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1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는데..
여자분들, 이런 경험은 다들 하나씩
갖고 있지 않으세요?
우리 집 여자들은 다 있는 경험이
더라고요 세대 불문 하고
아! 엄마는 제외~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
저희 아버지는 역시 젊은 시절부터
엄마 바라기셨더라고요 ㅎ
전 자라면서 아빠가 화내신 거를
딱한번 보았거든요
이런 남자도 있습니다.
막내 이모는 속초에서 버려지고
나는 오산에서 버려지고 ㅠㅠ
제 친구는 연애시절에 버려졌다고
들은 적 있네요
어디였더라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울애들 유치원 다닐 때였으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한 참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내 나이 쉰두 살이나 먹었으니...
그날도 이렇게 비가 주적주적
내리던 날이었지요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시어머니
계시는 본가 '부여'에 내려가야
하는 신랑,
20살 때 아버지가 사고로 먼저
가시고 어머님이 아픈 둘째 형과
사시기에 늘 마음이 본가에 가
있는 남편이었어요.
매달 첫째 주에는 될 수 있으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가는...
제가 아침부터 감기 몸살 기운이
몸이 으슬으슬하고 머리가 아팠던
것 같아요.
"자기야, 우리 오늘 말고 다음 주에
가면 안 될까 나 몸이 안 좋은데.."
"엄마랑 약속해서 기다리실 거야
그냥 가자! 거기 가서 쉬면 되잖아"
"내가 어머님이 편해도 맘 편히 쉬
게 되냐? 그럼 애들만 데리고 자
기만 다녀오던지 진짜 온삭신이
아프다니까"
"내가 홀아비냐? 혼자가게..."
자기가 정한 원칙은 또 지키는
사람이기에 말이 안 통했다.
앓느니 죽자 심정으로 1박 2일
지낼 짐을 싸서 우리의 애마에
네 식구 몸을 집어넣고 출발 하였
다..
아침부터 실랑이를 한 터라 서로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당연했다.
수원에서 출발해 오산쯤 가고 있었나?
갑자기 애아빠가 급발진을 하더니
"야! 그렇게 가기 싫어서 뚱하게 가
있을 거면 내려"
라고 했다.
"몸이 안 좋은데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는데 내가 표정까지 가식적으로
담아내야 해
그리고 난 뭐 당신이 이거 하자~ 저
거 하자 하면 내 맘과는 소용없이 다
따라야 하냐 조선시대도 아니고
가끔 예외도 있는 거잖아?"
나도 마음에 담아 둔 말이 따다다
하고 쏟아졌다.
"좀 솔직해져 너 본가 갈 때랑 친정
갈 때랑 벌써 표정부터 달라져 내
가 말을 안 해서 그러지.."
"나만큼만 하라고 그래 내 친구들이
나보고 다들 네가 너무 착해서 그래"
하더라
"야! 짜증 나고 너랑 말도 하기 싫
으니 빨리 내려"
"내가 치사하고 더러워서 내린다"
나를 오산 길바닥에다 버리고 아
무렇지 않게 가버리는 나쁜 남자..
조금 있다 다시 올 줄 알았는데
헐~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네.
어이가 없어서 멘붕 그 자체였다.
갑자기 황당하고 억울하여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갈까 하다가 열
받아 택시를 타고 집까지 왔다.
택시 안에서도 계속 훌쩍거리니
기사 아저씨가
"젊은 아가씨가 시련을 당하셨나?"
하시며 손수건을 주셨다.
지금도 사실 난 그때 내가 뭘 잘못
했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엄마랑 막내이모랑 시간이
맞아서 한 잔 했는데... 가장 황당
했던 부부싸움 썰 푸는데
이모도 나도,
도로 위에 내버려진 경험이 있는
자였다 우리는..
이모는 친구들이랑 속초로 여행 갔다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차 안에서
작은 언쟁이 있었고 거기도 이모부가
내리래서 내렸단다.
이모는 그날, 기억을
"아주, 내가 차 문짝이 떨어져 나가라
심산으로 세게 닫았더니 쪼금은 놀래
는 눈치더라" 하였다.
"그래도 이모는 나보다 나았네
뒤에 따라오던 친구내외가 주워
담아 주시긴 했으니.."
남자들은 어쩜 다 똑같은지
시댁 이야기만 나오면 발짝 버튼이
눌러져서 상대방을 짐짝처럼 버리고
가니 말이다.
여자 셋이 부부싸움 썰을 풀고 나중에
화해썰도 푸는데... 진짜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