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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안 늙냐?

by 문학소녀

비만 오면 난 4년 전 돌아가신 시어머님이

생각납니다.


25년을 한결같이,

한 달에 한번 찾아뵙고

일주일에 한 번 전화드리고,


어머니, 치매 오셨을 때 다들 직장

닌다는 핑계로 나몰라 할 때

효자 막내아들,


"어머님 우리가 모셨으면 좋겠다"

하는데..

"싫어!"

표현도 못 하고 모셨네요.


바쁜 남편은 늘 늦게 퇴근하니 솔직히

남편은 입으로만 모셨고,

하루 24시간을 제가 매일 씻기고

대소변 갈아 드리며 모셨지요!


나중엔 가족도 못 알아보실 정도로

심해 지시기도 하고 저도 많이 지쳐

요양원에서 더 계시다가 가셨습니다.


이 되면 진달래 꽃을 좋아하시고

봄비를 유독 좋아하시던 시어머니!

최애 먹거리는 잡채를 그리

좋아하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봄에 진달래 피면.. 비 내리는 날.

식당 갔는데 잡채 나올 때

저는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자식 꿈에는 안 나오면서

가끔 내 꿈엔 찾아오셔서 밝게

웃어 주시고는 사라지시는 어머니.


모실 때는 오만가지 감정을 체험하며

힘들었는데.. 뒤돌아 보니,

그때 모시기를 그래도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20살에 시집와서 평생 농부의 아내로

7남매를 낳으시고 농사지으며 살아

오신 어머니의 88년 삶 중에

어느 한 점이 고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 생각하니 그녀가

참 안쓰러워지더군요.


남편 20살에 갑작스레 아버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남편 잃고 그 충격으로 풍와서 25년을

힘들게 사시다 가신 어머니.


그 순간에도 매일 자식 위해 새벽예배를

놓지 않으시던 어머니셨습니다.

자식이 뭐라고..

다 큰 성인이 된 자식을 위해 늘 기도

하시던 어머님.


지금은 그녀의 유품 이었던 낡은 성경책만

남아 있습니다.


여자의 한평생 일생이 늘 가슴 저리게

다가와서 저희 친정어머니 대하듯

해 드리고 싶었던 날들이었습니다.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씩 속에서 부하가

치밀다가도 워~ 워~ 하며

나도 언젠가는 저런 모습으로 늙어 갈

텐데.. 하며

잘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신생아 키우듯

어머님을 모셨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고마움으로 지금은

남편에게 여왕 대접받고 삽니다.


언젠가는 우리도 다 늙겠지요

지금도 전 반백살이 되었는걸요


그때는

어머님만 나이 드시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저도 훌쩍 나이가 이렇게

먹었네요.


후회가 남지 않는 이별은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덜 후회하게

어르신들 한테 잘합시다.


효도가 뭐 달리 있겠습니까?

전화 자주 드리고 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해 드리는 거,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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