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꼼지락꼼지락 혼자
상상하며 글을 습작하고 연필만
있으면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미술 시간 때마다 선
생님이 그림 잘 그리는 아이 작품
을 뒤에 환경판에 붙여 주시면 다
른 친구들이 부러워하고는 했다
65명 중에 환경판에 걸린 그림은
총 10 작품,,, 괜스레 어깨뽕 좀
느꼈던 시절이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엄마, 나도 미술 학원 다니고 싶
어요 선생님이 나보고 소질 있다
고 하셨어 앞으로 더 착한 딸 할
께,, 학원 보내 주면 안돼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졸랐던 것 같다
형편이 어려웠고 마음 착하고 거
절 못하시는 우리 아버지께옵서
친구보증을 잘 못 서시는 바람에
가세가 더 기울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린 맘에 난 그때 미술학
원 못 다닌 한이 있다
작년에 갱년기가 오고 아이들도 큰
아인 독립하고 작은 아인 군대 가고
신랑은 여전히 바쁘고 너무 외로웠던
시기였다
몸도 힘들고 마음은 춥고 그래서 동네
문화센터에 일주일에 한 번 그림수업
을 등록했다 12살에 그렇게 가보고 싶
었던 미술학원을 나이 50에서야 가게
되었다
나는 어릴 때처럼 여전히 꼼지락 거리며
글을 쓰고 좋아하는 그림을 배우러 다닌
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 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