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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Nov 08. 2019

삭제된 시진핑 주석의 발언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한다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의 국제 수입 박람회에 참석하러 간 길에 시민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은 전 과정이 민주적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어이없다 라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곧바로 이 발언 내용이 실린 기사 내용이 후에 삭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 내용이 실린 기사를 과연 누가 삭제할 수 있었는가 하는 관심이었던 모양인데 중화권 매체들의 추측은 대체로 왕후닝(王沪宁) 상무 위원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왕후닝 위원이 공산당의 사상과 선전 공작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과 왕후닝 위원

일각에서는 지난번 시진핑 주석의 동북 지방 방문 시 했던 발언 기사도 왕후님의 지시에 의해 삭제된 바 있다고 하며 왕후닝의 권력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도 더 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지나친 생각이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이 예상하지 못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을 때 매체를 관장하는 왕후닝으로서는 신속하게 기사를 내리게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 주석의 이러한 문제 발언들을 실상은 노출되는 것보다 더 많이 하고 다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이번 민주적 발언만 해도 그 발언 내용을 들여다보면 시진핑 주석의 '민주'에 대한 인식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발언 내용의 원문은 이러하다.


“我们走的是一条中国特色社会主义政治发展道路,人民民主是一种全过程的民主,所有的重大立法决策都是依照程序、经过民主酝酿,通过科学决策、民主决策产生的”。

번역하면 이렇다.

"우리의 길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정치 발전의 길 하나이다. 인민의 '민주'는 일종의 '전 과정의 민주'이다. 모든 중요한 입법 결정은 정규 프로세스를 통해 '민주'의 숙성을 지나 과학적 결정을 통화하여 '민주적 정책 결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 발언 그가 인식하고 있는 '민주'라는 것은 중국의 법률 체계에서 정한 프로세스를 거쳐 민의를 반영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인식하고 있는 '민주'는 그의 가치 체계에 있어 의사 결정 프로세스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북한도 충분히 '민주 국가'이다. 북한이라는 나라가 정한 합법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인민의 의견이 '반영'되니 말이다. 실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렇게 제기된 시진핑 주석에 대한 의문은 서방 세계와 대립하고 있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서의 사상적 이해도로 연결이 되고 그의 문제 해결 능력에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이번 '민주' 발언의 배경은 아마도 작의  홍콩 사태로 인하여 '민주'라는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일 텐데 시 주석의 '민주'에 대한 이해도가 이 정도라면 홍콩에 대해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정도의 인물인지 생각해 보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혹시 시진핑 주석은 밖에 포장되어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다른 실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진핑 주석이 알려진 것보다 도덕적 기준이 높지는 않더라도 능력이 모자라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의 지적 수준이 높은 편이 지금은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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