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만석공원 산책길에서
우연히 만난 녀석
나는 고니..
가을에 날아와
겨울에 무리생활하며 지내는 고니
이렇게 추운 날
차가운 저수지에 발 담그고
누구를 기다리는지...
혼자 외로이 물놀이한다
눈같이 새하얀 깃털
긴 목을 하고서
우아한 자태로
평온하게 앉아있는 녀석
녀석이 앉아있는
물밑 세상은 어떨까?
싶은 날
평상시에는 애교도 많다는데
오늘따라 더 새초롬한 녀석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저렇게 앉아있나?
차가운 저수지에
오랜 시간 발 담그고
발시럽 지는 않을까? 걱정이네
오늘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
가을에 쓸쓸함이
나와 닮아있는 고니
오늘은 가족을 만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