인 덩치보다 큰 딸 케어하며
서울대 병원도같이 다니신 분이다.
모든 것을 자식 위해서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시는 엄마
내 자식이 좋아하는 친구들이니 내 자식
마냥 대했다는 엄마
"엄마, 비 온다고 엄마 전 생각난다고
ㅇㅇ 가 전화 했더라
ㅇㅇ는 엄마가 끓여준 라면이 최고로
맛있었다고 아직도 그래
ㅇㅇ 이는 엄마 겉절이 레시피 좀 달
래던데, 엄마 레시피 좀 줘봐"
엄마한테 전화해 한참을 수다를 떤다.
그런 말을 들으시면 좋아 하시는 게
수화기 너머로 느껴진다.
"김치는 얼마큼 남았어?"
많이 남았다고 하면
"왜 맛이 없냐?"
조금 남았어 하면
"더 해 줄까?"
"장서방도 늦게 오고 애들도 없고
그래서 넉넉히 있는 거지!
엄마 김치가 얼마나 맛있다고
우리 엄마 손 맛 아직 살아있네"
금세 좋아라 하신다. 난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좋다!
"인영아! 넌 다음 생에 태어나면 내 딸
말고 내 베스트 프랜드로 태어나라"
"왜? 그런 생각을 했대? 난 엄마딸도
좋고 엄마 친구도 좋아"
우리는 여전히 친구같이 지낸다
예전엔 엄마가 너무 젊어서 싫었는데
엄마가 젊어서 이렇게 친구 같은 엄마
여서 지금은 좋다.
70세의 나이에도 내 친구들 이름
하나하나 다 기억해 주시고 같이 옛날
추억 이야기 나눔 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우리 명자 씨,
지금처럼만 오래오래 함께 하기를 늘
기도한다.
나도 오늘은 삼양라면이나 끓여 먹어
야겠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에게 받은 것이다~ 점점 갈수록
엄마를 닮아가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