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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ug 04. 2019

상해 이후의 미중 무역 협상의 방향은?

12차 미중 무역 협상, 중국이 걱정된다

상하이 제12차 미중 무역 협상 결과는 미국의 3250억 달러에 대한 징벌 관세 부가


상해에서 있었던 12차 협상은 실로 양국의 견해차를 확인한 자리였다고나 해야 할 것 같다. 합의를 이루고자 하는 의향은 양측 모두에게 있으나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지에 대해서 조차 인식을 같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이 협상에 협상 팀인 라이트하이저 USSTR 대표나 므뉘신 재무부 장관이 출발할 때부터 3250억 달러 분에 대한 징벌적 관세 부가를 거론했던 것 같다. 그리고 상하이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지체 없이 9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트위트를 날린 것이다. 트위트를 날리기 전에 중국 정부에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므뉘신 장관이 조언을 했고 심지어 매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조차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거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징벌적 관세를 부가할지 조른다고 예언한 사람이 바로 대만의 이코노미스트 오가룽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험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즉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혹시라도 자신이 당선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그전에 필요한 조치를 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LA지역의 화교 매체는 상하이 협상이 있기 전에 미국이 막후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금년말까지 무역 협상을 종결 지을 것을 중국 측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뉴스는 완전히 믿기도 어렵지만 이 매체도 그간 함부로 보도하는 그런 언론은 아니고 신중한 편인 것을 볼 때 무시하기도 어렵다.

대만의 이코노미스트 오가룽

만일 이 화교 매체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시간표를 따라서 로마 병정처럼 앞으로 앞으로 전진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국 측이다. 중국 측은 지난번 협상 결렬 통보부터는 사뭇 그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강경한 태도로 돌변했다고 하겠으나 알 수 없는 것은 그래서 중국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종전의 입장은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달래서 과거 수 차례 있었던 것처럼 미국 상품을 사 주는 성의를 보이는 것으로서 원만히 협상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목적인 단순한 무역 적자 해소가 아닌 중국의 체제 변화에 있어 보이고 중국 또한 이런 수준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미중은 과연 합의를 이룰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예상 가능한 결과는 두 가지이다. 미중이 서로 타협하여 어느 선에서 절충을 하는 것과 협상이 결렬되는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으므로 이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준비하는 수 외에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먼저 협상이 절충되어 합의를 이루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미국은 어느 수준에서 절충할 수 있을까? 소위 미국의 최저 하한은 어느 수준일까? 필자가 보기에 미국은 지금까지 요구해온 사항 중에 양보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래서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이 미국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고 미국은 중국이 그 요구 사항들을 집행하는 방법과 기간 등에 여유를 부여하는 정도가 가능해 보인다. 즉 중국은 미국의 요구 사항들을 모두 수용하고 미국은 중국과 절충하여 시간표와 방법을 완화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중국이 강경 모드를 드라이브하면 어렵다. 필자의 지속되는 의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수년간의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외교를 보면 나가면 공격할 수 있고 돌아오면 후퇴할 수 있다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진퇴양난의 골짜기로 몰아넣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사드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그렇다. 중국이 취한 정책에 따라 사드가 철수했는가? 아니다. 그럼 한국이 중국에 대해 매우 미안해하는가? 아니다. 중국 국민들은 정부 보고 아주 잘 처리했다고 하는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의 사드 대응을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생각한다.  지금 대미 무역 협상을 강경 일변도의 분위기롤 몰고 가는 것, 게다가 국내 여론전을 함께 하는 것은 자신을 변화의 여기가 없는 구석으로 몰아갈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강경 태도의 이면에는 국내 정칙 공학이 작용한 것이라 믿는다. 

陈破空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반중 민주화 인사인 천포콩(陈破空) 교수는 이번 상하이 협상에서 원래 시진핑 주석은 강경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이 모습을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했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도 신속하게 3250억 달러 상당의 중국 대미 수출분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오히려 낭패를 보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한 개인의 의견일 뿐이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시진핑 그룹의 정세 판단 능력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사실 점점 시진핑 그룹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가고 있다.


미중 무역 협상 결렬 가능성 높아


결국 현재로서는 양국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의 전략과 계획은 이미 다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 소련의 해체를 가져온 군비 경쟁의 지옥으로 중국을 몰아넣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미국은 중국과 대치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국지적인 군사 충돌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George Magnuss, Research  Associate at the China Centre, Oxford University

의문점은 중국은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어떤 대책이 있는가 이다. 블룸버그에서 보도한 중국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징벌적 관세 부가에 대해 과연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는가에서 George Magnuss는 다음과 같은 대안들을 열거했다.

희토류 대미 수출 금지

미 농산품 구매 중지

미 에너지 구매 중지

미국 기업의 블랙리스트(불신뢰 기업 목록) 처리

보잉 항공기 구매 거부

협상 결렬

https://www.youtube.com/watch?v=feU5mjO7R_o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미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지 못한다. 중국에게 마땅한 대항 수단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중국이 말로는 대응 조치, 대응 조치했지만 실질적인 무기를 꺼내 들지 못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더욱 미혹에 빠진다. 설마 중국이 무대책으로 미중 무역 협상의 파국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말인가? 그럴 정도로 중국은 내공이 없단 말인가? 협상이 결렬되면 중국은 과연 그냥 결과를 받아들이고 문 걸어 닫고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설마하니 다음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단 말인가? 민주당 조차 대중 강경일변도인 이 마당에?


중국에게 마땅한 대응 방법없어


지금 중국에서 나오는 신호들은 무척 혼란스럽다. 이번 미중 무역 협상의 대책을 수립할 것으로 여겨졌던 베이다이허 회의가 실제 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더니 다시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베이다이허에서 국가에 공헌한 과학자들에 대한 포상이 있었다는 내용과 함께 통상 이 행사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했다.

https://www.scmp.com/news/china/politics/article/3021317/meeting-chinas-top-academics-marks-start-annual-beidaihe-summit


만일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린다면 시진핑 그룹은 반대파들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물리쳐야 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대미 전략, 대 홍콩 전략, 대 대만 전략, 지도부 인사, 그리고 소문대로라면 정풍 운동까지 하나하나 이름만 들어도 태풍급인 이슈들에 대해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 소문은 시진핑 그룹에게는 최악의 상태이다. 장쩌민 일파의 공격도 예상되지만 왕후닝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는 소문도 불식시켜야 한다. 즉 시진핑 그룹은 시 주석이 바보가 아니며 무능하지도 않으며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중국과 같은 국가, 중국 공산당과 같은 조직이 이렇게 필자 같은 사람도 할 걱정에 대해 대책이 없을 리 없겠으나 합리적인 대책이 지도부의 귀에 들어가지 않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국가는 언제나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린다고. 그래서 필자는 아무 근거도 없지만 중국이 미중 무역 협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면이 자주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들의 내부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본다. 그 내부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더라도 말이다.


합의 이루지 못하면 중국과 북한은 붕괴할 것


이미 8월이다. LA 화교 매체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까지 협상의 결과를 보지 못하면 행동에 들어갈 것이다. 그의 이런 행동력은 이미 증명이 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시진핑 그룹은 과연 어떻게 수습을 하려 할까? 아무것도 함부로 짐작할 수 없으니 가능한 결과에 대한 한국이 받을 영향을 따져 보자.


먼저 미중이 협의 도출에 성공할 경우 어느 수준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공정한 경쟁의 룰을 중국은 이행하게 될 것이고 보다 더 시장을 외국에게 개방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한국에는 너무나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미중 간의 긴장 완화는 문재인 정부에게 북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여지를 더 부여할 것이다. 또한 보다 개방된 중국은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는 데에도 좋은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실 이 것이야 말로 전 세계가 바라는 결과일 것이다. 중국에게도 나쁜 일이 아니다. 다만 공산당 내의 일부 이익 집단에게 불리한 것일 뿐. 


미중이 협의 도출에 실패하고 미국과 중국이 갈등 국면에 들어갈 경우, 외국 기업들의 탈 중국은 일시에 몰릴 것이고 이는 곧바로 중국 정부와 금융의 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중국의 시장은 위축될 것이고 중국의 수요 감퇴는 전 세계의 경기 부진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 금융의 파탄은 이미 버블의 조짐이 확연한 부동산의 파탄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그런 결과가 나오면 중국의 국민들은 재앙에 가까운 상황에 맞닥 뜨릴 것이다. 한국의 IMF보다 30배에서 100배 정도의 규모가 될 터이니 말이다.


중국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구할 수 있는 국가도 기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규모여야 감당이 될 텐데 중국의 규모는 누구도 감당하지 못한다. 만일 미국과 국지전이라도 벌이는 일이 생기면 오히려 패전과 전후 복구라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재정이 파탄 난다면 중국은 비참한 상황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이런 상태에 돌입하는 것을 상상해 보면 정말 국가 해체가 될 가능성도 있겠다 싶다. 또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도움을 주던 중국이 문제가 생기면 북한의 체제 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북한이 동시에 체제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북한 카드를 잘 준비해야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북한 카드를 잘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북한을 일종의 완충 지대로 이용해야 한다. 중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는 북한의 체제 붕괴를 유도하여 더 큰 혼란을 일으켜 대한민국에 통합할지, 아니면 북한을 지원하여 유지시킬지 두 시나리오 모두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체제 붕괴는 한반도 통일에는 더 가까울지 모르나 중국과 북한의 동시 붕괴는 한국에 견디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반면 북한을 지원하여 유지하는 것은 통일의 기회를 우리 손으로 가져다 버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이 붕괴한다면 그 신호는 어디에서부터 일까? 가장 쉽고 명확한 신호는 위완화의 환율일 것으로 본다. 이미 마지노 선인 7의 턱 밑에 와 있다. 대만의 전문가들은 8을 임계점으로 보는 모양이지만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7을 넘는 순간 일거에 8까지 노도와 같이 절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이달 중순경까지 진행된다. 과연 중국 공산당은 어떤 전략을 수립할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숨을 죽이고 바라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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