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시청 후

친구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

by 문학소녀

27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

기를 시청하며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다시금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으로 손이

덜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학기 중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을 무렵

친한 친구에게서 아침 일찍 전화가 왔

"너, 알바 구한다고 했잖아 우리 삼촌이

건축소 사무실 하시는데 아르바이트생

구하고 있어서 시간 되면 같이 가자"

워낙 초등학교 때부터 가족들도 다 알

정도로 친했던 친구였기에 이런 엄청

난 일들이 벌어 지리라고는 예상도 못

하고 고마운 마음에 따라나섰던 것

같다

"웬 차야?"

"엄마가 대학교 입학 선물로 뽑아 주

셨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늘 삶 자체

가 좀 사는 친구가, 가끔 부러웠 던

것 같다"

친구의 차를 타고 한참을 가 어떤 건

물 앞에서 내렸다

출구에서 출입증 같은 거를 받고 이

름과 주소를 적어 냈던 것 같다

강의실 같은 곳에 들어서게 되었는

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어리둥절한 내게 친구는

"별건 아니고 이 강의 들은 후에 삼

촌이 배당일 주시기로 해서 이것 잠

시 들으라고 하시네"

할 수 없이 의자에 앉아 강연 같은 거

를 들었는데 좀 지나니 뭔가 이상함

을 느꼈다 다이아몬드에 오르기 위

해서는 어쩌고 저쩌고 알바일 같지

않은 찜찜함을...

"엄마 가게일도 도와 드려야 해서

나 그냥 이 알바 안 할래 집에 가야

할 것 같아"

하고 나오려는데 입구에서 건장한

남자들이 문을 막았다

"이거 강연 끝나고 가자 내가 데려

다 줄게"

친구의 부탁에 듣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작 2 시간 되는 설명회를

들어야 했고 화장실 잠시 다녀온다

던 친구는 그 뒤에 보이지 않았다

어떤 30대로 보이는 남자분이 오셔

서는 제가 ㅇㅇ 씨 담당자입니다

이상한 소리를 했다

"제 친구 좀 불러 주세요"

"있다 저녁때 뵐 수 있으니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그동안 저랑 있으 시

면 됩니다"


화를 잘 안내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화도 나고 이 상황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건지 어이도 없고 꿈인지 현실

인지조차 구분이 안되었다

집에 가고자 하는 것을 막고 못 가게 ,

덩치도 키도 크신 건장한 사람들이

막아서는 통에 나는 꼬박 거기 3일이

나 잡혀 있었다

화장실도 허락받고 가야 했고 모르는

사람들과 합숙 아닌 합숙을 했다

첫날 밤늦게서야 볼 수 있었던 친구는

괘변을 늘어놓았다

"네가 제일 친한 친구여서 너한테 좋은

거라 같이 하자고 하는 거야 이 사업은

정말 친한 사람이랑 해야지 상승효과

가 배가 되거든 너, 늘 좀 더 윤택하게

살고 싶어 했잖아 유치원 교사 삶보다

이 사업으로 더 윤택하게 살 수 있어

나도 우리 오빠 덕에 수입이 짭짤해서

너한테 말해 주는 거야"

친구는 종이와 볼펜을 주며

"너도 주변에 같이 이 사업 아이템을

추천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적

을래 한명이라도 좋아"

나는 얘가 홀려도 뭔가에 단단히 홀

렸구나 싶었고 일단 여기에서 빠져

나가려면 친구말대로 일단 하는 척

이라도 해야 방심한 사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삼삼오오 조를 이루어 나를 감시

하고 따라다니며 주변에 전화를

하게 했고 엄마한테도 전화해서

별일 아닌 거처럼 말하게 했다

4일 차 밤이었던 것 같다 뭔가 좋

은 일이 있는지 축하할 일이 생겼

다며 파티에 다 같이 가 놀자는 것

을 나는 갑자기 생리가 터져서 배

가 아프단 핑계로 안 갔다


다른 사람들은 다 나가고 나와 나

를 감시하는 여자만 둘이 남았다

잠시 화장실 가겠단 허락을 받고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 세워져 있던 뚫어~ 를

뒷짐에 몰래 숨기고 와서 감시자

뒤에 살금 다가가 있는 힘껏 내리

쳤다

그리고는 신발도 신는 둥 마는 둥

하고 앞만 보고 달리고 또 달렸다

그때가 늦은 밤이었고 산을 타고

엄청 뛰었던 것 같다

뛰다가 몇 번 넘어지고 한 30분을

그렇게 뛰어 언덕을 내려오다 보

니 큰길이 보였다

"아! 버스 정류장이다"

그런데 친구한테 삐삐랑 지갑을

뺏겨서 시중에 돈이 없었다

숨을 고를 겸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는데 새벽예배를 나가기 위해 나

오셨던 중년의 부부를 만났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그분들이 돈

만원을 주셨다

"경찰서에 신고해 드릴까요?"

하시길래

"일단 집에 가 쉬고 싶어요"

하였다

"여기가 어딘가요?"

"성남 남한산성 인근이어요"

그때서야 내가 친구 따라 온 곳이

성남인 걸 알았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집을 4일 만에 왔다

엄마를 보자마자 쓰러졌고 깨어나

엄마한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더

니 엄마가 입에 거품을 무시며 당장

신고하자고 난리 난리를 치셨다

"엄마 신고는 하지 마 그래도 오랜 친

구인데 그렇게 안 좋게 끝내면 겐 학

교는 어찌 다녀"

엄마를 진정시켰다 우리 엄마는 신

고는 안 하셨지만 점잖으신 엄마가

개거품을 물고 욕까지 하며

그 친구에게 다시는 내 딸한테 연락

도 하지 말고 볼 생각 하지 말라며

전화해 욕바가지를 하셨다

그 뒤로 난 오랜 친구를 잃었다

거의 소꿉친구처럼 6명이서 늘 같

이 다니며 일명 칠공주 모임처럼 우

리끼리 육 총사라는 애칭을 만들어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친구를...


그 친구는 친오빠가 그곳에 데리고

갔다 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 다니는

똑똑한 오빠가 본인도 다단계에 빠지

고 여동생도 그곳에 데리고 간 것이다

오빤 또 군대 선배가 데리고 갔다고 들

었다 그곳에는 20대~30대 사람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잘 믿는 편이였

는데 그날 이후 사람이 제일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친구는 잃었지만 세상 무섭단 걸 20대

때 인생 공부 제대로 한 셈이다


저번주 꼬꼬무 시청을 하며 나의 20대

가 생각났고 지금 생각해도 무섭고 슬

픈 기억이였다

난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돈 잃고

사람 잃고 자살까지 한 수많은 20대 청

춘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더 마음이 아팠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너 꼬꼬무 봐봐 엄마 이거 보는 데 아직

도 심장이 두근된다 너도 이런거 겪었던

거지 내가 그때 신고 못한 게 아직도 생

각 할 수록 열받아"

"역시 우리 엄마네! 엄마없는 애들은 어

쩔까 싶어, 고마워 엄마"

"내딸이 대단하지 이험한 곳에서 무사히

왔으니 얼마나 무서웠을 거야"


그 친구는 시집가서 아이도 낳고 잘 산다

가끔 게네 신랑은 그런거 아나 몰라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게도 이젠 다단계 끊

었겠지! 싶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

도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리고 돈을 많이 준다고 하는 데는 이상

한 곳이니 거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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