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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Dec 04. 2019

미중 무역 협상 파국으로 가는가?

아직은 모른다

12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에 데드라인은 없다며 대선이 끝난 후에 합의해도 된다고 발언하여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무너졌다. 미디어들은 증시가 폭락했다며 난리를 쳤다.

https://www.scmp.com/economy/china-economy/article/3040426/donald-trump-no-deadline-trade-war-deal-china-may-come-after?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scmp_china&utm_content=20191203&MCUID=29d24e22fa&MCCampaignID=4bad1ebaac&MCAccountID=3775521f5f542047246d9c827&tc=2

과연 미중 무역 협상은 파국의 국면에 돌입한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최근 미중 간의 일련의 상황을 되돌아보자.


11월 26일 시진핑 주석은 리잔수, 왕후닝, 한정 등과 함께 중앙 전면 심화 개혁 위원회 제11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여기서 시 주석은 "제도화"를 강조하고 급박하게 추진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중앙 회의 장면은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았고 베이징 시 심화 개혁 위원회 회의 모습만 미디어에 공개되었는데 그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11월 27일 홍콩 인권 및 민주화 법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였다. 


11월 28일 중국은 미국의 홍콩 인권 및 민주하 법에 반발하지만 무역 협정에 대해서는 합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온다( https://www.wsj.com/articles/china-protests-new-u-s-law-supporting-hong-kong-but-signals-hope-for-trade-deal-11574948698)


12월 2일 중국 국무원 회의가 열리고 정부기관 및 국유기업에서의 당 조직 강화와 제도화 등이 강조된다. 현상에 대한 불쾌감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는 발표였다. 이 날 미국의 로스 상무부 장관은 미중 협상이 일진 일퇴하고 있다고 언론에 나와 이야기했는데 그는 여러 번 실소를 참지 못하는 등 매우 여유만만한 태도였다. 그는 심지어 이미 미국 업체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재고를 확보한 상태이므로 관세 해머를 휘두르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까지 했다.


12월 3일 중국이 미국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미 군함의 홍콩 정박을 당분간 허용하지 않고 홍콩에서의 NGO 활동을 제한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에 데드라인은 없다는 발언을 하여 폭탄이 터진 것이다. 반면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Kushner나 미중 무역 협상팀에 참여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타결을 희망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미 관원들도 그러한 해석을 미디어에 흘렸다.


12월 4일 이 와중에 미 하원은 신강 위구르 법안을 통과시킨다. 신강 위구르 지역에서 무슬림들을 강제로 수용소에 넣고 교육을 하는 것을 포함한 인권을 문제 삼은 것이다(https://www.scmp.com/news/china/politics/article/3040466/us-house-passes-uygur-law-demanding-sanctions-china-over-human) 게다가 같은 날 로스 상무부 장관은 미중 무역 협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12월 15일 원안대로 관세를 부가하게 될 것이라고 강경한 방침을 표한다. 그러나 미 화교 매체 아폴로 TV는 미 정부 관원의 말이라며 미중 무역 협상은 중지되지 않았으며 계속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https://www.youtube.com/watch?v=dX-Jh5CoQU0) 중국은 신강 위구르 법안에 반발하며 모든 외교 여권 소지자의 신강 위구르 지역 방문 금지와 일부 미 관원에 대한 입국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일부 미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들이 흘러나오고 있다.(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9-12-04/trump-revives-threat-of-force-against-north-korea-s-rocket-man?utm_medium=social&utm_source=twitter&utm_content=business&cmpid=socialflow-twitter-business&utm_campaign=socialflow-organic)

이 흐름을 보면 미중 무역 협상이 중대한 기로에 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보도들에서 예기치 않았던 일들은 하나도 없다. 모두 적어도 수개월에서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일들이다. 가만 보면 미국의 입장 또한 무역 협상 합의를 원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이후 발언 후 로스 상무부 장관은 다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목적에는 변화가 없으며 정치적 이해관계로 영향을 받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했고 미중 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큰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https://www.youtube.com/watch?v=wT3WizV8wbQ) 그는 또 제대로 된 합의를 이루는 것이 빨리 합의를 이루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적 입상을 되풀이하였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usa-trade-china-ross/proper-u-s-china-trade-deal-more-important-than-timing-u-s-comm erce-chief-idUSKBN1Y72NB)


로스 장관의 발언 내용에서 명백한 것은 미국이 중국을 계속 압박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 상황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홍보 보좌관 재스민도 미중 무역 협의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덕 볼일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조건의 합의를 원할 뿐이라고 했다. 워싱톤의 소식통들에 의하면 트럼프와 라이트하이저는 관세 취소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한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협상팀의 입장은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압력을 가하고 있는 태도인 것이다. 


사실 양국 관원들의 입장은 상당히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Politico와 같이 차이가 수 mm 이내로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양국 협상팀 사이에 공통된 언어가 형성이 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리고 합의가 전면 합의가 아닌 부분 합의, 그리고 서명 지점에 대한 이견이 계속되자 트럼프, 시진핑 두 정상 모두 굳이 수반들이 만나서 서명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한 서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류허가 워싱톤 방문하여 서명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상 양국의 실무 합의안이 이미 거의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이번에는 중국이 안을 만들어 미국이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으니 중국 쪽에서 안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도 홍콩이나 위구르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중 무역 협상의 '장애'로 보는 시각을 여러 번 표명한 바 있다.


중국이 현재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 조건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는 않다.  로스 장관의 발언 내용 중에서 홍콩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는 말이 있는 것과 신강 위구르에 대한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국면이라는 것을 볼 때 중국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역 합의안 내용이기보다는 무역 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현재 상태는 요약하면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여 무역 합의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었으나 최근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이 중국으로 하여금 합의안에 서명하기 어렵게 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이러한 외적 요인과 관계없이 중국에게 합의안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중국 정부가 협상 체결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틀림없다. 실제로 일부 화교권 매체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참모진 쪽에서 나온 소식이라며 중국이 막다른 골목, 더 이상 방법이 없어한다는 보도를 하기도 하였다. 미국 CISI의 Johansen은 신강 위구르 법이 미중 관계에 모호성을 증가하게 하였지만 중국이 과거 정치과 경제의 분리라는 원칙을 견지해 왔으니만큼 파국에 이를지는 알 수 없다고 낙관적인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원래 중국 정부는 미국 안을 수용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전면 심화 개혁 위원회 제11차 회의나 정치국 회의 모두 중국 정부 전체와 국유 기업 전체를 뒤흔드는 내용이었고 "제도화"와 "기층 당 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내부 개혁 이슈였다. 그리고 상당히 템포가 긴박했는 바 필자로서는 미국에 대응하는 것 외에 이렇게 중국이 대규모 움직여야 하는 다른 이슈를 알지 못한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해 보이는 이슈는 '신강 위구르' 관계 법의 추진이다. 이 법안 또한 미 하원의 낸시 펠로시 의장과 상원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홍콩 인권 및 민주화 법에 이어 콤비가 되어 추진할 것으로 보여서 상당히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쪽에서 보면 홍콩 법안에 이은 유사 법안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 법안은 중국 쪽에서 보면 홍콩의 경우와 엄청나게 다르다.


1. 홍콩은 "일국양제" 지역이지만 신강 위구르 지역은 "일국 일제", 엄연한 중국 내부의 한 지역이다.

2. 인권 탄압한 인사들을 제재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홍콩 인사들은 중국 쪽에서 몰라라 할 수 있겠지만 이 법안은 중국의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이미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신강 위구르 자치구 천췐궈(陈全国) 당 서기의 경우 정치국 위원이다. 중국의 최고 지도층 중의 한 사람인 것이다.

천췐궈(陈全国)

더구나 가족들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고 이들의 해외 재산까지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보통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변변한 대응도 못하고 합의안에 서명한다면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3. 이 법안은 통과되면 120일 내에 제재 대상 사람 명단을 결정하게 되어있다. 중국 공산당 고위직 중 상당 수가 해외에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공개된 비밀이다. 명단의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천췐궈(陈全国) 정도 지위의 사람이 포함된다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에게 선택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중국이 미국을 제재할 방법도 마땅치 않거니와 제재를 안하거나 못할 경우, 또는 미흡할 경우 모두 "위대한 중국몽"을 외쳐온 그에게는 부메랑이 되어 리더십에 타격을 줄 것이다. 그리고 선택지가 없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신강 위구르 법안도 단 1 표의 반대만 나왔을 뿐이다. 상원에서는 이 법안의 강력한 추진자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압도적인 다수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특히 민주당인 낸시 펠로시로서는 이런 상황은 개인에게나 민주당에게나 좋은 성과일 것이다. 트럼프를 곤란하게 만들고 트럼프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 자칫하면 류허 부총리가 이 상황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낙마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인데 그만큼 현 상태에 대한 불만이 중국 공산당 내부에 팽배해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심지어 시진핑 주석에 대한 이런저런 근거 없는 소문도 돌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톤의 관원들에게서는 미중 무역 협상은 중단되지 않았으며 계속 협상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적 갈등이 해소되는 그 시점에서 미중 무역 협상 1단계가 체결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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