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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영 Nov 05. 2024

아버지 심부름

막걸리

아버지 심부름으로

금빛 주전자에 찰랑찰랑

받아 오던

어린 꼬마의 발걸음


막일하고 먼지 뒤집어쓴

노동자들이 털어 넘기는

하루의 고단함과

주머니 가벼운 청년들의 객기가

더 해진 뽀얀 한  잔


제대로 된 손잡이 없이

찌그러질 때로 찌그러진 잔에

손가락 살짝 담아

간을 맞추며 마시는 한 잔


아기가 먹는 젖처럼

순수한 자태지만

그 어느 것보다

개운하고 명쾌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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