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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ug 08. 2019

중국은 달러가 부족하다?

오가륭 신 가설

중국이 명목 상의 위안화 환율을 국내, 국외 모두 평균치를 7 바로 아래인 6.99 수준을 유지하여 체면을 지켰다고 할까 미국에 더 이상 명분을 아 주었다고 할까 조금은 민망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근거하여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급격한 환율 절하를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느린 속도로 절하돼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만의 이코노미스트 오가륭이 미국의 입장은 4월 30일 버전의 미중 무역 협의안에서 협상 재개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미중 무역 협상이 합의를 이루기 어렵고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3250억 달러 분에 대해 이번에 부가한 10% 관세를 25%로 놀릴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그는 또 중국 위안화 사태에 대한 기존의 입장에 새로운 양상을 추가하여 중국이 달러가 부족하다는 새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이는 필자를 포함하여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금액을 그대로 믿어줄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며 단기 외채 규모 같은 것은 어느 정도 규모 산정의 정확도가 있다고 하지만 외국 기업의 직접 투자 금액만 해도 정확한 규모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위안화 환율이 7을 돌파한 후 중국은 이는 시장에 의한 것이며 자신들이 개입한 것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였다. 사실 필자는 그 말을 믿는다. 이번 위안화가 7을 넘은 것은 중국 정부가 개입을 안 해서라기 보다는 그동안 개입해 오던 것을 잠시 중지한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왜 중국 정부는 그동안 유지해 오던 환율의 하락을 방치했는가 라는 질문이 성립하는데 그 가장 간단한 대답이 중국 정부의 보유 달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 정부의 실제 가용 달러가 부족할 것이라는 추측이나 추정은 그동안 많이 있어왔다. 오가륭의 경우도 3.2조 달러라는 중국 정부의 외환 보유고에서 단기 외채와 외국인 직접 투자(외국인이 중국에서 떠날 때 돌려주어야 하는)를 빼고 나면 약 4500억 달러 정도가 가용한 외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에 따라서 단기 외채 규모나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가 다르지만 그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중국 정부가 가용한 외화는 4,500억 달러 정도라는 것이다. 이 규모는 물론 엄청난 규모이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1년 4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충분한 규모인지는 의문이다. 필자 또한 혹시 중국이 달러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계속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으니 무어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가륭은, 그의 특징이기도 한데, 중국 정부가 달러가 부족하다고 단언한다. 필자는 오가륭의 이러한 단언들에 대해서 어딘가 그가 정보를 얻는 소스가 있으나 공개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오가륭의 해석은 이미 중국 내의 돈 가진 사람들의 외화 반출은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달러 보유고가 상당히 내려갔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나 대만에 대해 단체 관광을 금지한 이유도 미국이나 대만에 대한 불만은 허울 좋은 명분일 뿐 실제는 외화 부족이 그 주된 이유라고 주장한다. 


오가륭은 현재 심각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홍콩의 경우 이미 외자의 반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거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국제적인 외환 투기꾼들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홍콩 달러 투매라는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즉, 외환 투기 세력들이 홍콩 달러를 사용하여 미 달러를 대량 매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 투기는 홍콩 달러의 약세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곧바로 악순환을 구성할 수 있다. 이는 홍콩 은행들이 규정된 달러 지급 기준율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결국 홍콩 정부는 북경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홍콩의 가용 외환 보유고는 중국과 유사한 수준인  42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는 수개월 전의 데이터이므로 지금은 더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가용 달러 수준과 버금가는 규모이다. 이런 홍콩이 달러의 지원을 요청할 경우 중국 정부는 응할 수 있을까?


중국 정부가 홍콩을 지원하지 못하면 곧바로 홍콩 경제는 파국이다. 그리고 금융 핵폭탄이 아시아 전제에 터질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홍콩을 지원할 정도의 달러 보유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됨으로써 중국 위안화는 동반 하락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가 무리를 해서 지원하다가 자국의 달러 부족을 외부에 눈치 채면 이는 홍콩 사태는 비견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 파국이 된다.  


오가륭은 이런 사실을 미국이 모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가륭은 미국이 이런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금융 사태의 진전을 늦추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과 맹방의 기업들이 다치지 않고 중국을 떠나오도록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가륭의 가설은 사실 지난 1년이 넘는 미중 무역 전쟁 기간 내내 일관성을 가지고 이어져 왔다. 그는 위안화 환율은 7.5까지는 무조건 내려간다는 견해이며 중국이나 홍콩의 외환 부족이 표면화될 경우 곧바로 금융 위기로 점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의 무역에 직접 위안화-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협정이 맺어져 있는데 이제 수출입을 하는 국내 기업들은 지금까지 위안화 조건의 거래를 하고 있었다면 지불 화폐를 달러로 변경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가격은 달러화 가격 기준으로 변경해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좀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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