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어느 날
작은 카페에 앉아 헤이즐넛 한잔을
주문했다 머그컵의 온기가 식어 갈
때쯤
"안녕하세요 초면입니다 제가 조금
늦었네요 주말이라 차가 밀려서"
"아, 네 괜찮습니다 저도 방금 와서요"
몇 달 전부터 친한 선배 언니가 조르고
졸랐던 소개팅 주선 자리였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내게 계
속 한 번만 만나 보라며 부탁을 해서
예의상 한번 만나만 보자 싶어 나간
자리였다
환하고 서글서글해 보이는 눈매가 나
쁘지 않았다 강아지상을 좋아하는 그
녀에게 강아지상과 곰상의 중간 어디
매쯤 느껴지는 사람
무슨 향수를 썼는지,, 그에게서 내가
좋아하는 시원한 바다향이 느껴졌다
차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주선자 선배가 선배애인을 대
동하고 잠시 들렸다
같이 합석하게 되었고 2차로 같이 저
녁도 먹고 노래방까지 가게 되었다
내성적인 그녀를 잘 아는 선배의 배
려였던 것 같았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에 대한 긴장감으로 조금은
뻘쭘해하는 나에게 따뜻한 물 한잔
건네는 그 남자
"추우신 거 같아서요"
그 남자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이덕진의 <시작하는 연인들..>을
부른다
선배 언니가 나의 어깨를 톡톡 치며
"왠지 예감이 좋다 너 잘 되면 한턱
쏘는 거 잊지 마"
노래방에서 놀고 선배언니랑 헤어
지고 그 남자가 집까지 데려다 주었
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내일은 뭐 하세요?"
하고 말을 건넨다
"특별한 일은 없고 엄마 가게 일
좀 도와 드리려고요"
"전 내일 회사 쉬는 날인데 연락해
도 될까요?"
"아, , 네"
친구들이랑 미팅은 몇 번 해 보았지
만 소개팅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
었던 것 같다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는 그 사람에
게서... 바다향이 나는 그 사람에게
서,,, 나의 첫사랑은 어쩌면 그때 시
작 되었던 것 같다
첫사랑은 안 이루어진다는 속설처럼
그녀의 가슴 시린 첫사랑은 예고 없이
바람처럼 불어왔다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