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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l 21. 2019

구글은 과연 인민해방군을 돕고 있는가?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구글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 시대 최고 최대의 IT 기업 중의 하나이다. 또 그들의 모토인 "Don't be evil"은 구글의 도덕성을 나타내는 말로 전 세계 많은 이들의 경외를 불러오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 필자도 구글의 이 말을 들었을 때 구글이 부러웠다. 그 구글에 초유의 혐의가 걸렸다.

최근 미국의 최고 군부 리더 중의 하나인 Joe Dunford 장군이 구글이 중국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발언하여 청문회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 발언은 미주리 주의 상원 의원인 Josh Hawley 가 눈울 크게 뜨고 답변을 재확인하는 진풍경을 빚었다. 게다가 Dunford 장군은 구글이 미군과의 협력 요청은 거절하면서 중국에서 중구 기업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인민해방군을 돕는다고 이야기했다가 다시 모든 기업이 정부에 협력해야만 하는 중국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실 상 "직접적으로" 인민해방군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발언해서 구글을 정면으로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 중국과 협력하고 있고 게다가 군사 기술로 이용된다는 것은 농담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돈벌이가 목적인 기업이라 하더라도 미국을 배반하고 매국노가 되어 중국의 해방군과 협력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며 돈이 목적이라고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나 큰 일이다.

폭스 뉴스 등 매체의 패널들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리둥절해했고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당연히 구글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을 표했다. 구글이 민주당을 지지했던 것 때문에 구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 언론이 나올 정도였다.

Peter Thiel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Peter Thiel이다. Peter Thiel은 PayPal의 창업자이며 페이스북 창업자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멘처 기업가이며 신흥 재벌 중의 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구글의 의혹을 보다 확대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심지어 반역죄까지 들먹여 가며 구글의 의혹을 제기하였고 미국 정부의 조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는 역시 트위트를 하여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는데 이 사건에 대해 정부가 조사할 것임을 시사하였다.

물론 국가 안보에 관한 일이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하고 제공하는 회사가 미국에 가장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 국가의 군대와 협력하여 군용 기술을 제공한다면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Peter Thiel처럼 이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풍부하고 견식이 있는 사람이 이런 정도의 의혹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지적하는 일은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Peter Thiel이 2020년에 민주당으로 선거에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정치적 홍보를 하기 위한 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구글의 CEO인 Sundar Pitchai는 청문회에 나와 중국과의 관련설에 답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Pitchai는 구글이 중국에서 검색 엔진 서비스를 런치 할 계획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검색 엔진 서비스는 구글의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그러나 구글이 이미 수년 전에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퇴출했으며 중국 자체 검색 엔진인 바이두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다시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는 가정은 너무나 순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Sundar Pitchai

구글은 중국 시장에 재진입을 노리면서 구글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스마트폰 플랫폼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중국 스마트폰 O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강점을 살려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는 코드명이 dragonfly, 즉 잠자리 프로젝트이다. project Dragonfly 중국어로 蜻蜓计划라고 한다. 정보 보호 분석가인 Robert Siiliano에 의하면 이는 기본적으로 구글의 검색 엔진을 중국에 적용하는 것으로서 검색에 중국 정부의 검열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중국 시민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의 신상 정보를 수집하며 개인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행동 패턴 데이터까지도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obert Siiliano


 결국 구글은 기존의 컴퓨터에서의 검색이 아닌 스마트폰에서의 조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AI를 이용하여 분석함으로써 레벨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중국은 정부의 지원만 받을 수 있다면 개인 정보에 까다로운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쉽게 대규모로 수억 명의 신상 정보, 개인 정보, 검색 정보, 위치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의 인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구보다도 빨리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 구글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매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까지라면 구글이 충분히 조심한다면 중국 공산당이나 중국 인민 해방군과 협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미중 무역 전쟁에서 구글은 중국에 더 이상 안드로이드 OS를 화웨이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CNET에 의하면 dragonfly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내부자의 고발이 있었다. 사용자의 위치 정보와 검색 정보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현한 후 "중국 측 파트너"가 "단방향의"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결국 수집한 모든 정보를 중국 측에 제공한다에 다름 아니다. 비록 그 데이터베이스가 대만에 소재한다고 해도 말이다. 더구나 "중국 파트너"는 일부 데이터를 편집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더욱 구글이 인민해방군과 깊숙이 협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미국 소재의 반 중국 매체인 China Unsensored는 또 구글의 AI 기술이 중국 해방군을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중국에서라면 서방 세계와는 달리 대규모로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AI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국에 대규모 AI 연구센터를 만들었다고 China Unsensored는 말했다. 사실 중국은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일거에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것이 중국이 왜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가의 원인이기도 하다. 중국이 서버들은 국가의 모니터링을 받아야 하고 상용의 클라우드 서비스, 그리고 서버 팜 등을 제공하는 데이터 센터 등에는 모두 국가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들어와 있다. 그리고 이 모니터링 시스템은 자유롭게 입주해 있는 서버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China Unsensored는 구글이 이 AI연구소의 기술이 결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사용"된다고 말한다. 구글은 민간 기업끼리의 협력을 했다고 말하겠지만 실제 중국의 민간 기업은 인민해방군과 협력을 하고 있으니 만큼 이는 인민해방군에게 구글이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게다가 구글이 AI개발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고 있는 정보 공유 툴인 "TensorFlow"는 구글에 재직 중인 중국인 엔지니어들이 광범위한 AI 기술에 접근하게 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고 China Unsensored는 주장한다. 필자가 이 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다양한 AI 관련 공개 소스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이를 두고 구글이 중국 군대와 협력한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지만 중국이 이 사이트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는 것은 사실 이리라.

China Unsensored 가 주장하는 구글이 인민해방군과의 협력 사례는 하나 더 있다. 중국 최대 쇼핑몰 중의 하나인 징동은 그 전략 우위가 주로 물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징동이 구축한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최첨단 물류 시스템은 그 규모가 중국에서 자장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징동은 이 물류 부분만 떼어내어 京东物流라는 물류 전문 회사를 만들었는데 사실 상 징동의 자산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China Unsensored는 구글이 이 京东物流에 5억 5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대주주라고 한다. 그리고 이 징동 물류가 인민해방군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징동은 인민해방군 공군과 계약하여 공군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만일 전쟁이 발생한다면 징동의 물류 시스템을 이용하여 중국 공군은 그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급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험지에는 드론이 물품을 운송하고 공군의 수요에 따라 징동의 대규모 물류 처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탄약과 물품을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징동은 공군에 이어 인민해방군 육군의 물류 서비스 계약을 따는데도 성공하였다.


당연히 징동의 이 첨단 드론, 로봇을 이용한 대규모 물류 처리 시스템 기술이 구글로부터 제공되었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게 사실이라면 구글은 중국 민간 기업을 징검다리로 인민 해방군과 협력했다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중국 기업과 협력한다는 것은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요구나 명령을 거슬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더구나 구글처럼 중국 정부의 요청 때문에 중국 시장을 포기했어야만 했던 기업은 몰랐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구글이 의도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과 협력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을 것을 알면서도 중국 기업들과 협력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을 앞에 놓고 다소의 리스크가 있다 하여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한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변했다. 신 냉전의 시대가 온 이상 이제 글로벌 기업들도 이 새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온 것이다. 구글이 빨리 깨어나기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wqWVH38jt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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