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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l 18. 2019

중국의 미중 무역 전쟁 대응 전략

공격으로 전환한 중국

미국과 중국은 오사카 G20에서 정상들이 만나 다시 무역 협상을 재개할 것을 약속했다. 이제 제2차 미중 무역 협상 또는 무역 전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래저래 협상이 신속하게 재개되지는 않고 있다. 1차 무역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이 전열을 가다듬고 저항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의 태도는 아직 공세로 전환했다기보다는 일방적 후퇴에서 벗어나 저항을 시작했다는 편이 보다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실제 공세로 전환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이번 주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대미 전략이 확정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므누신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이번 주 중국 측과 고위급 전화 접촉을 할 예정"이라며 "상당한 협상 진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그곳(베이징)에 갈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는 중국의 베이다이허 회의가 원만히 종료된 후에나 일정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무역 전쟁 이후 중국의 경제 상황은 당연한 일이지만 하강 곡선을 그려왔다. 적지 않은 이들이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하는데 절대적인 숫자보다도 추이와 상대성을 고려하면 상당 정도의 시사점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2분기 GDP 성장률은 6.2%로 발표되었다. 매체들은 27년 만의 최저치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중국 당국은 비록 GDP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현재의 경제 환경을 고려했을 때 선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평가가 다른 두 집단이 중국 당국은 숫자의 절대적 의미에, 그리고 해외 매체들은 숫자의 상대적 의미에 더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현재의 중국의 경제가 2분기 GDP 성장률은 6.2%로 하강한 바와 같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물론 Kudlow처럼 중국의 GDP 등 정부 통계는 하나도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도부는 어려운 시기가 오고 있지만 모두 힘을 합쳐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대중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미 무역 수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징벌적 관세 부가 이후 오히려 격차가 처지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가가 효과가 없다기보다는 중국 쪽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대폭 줄이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정부의 의향이 작동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7월 4일 중국 상무부 미중 무역 협상 재개를 위한 3대 조건을 제시했는데 다음과 같다.

    -3대 조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징벌적 관세 모두 취소

    - 구매 요구 규모가 현실에 부합할 것

    - (협상 안의) 양국 형평성을 개선할 것


여기에 대해 미국의 반응이 부정적이고 다시 설전이 오가자 다시 징벌적 관세의 취소와 화웨이에 대한 제재의 해제의 두 가지로 압축하여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홍통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과거 중국이 제시한 미국 농산물의 구매 등은 협상 수단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미국이 하는 것을 봐서 구매의 범위와 규모를 정하겠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중국이 협상 재개의 선행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이는 이미 중국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음을 알려준다.


미국의 입장은 지난 5월 협상 결렬 시의 잠정 합의안으로부터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중국의 입장이 이렇게 바뀐 것이라는데 있다. 협상의 진행이 더디자 로터스는 담판의 장애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의 내부 소식통은 핵심 요구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다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이 요구한 전제 조건인 징벌적 관세와 화웨이 제재를 해소하기는커녕 먼저 지정했던 2천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시행하기 시작했고 피터 나바로가 CNBC와의 인터뷰에 나와 미국은 화웨이에 대해 절대 미국의 5G 건설에 참여시키지 않을 것이고 블랙리스트에 남아 있으며 로스 장관이 풀어주는 것은 화웨이가 미국 기업이 아니더라도 외국의 다른 기업으로부터 구매가 가능한 제품에 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이 중국의 요구를 무시한 셈인데 어찌 되었던 미중은 대면 협상에 동의하였다. 하지만 미국이 일정을 재촉하는 반면 중국은 이런저런 이유로 협상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중국 정부의 반응을 볼 때 최소한 중국 정부의 풍향은 바뀐 것이다. 물론 대미 강경 쪽으로 말이다.


이런 중국 정부의 대응 전략은 금주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나 봐야 조금씩 흘러나오겠지만 그전에 지도부의 의견을 알기 어려운 중국 공산당 특성상 최근 왕치산 부주석의 발언은 주목되는 바이다. 왕치산은 중국 지도자들 중 가장 미국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8회 세계평화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 국가안보라는 이름의 보호주의를 경계한다.

-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으며 영원히 영토 확장하지 않을 것

- 국제 질서는 완벽하지 않고, 다시 돌아가서 시작할 수는 없다.

이것은 분명하게 중국이 지난 5월 협상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진배없다.


그리고 중국은 협상팀을 강화하였다. 바로 중국 상무부 부장인 종산(钟山)이다. 스티브 배넌은 종산이 매파 중의 매파라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필자가 접촉한 상무부 내부 인사의 말로는 매우 겸손하고 부드러운 인물로 신중하다고 한다. 그리고 자타 공인의 시진핑 사람이다. 상무부 내부에서 종산을 강경파로 생각하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며 만일 종산이 강경파라면 그것은 상부의 뜻이 그러하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결국 종산은 시진핑 주석의 뜻에 따라 이번에 강경파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필자는 받아들인다.

여기에 학구파인 왕쇼우원(王受文) 부부장도 투입이 된다. 그는 지난번 매체들 앞에서 미중 협상에 있어서 미국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강경한 면모를 보였는데 그의 투입 역시 중국이 강경한 태도로 입장을 전환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은 여기에 또 전문가 28년 협상 경력의 위진화를 투입한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즈가 보도했다.

 https://www.nytimes.com/2019/06/11/business/china-trade-talks-expertise.html


이렇게 진용을 새로 짠 협상팀은 벌써 종산이 "투쟁 정신"을 외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시위하고 있다. 이들의 대미 협상 전략도 이미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 주 베이다이허 회의 의제 중 첫 번째가 미중 무역 전쟁 문제인 만큼 여기서 논의되어 노선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므뉘신 장관이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리는 이 시점에 북경을 방문하여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은 너무나 중국의 상황을 도외시한 것이다. 베이다이허는 지난 수일 전부터 구역 전체가 철통 같은 보안 상태에 들어갔고 중국의 지도층은 왕후닝 한 사람이 북경을 지키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베이다이허로 가서 회의에 참석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그동안 시진핑 주석을 지지했던 태자당 중에서 사업가들 그룹이 불만을 토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도 해서 분위기는 긴장된 편이다.


더구나 수 일전 중국 정부는 HSBC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였는데 표면적으로는 화웨이에 대해 미국에 밀고한 것이 이유로 되어 있지만 1년 이상이 지난 이 시점에서 제재를 이야기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당시 남미 마약 카르텔에 협력한 이유로 미 정부의 처벌을 받게 된 HSBC가 미국 정부에 협력하여 화웨이의 대 이란 물품 제공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였다고 한다) 그보다는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이번에는 많은 원로들이 출격하여 시진핑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하겠다는 풍문이 있고 아마도 그 배후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정칭홍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의 경제 상황은 괜찮아 보인다. 비록 최근 실업률이 다소 기대에 못 미쳤지만 여러 지표들이 양호해서 연준이 이자율을 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NBC John Harward)  그러나 대중국 관계는 일로 악화되고 있다. 상하 양원 의원들이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상정하기도 했고 유일하게 중국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던 민주당의 바이든도 표를 의식하여 대 중국 강경 노선으로 선회 중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대 중국 발언은 다음과 같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처럼 거친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던가, 지적재산권 지적, 그리고 새로운 규칙, 새로운 프로세스를 거론한 것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재의 미중 질서는 미국에 유리하게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미워 죽겠을 것이 틀림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트위트를 통해서 중국이 약속한 미국의 농산물을 사지 않는다고 화를 내었다.

미국의 입장은 Kudlow의 말대로라면 지난 5월 협상 결렬 시 이미 무역 협상의 모든 조건에 대해서 중국은 동의를 하였고 차이는 미국은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 행정령으로 족하다는 입장 차이였다고 한다.(정확한 중국식 표현은 행정법규이다) 따라서 미국은 협상 재개 시 지난 5월 버전에서 출발하여 법제화 문제로 좁혀서 협의를 진행할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2차 미중 무역 협상도 낙관하기 어렵다. 그리고 미국의 지표가 그리 나쁘지 않다. 소미자 물가 지수는 1.6% 상승인데 중국의 6%가 넘는 상승에 비하면 너무나 좋다. 게다가 중국 정부 통계 기준이니 말이다.


그리고 시장은 리스크 대응이 대체로 완료된 듯한다. 미 국채, 엔화, 황금 등 3대 안전 자산의 동향을 살펴보면 그간 안전 자산에 몰렸던 자금들이 차츰 떠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트럼프는 미국산, 즉 Made in USA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강화하였는데 이는 시사점이 있다. 경제 전문가들 중에는 중국이 미국의 대선을 겨냥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시각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기업들이 원만히 중국에서 탈출해 나오도록 시간을 끌고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만일 이런 시각이 맞는다면 미국산의 정의를 강화하는 것은 트럼프가 미국 기업의 탈중국은 어지간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가능하면 미국으로 돌아오라는 신호일 것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탈 중국이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강경 선회와 트럼프가 미국 기업들의 탈 중국이 어느 정도 완료되었다고 하는 판단이 미 대선 전에 이루어지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필자는 불안하기만 하다..


관련 동영상: https://youtu.be/J_oxNVfvs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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