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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Feb 07. 2020

변곡점은 아직인가?

춘절 귀성객들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중국 사람들은 이제 고향에 갔다 돌아오는 사람들 속에 감염자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베이징 시의 경우 부시장이 방송에 나와서 지금 베이징에 아직 돌아오지 않은 귀성객들이 무려 8백만이 있다고 하며 특별히 중요한 일이 아니면 당분간 돌아오지 말라고 호소했다. 지금부터 1, 2주가 관건의 시기라는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시의 경우는  국가 보건위에서 방송에 나와 "우리의 공동의 적은 바이러스이지 우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로 우한으로 돌아올 사람들을 막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우한의 경우 특히 대학생들이 2백만에 이르며 이들 중 대부분이 외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춘절을 맞아 고향에 갔던 이 학생들만 돌아와도 각지에서 2백만의 인구가 우한 시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가뜩이나 바이러스로 공황 상태인 우한 시민들로서는 걱정할 만하겠다. 반면 필자가 이들 대학생들이라면 우한에 가는 편이 훨씬 더 공포스러울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중국 정부는 격리에 주력하고 있는데 모자란 인력을 퇴역 군인들을 동원하여 보충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바이러스 통계를 보면 2월 6일 현재 확진 3143건 증가(후베이 성 2447건), 완치 387건(후베이 성 184건), 신증 사망자 73건(후베이 69건), 신증 의심환자 4833건(후베이 2622건)이다. 2월 6일 자정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는 31,161건으로 3만 건을 돌파했다. 누적 완치는 1540건, 현 확진자 건수는 28975건, 누적 사망자는 636건, 그리고 현재 의심 환자 수는 26359건이다.  중요한 시그널은 신증 의심환자가 적어도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증 환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이번 사태가 통제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칭화대학에서 1월 24일까지의 데이터를 가지고 AI를 이용하여 예측을 했는데 다음 그림과 같다. 이 예측에 의하면 2월 20일 경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해당 데이터 표는 아래와 같다. 이 예측이 맞는다면 고점에서의 감염자 수는 6만으로 예상이 되며 최악의 경우 7만이 넘는 사람이 감염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쫑난산 원사는 지속적으로 조기 발견, 조기 격리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이야기해왔고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전면적인 격리를 취하고 있다. 크게는 도시를 격리하고 작게는 개인을 격리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에는 심심치 않게 발열 사실을 숨기던 가정에 공안들이 쳐들어가 강제로 끌고 나오는 장면이 올라오곤 한다.


예방에 해당되는 격리와 함께 치료 영역에서 중국은 이미 특허권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Remdesivir의 사용에 들어갔다. Remdesivir는 이미 미국 회사가 수년 전에 특허를 낸 약품인데 중국에서는 아직 특허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약품에 대해 중국의 우한 질병연구소가 특허를 출원한 것이다. 세계 각국은 어이없다는 반응인데 중국 정부는 개의치 않고 있다. 그리고는 우한에서 임상 실험에 들어간 것이다. 첫 번째로 761명에게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증 및 일반 환자가 308건이며 중증 환자가 453 건이라고 한다. 

우한대학 중난의원 호흡기 및 중증 의학과 주임 청전순(程真顺)

이렇게 격리를 통한 예방, Remdesivir, AIDS 칵테일 처방, 중약을 통한 치료와 함께 진단 영역에서도 진전을 보고 있다. 우한대학 중난의원 호흡기 및 중증 의학과 주임 청전순(程真顺)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핵산 측정 방식의 진단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는데 임상 경험이 축적되면서 CT 촬영 시 공통적으로 나오는 특정 패턴을 찾았다고 하며 확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CT를 통한 진단을 할 것을 권고하였다. 대량의 환자를 대량으로 진단하는 과정 중에 드디어 의료진들이 패턴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화난 농업대학(华南农业大学) 류야홍(刘雅红) 교수

여기에 또 하나의 소식이 있다. 화난 농업대학(华南农业大学)은 이번 신종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가 천산갑이라는 것을 밝혀 냈다고 한다. 동 대학의 류야홍(刘雅红) 교수는 여러 실험을 통해 천산갑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신종 바리어스와 유전자가 99%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필자는 문외한이라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중간 숙주가 발견되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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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을 개조한 방창의원(方舱医院)을 준비 중이다

진단 방법에 진전을 보이면서 후속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전국에 동원령을 내렸다. 우한의 대형 전시관을 비워 중국 말로 방창의원(方舱医院)을 만들었다. 방창의원이라는 것은 임시로 컨테이너 개념으로 만드는 병원을 의미한다. 전국에 대규모로 이렇게 방창의원을 준비하고 경증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방창의원에서 일할 의료진을 전국에서 차출하여 보내고 있기도 하다. 마치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을 환송하는 듯한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한 시는 뒤이어 10개의 시설을 징용하여 방창의원을 확대함으로써 11개 방창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화장실이 제대로 준비 안 되는 등 운영이 미흡하다는 불평도 쏟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들 방창의원들의 운영은 인민해방군이 하고 있다. 그리고 물자의 보급 조달도 군이 하고 있는 것이다. 우한 시 정부는 이미 시민들에 의해 무능하다고 낙인이 찍혀 소위 "말발"이 안 먹히는 상태이다.

중국 공정원 부원장이며 중국 의학 과학원 원장인 왕청

중국 공정원 부원장이며 중국 의학 과학원 원장인 왕청에 따르면 경증 환자의 경우 이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중증 환자보다도 전염을 많이 시킨다는 것으로 경증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바이러스 사태는 언제까지 가야 잦아들 것인가? 쫑난산(钟南山)에 의하면 변곡점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아직 며칠 더 걸릴 것 같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신증 환자 수가 가장 관건이 되는 지표라고 한다. 신증 환자 수가 늘고 있지 않은 점은 좋은 징조이지만 아직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입을 지켜보고 있으니 신중할 수밖에 없겠다. 하지만 수 일 경과한 후에는  일차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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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가장 먼저 신종 바이러스 발병 사실을 알려 중국 정부에 유언비어 날포죄로 구속되었던 8명 의사 중 한 사람인  리원량(李文亮)이 사망하여 충격을 주었다. 중국 전역에서 의분에 찬 댓글들이 너무나 빨리 그리고 너무나 많이 올라와서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댓글을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댓글들은 올라온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삭제되었다. 사람들은 매우 흥분하고 격분하여 중국 체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거친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어서 나아 다시 현장으로 가고 싶다던, 34세의 젊은 나이에 누군가 노부모를 보살펴 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생명을 잃은 리원량(李文亮)은 이제 국민 영웅으로 불리며 이번 사태의 심벌이 되어 버렸다. 리원량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벌써 떼죽음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중국 사람들은 그를 애도하면서 동시에 이 사태에 책임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차하면 민중 봉기가 일어날 지경임을 간파한 중국 정부는 긴급하게 리원량의 죽음을 철저히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국가 감찰원 명의의 포고를 하였다.

리원량은 초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을 했는데 아마도 상당 기간 중국에서 회자되는 말이 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 한국인들도 한번 깊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말이다.

一個健康的社會不應該只有一種聲音

건강한 사회라면 단 하나의 목소리만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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