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약속
오랜만에 화성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인영아, 오늘 아니면 이번 연도에
보기 어려울 것 같아! 나 7월부터
실습 나가야 해서 내일 수원에 볼
일 있어 나가는데, 시간 되면 잠깐
이라도 얼굴 보자"
"안되면 만들어서라도 나가지 뭐"
인계동에서 점심 약속을 잡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뭐라도
선물해 주고 싶어 꽃가게에 들렀다.
이쁜 꽃이 너무 많아서 고민 끝에
노란 소국을 포장해 갔다.
한결같이 누구를 만나든 약속 시간
10분 전에 나가는 나~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막 앉으려
는 찰나에 친구가 들어왔다.
친구는 치위생사가 직업인데 요새
사회복지사 시험공부를 추가로 했고
7월부터 실습을 나간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도 말없이 조용히 뭐든
해 내던 친구는 여전히 성실함의 아
이콘이다.
준비한 꽃을 내밀었다.
"웬 꽃? 선물 받았어?"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 힘내라고
선물해 주고 싶어 오다 주웠지"
"노랑 색 엄청 좋아하는데 어떻게
알고?"
"그러게 이상하지! 보라색 좋아 하
는데 오늘따라 노란 꽃에 꽂히더라"
"인영아, 난 네가 너무 좋다!"
"갑자기.."
"진심이야 늘 고마워~ 한결 같이 내
옆에 있어 줘서..
며칠 전에 서랍 정리하다가 친구들하
고 주고받았던 편지가 있어 다시
읽어 봤거든,, 근데 너랑 나눈 편지
들이 제일 많더라고 그래서
울컥하기도 하고 보고 싶어서, 어제
문자 한 거야,, 바빠지면 너 못 볼 거
같아서.."
"이왕 시작한 거 열심히 해, 내가 고
등학교때 너한테 꽂혀서 얼마나 친
해지고 싶었다고.. 결국 소원 성취
했지만.."
"그랬던 거였어, 나도 너랑 친해지
고 싶었는데.. 말 한마디 먼저 못하
고 그랬는데.. 우리 그래서 어떻게
친해진 거지?"
"그러게.. 웃긴다 옛날 이야기 하니
까 그게 뭐가 중요해 우리가 지금
이렇게 35년 동안 함께 해 온 게
중요하지!"
"인영아, 나랑 친구 해 줘서 고마워
나 고등학교 때 친구는 너만 연락
하고 지내거든..."
내 친구는 자꾸 내가 더 빛나서
나랑 친구하고 싶었다는데..
내 친구는 얼굴도 하얗고 이쁘고
공부도 잘하고 연예인으로 치면
이영애 씨를 닮았더랬다.
모두가 내 친구랑 친구를 하고 싶
어 했다.
그 친구가 곁을 안 주었을 뿐...
우리가 근데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우린 둘 다 내성적이었고 앞뒤로
앉았었다.
내가 먼저 말을 걸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린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다.
행복은 지니고 있을 때 보다 함께
나눔 할 때 더 배가 되는 것 같다.
친구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함께
나눈 세월이 읽히고 함께 해
온 시간이 느껴진다.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고 건강을
염려하며 마음을 나눈다.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져서는 서로
잘 들어갔는지 확인한다.
이런 친구 하나 있다면
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