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네트워크 마케팅을 하시겠다고?
목숨이 여러 개이신가요?
최근 필자 주변에 중국에 들어가서 네트워크 마케팅을 하시겠다는 분이 있다. 이제까지 필자가 거쳐간 다른 여러 분들과 마찬가지로 이 분도 네트워크 마케팅의 장점에 대해 의문이 없으며 그 윤리성에 대해서도 추호의 의심도 없으시다. 필자는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중국의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해 보다 많은 한국분들이 이해를 깊게 하실 것을 도모할 따름이다.
우선 중국에서 네트워크 마케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일단 중국에서는 기존의 피라미드 방식의 판매는 모두 불법이고 이를 위반하는 사람은 심하면 사형에 처할 정도로 엄중하게 다루는 범죄이다. 따라서 한국의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시스템으로 중국 내에 들어가서 영업하는 분들은 자신이 수행하는 방식이 중국법의 피라미드 방식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꼭 확인하여야 한다. 피라미드가 아닐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직판이라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므로 중국에서는 직판(直销)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면 된다. 일부 전판(전문 판매, 转销)라고도 한다.
우선 직판을 살펴보자. 중국 검색 엔진 바이두의 정의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直销也可以简称厂家直接销售，不经过代理可以直接销售的，是指直销企业招募直销员直接向最终消费者进行销售的一种经营销售方式。
직판은 업체 직접 판매를 줄여 말하는 것으로, 중간 판매 업체를 경유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며, 직판 기업이 판매원을 모집하여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판매 방식을 말한다.
世界对于直销的概念是如此定义的：直销是指在固定零售店铺以外的地方(例如个人住所、工作地点或者其他场所)，由独立的营销人员以面对面的方式，通过讲解和示范方式将产品和服务直接介绍给消费者，进行消费品的行销。
세계 직판 협회는 직판의 개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직판은 고정된 판매점 이외의 장소(예를 들어 개인의 집, 직장 또는 기타 장소)에서 독립된 판매원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방식으로 설명과 시범을 통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소비자에게 소개하여 소비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단계 판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되게 부정적이다.
중국 정부는 1994년 8월 11일 공상관리총국에서 <다단계 판매 활동 위법 행위에 관한 통고>를 선포하여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한 최초의 규제를 시작하였다. 이 당시 특히 대만 홍콩 등에서 중국 대륙에 진입한 수많은 피라미드 회사가 활동을 하였고 외부 소식에 깜깜했던 시골 농민들을 주 대상으로 하여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성장하였다. 결국은 자살을 하는 등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규제를 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시범적으로 공개 총살형에 처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가 동년 9월 2일 한 달도 되지 않아 <다단계 판매 회사 활동의 위법성 조사에 대한 통지>가 발표된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다단계 회사에 대한 규제와 검거가 실시되었다.
1995년 3월 28일 국내무역부는 정식으로 "다단계 판매 관리 조례" 입법 업무 기수의 성립을 선포하고 다단계 판매 관리 방법에 대한 초안 작성에 들어간다. 그해 1995년 9월 22일 국무원 반공청에서 발표한 <다단계 판매 기업의 발전을 중지하는데 대한 통고>가 나온다. 본 건이 국무원의 통고가 되었다는 사실이 당시 중국 정부가 당시 재 과열되기 시작한 다단계 판매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알게 해 준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국가 공상 행정관리국이 <다단계 판매 기업의 청산 심사에 관한 실시 방법>을 제정한다.
그러고 나서 1996년 4월에 중국 정부는 규범이 정비되었다는 판단으로 처음으로 41개 기업에 다단계 방식의 판매를 허용한다. 4월 28일 국가 공상국은 이 41개 기업에게 <다단계 판매 방식 허용에 대한 의견서>를 배부하였다.
1997년 1월 10일 국가 공상 행정관리국은 <전소 관리법>을 공포하고 단층 전소와 다층 전소의 정의를 제시하였다. 여기서 단층 전소는 direct sale을 말하며 다층 전소는 direct marketing을 말한다. 다층 전소와 단층 전소의 구분에는 엄격한 표준이 없어서, 크고 작은 불법 전소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1997년부터 1998년 초까지 불법 전소 기업들이 크게 창궐하여 정부는 이러한 직판 회사에 대한 통제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1998년 4월 21일 국무원은 <전문 판매 활동 금지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전체 다단계 회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검거 및 정돈에 돌입한다. 같은 해 6월 18일 국가 3 부위(대외무역경제 합작부, 국가 공상 행정관리국, 국가 국내무역부)는 <외국인 투자 전문 판매 기업의 변형 판매 방식에 따른 문제의 통지>를 발표한다. 명문 규정으로 "외국인 투자 전문 판매 기업은 필히 "점포 + 고용인 판매"의 운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함을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암웨이, AVON, Mary Kay 등 10여 개 외국 투자 직판 기업들이 판매 형태를 변경하였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였다. 이를 위하여 중국 정부는 고정 점포가 없거나 세일즈맨의 판매 서비스 방식으로 운영하는 판매 방식을 직판을 포함하여 받아들이게 되며 3년간 단계적으로 제한을 철폐한다. 이는 중국 정부가 WTO 가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양해한 사항이지만 다단계 및 직판을 부정적으로 보는 정책은 사실 상 계속된다. 중국 당국이 비윤리적이고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직판을 보고 있는 중국의 현실 세계에서 실제 직판 판매를 100%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다 2005년 9월 1일, <직판법>의 양대 핵심 조례인 <직판 관리 조례>와 <전문 판매 금지 조례>가 정식으로 반포되었다. <전문 판매 금지 조례>는 11월 1일부터 발효되었고 <직판 관리 조례>는 12월 1일부터 발효되었다.
2006년 7월 24일, AVON이 정식으로 국가 상무부 및 공상총국의 비준을 얻어 국내 최초의 직판 시범 기업으로 지정되었다. 당시 본 건은 중국 정부가 상징적으로 외국에 보여 준 사건이라는 견해들이 많았다.
실제 직판의 규정을 살펴보면 상당히 복잡하다. 단계의 층수도 제한이 있으며 커미션의 배부율이나 방식에도 제한이 있다. 이렇게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몇몇 IT 회사들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이나 판매자들이 불법에 대한 공포감 없이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크게 유행하였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상(微商)도 있으며 다단계 식으로 판매하는 위분소(微分销)도 있다.
최근까지 상당 기간 이러한 방식의 소위 제한적 다단계가 중국 전역에서 유행을 하였다. 하지만 2018년에 들어서면서 다단계 판매를 하는 판매자들에게 중국 정부가 사업자 등록 또는 기업 영업집조를 의무화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판매자들은 기업의 직원이 아니므로 판매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사업자 등록에 해당되는 객체호 등록을 하던지 아니면 기업을 설립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자 등록이 중국의 지방별로 자격 요건이 다르며 자신의 수익이 세후에는 많이 줄어드는 데다가 당국의 관찰 대상이 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기피하고 있다.
중국의 직판 규모를 보면 2012년도 정부 통계에서는 31개 기업에 200억 위안이다. 100억 위안이 한국 돈으로 1조 7천억 정도 되니까 3조 4천억 정도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직판 회사들은 외부로는 중국 정부의 모든 법규를 잘 지키는 모범 회사라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불법인 다단계 마케팅을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천진의 천사 그룹은 중국의 다단계 판매 회사의 실상을 알려 주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회사의 창업주는 리진위엔(李金元)이라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천진 최대의 부자이며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전설 같은 인물이다. 그리고 사실여부는 알 수 없으나 당태종의 후손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사람은 당나라 시대의 궁궐 같은 집을 짓고 살았다. 중국의 졸부들 중에는 이보다 더한 기행을 일삼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리고는 자기 집을 화당(华堂)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화당 저택은 대지 면적이 100 무이다. 1부가 우리나라 평수로 200평 정도 되니 대지만 2만 평인 셈이다.
저택은 하얀 벽과 금빛 지붕의 두 가지 기조색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가운데 있는 연못은 "호 로취수"라고 하여 풍수지리적으로 용의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고 한다. 이 저택의 너비는 170 미터에 달한다.
내부는 모두 당나라 양식을 따르는데 목재도 3 가지 종류에 한하여 사용했다고 한다.금사남목, 황단목, 자단목 등 고가의 귀한 목재들이다. 이렇게 소장하고 있는 가구만 해도 한국 돈으로 2천억이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숭효사당이라는 사당까지 지어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당 태종을 비롯하여 주요 가문의 인물들을 조각으로 만들어 모시고 있다. 이 저택 옆에는 호텔을 하나 지었다. 이 회장은 자기의 저택에 손님들도 돈을 내고 묶을 수 있게 하였는데 가장 비싼 방이 하룻밤에 1840 만원이다. 그리고 가장 싼 객실이 하룻밤에 184만 원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씀씀이가 매우 컸는데 2015년도 전 직원 6500 명을 프랑스 니스에 데리고 가서 관광을 시켜 주었다. 이때 수백 미터 길이의 해변에 직원들로 글자를 만들어 홍보한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이 사건은 기네스 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사람 글자로 공인되었다. 이 여행에 이 회장은 147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중국의 대표적인 직판 기업인 천사 그룹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사실 이들의 수법은 조폭과 다름없다. 천사 그룹에 가입하면 마피아의 손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산동성의 한 남자는 이들에게 위협 당해 항조우까지 갔는데 이들은 계속 이 남자의 신변에서 떨어지지 않으며 가입을 권유하였다고 한다. 결국 이 남자는 세뇌를 하는 이들을 피하다 못해 신변의 안위까지 걱정이 되어 지니고 있던 칼을 휘둘렀고 이 칼에 맞은 사람은 심장에 손상을 입어 사망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재판이 열렸는데 이들 천사 그룹의 위협감과 압박이 인정되어 이 남자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천사 그룹에 연관된 각종 재판이 2781건에 달한다. 이러한 사건은 상당 수가 가입을 권유하고 세뇌하는 압박을 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가입을 거절하면 감정적인 상황에 이른다. 이렇게 천사 그룹의 가입 활동과 연관되어 일어난 사망자가 155명에 달한다. 결국 천사 그룹은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천사 그룹은 제품에 폭리를 취해 왔으며 다른 회사의 제품을 그대로 가져다가 포장만 바꾸어 수십 배의 가격을 붙여 재판매하기도 하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러한 직판 회사들의 폐해는 결국 이번 양회에서까지 거론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 국가시장검관총국 국장 장마오(张茅)는 보건품 등의 이러한 직판, 전문 판매 등은 사교나 다름없다고 하였다. 작년 한 해 동안 검거한 다단계 회사가 4천여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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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직판 회사의 예를 하나 더 들어 보자. 회장은 부유룡(傅迪龙) 이란 사람이다. 이 친구는 원래 시멘트 공이었는데 나중에 백정이 된다. 그러다 팽려도(彭丽涛)와 결혼을 한다. 이 여자가 얼굴에 점이며 기미가 있었다. 어느 날 여자가 물에 고착제를 섞어서 발라보니 점이며 기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일을 시작으로 해서 부부는 이 고착제 섞인 물을 미용실 등에 팔기로 한다. 2016년 11월 25일 부부는 화장품 회사를 설립하고 직판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이인시광공사(伊人时光公司)이다. 이 회사는 점이며 기미가 없어지는 화장품이라며 다른 것으로 없어지지 않는 반점이며 기미를 없애준다고 선전하였다. 이 화장품 한병의 원가는 3위안, 즉 우리나라 돈으로 5백 원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한 병에 100 위안에 판매하였다.
이들의 판매 수단은 과감했다. 자신들의 다단계에 가입하면 일단 50% 할인을 해 준다. 하지만 2만 위안의 가입비를 내야 한다. 그리고는 가입 희망자가 4 사람을 가입 유치하면 이 가입비도 면제해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장려금도 지급하였다. 결국 피라미드 하위 구조의 사람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들은 점차 가입비를 올려 나중에는 69800위안까지 올랐다. 한국 돈으로 천만 원이 넘는 거액이다.
이 부유룡은 1억 2천만 위안(한화 200억 정도)의 가짜 그림을 판매했고, 9천만 위안을 들려 사리자(부처님 또는 고승이 원적한 후 발견되는)를 구매하기도 하였다. 거기에 졸부가 잘하는 짓을 했는데 그것은 애인을 만든 것이다. 이 애인의 생일에 돈을 보내 주었는데 13145214 위안이다. 한화로 약 20억 정도 되는 돈이다. 이 액수가 사람들을 실소하게 만들었는데 중국어로 13145214의 발음은 "이산이쓰 우얼이쓰"로서 평생 동안 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중국어 "一生一世我爱你"의 발음 "이셩이쓰 워아이니"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이렇게 불과 2년 만에 부를 누릴 때 문제가 시작되었다. 이 화장품을 사용한 어느 사람이 그 사용 부위가 썩어 들어간다며 회사를 찾아와 항의한 것이다. 거센 항의가 계속되자 저지하려는 측과 싸움이 붙었고 폭력 사태로 번지자 공안의 수사를 받게 되어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물론 한국의 네트워크 판매 회사가 중국에까지 가서 이런 바보짓들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 A사가 이미 제품 생산 공장을 중국에 설립하였고 세수에 기대가 큰 지방 정부가 적극적으로 A사의 직판 허가를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외적인 판매를 하지 않아 가격 비교나 원가 투명성이 없는 제품을 본인들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영업망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모아 다단계로 이익을 배분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A사는 어차피 한국의 수요를 충족할 공장이 필요하고 국내 공장을 중국에 이전하는 것에 있어 아무런 리스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A사의 판매원 역할을 하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의 여기저기를 다니며 자기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행위는 비열하다고 하겠다. 앞으로 이들 한국에서 온 판매 네트워크 영업인들은 중국 법의 규제 범위 안에서만 행동해야 하는데 이미 A사의 언행을 보면 중국 법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교묘히 불법으로 판단받을 리스크가 있는 행위들을 판매하는 개인들에게 전가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그런 일은 업기를 정말 바란다. 중국의 현장에서 다단계 판매를 해 보면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기존의 자기 다단계 성원이 그만두고 다른 다단계로 가면 사람을 보내 청부 살인을 하거나 폭행을 하는 일이 중국에서는 심심찮게 일어난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런 리스크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들어와서 다단계 하시려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중국에서 네트워크 마케팅을 하시겠다고요? 목숨이 몇 개 되세요?라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