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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Feb 10. 2020

2월 9일까지의 NCP 데이터 분석

중국 정부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정식 명칭은 신형관상병독폐염( 新型冠状病毒肺炎)이라고 정했고 약칭을 신관폐염(新冠肺炎), 영어로는 NCP라고 부르기로 정했다. 이에 따라 필자도 이제부터는 NCP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필자의 이 NCP 동향에 대한 글과 동영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된 지적 사항은 중국 정부의 발표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전 세계가 중국 정부의 각종 데이터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필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중국에 관한 논의는 모두 중국에서 제공한 데이터가 아닌 순수하게 중국 밖에서 만들어진 데이터와 정보로 이야기하기로 하자. 


......


필자는 이제 중국에 대해 아무 할 말이 없다. 독자분들은 중국발이 아닌 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계신가? 그렇다면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미국 CIA가 여러분들을 찾아 갈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단언컨대 중국 발 정보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다만 정보의 왜곡 가능성을 주의해가며 해당 정보 내에서의 일관성과 기타 독립적으로 얻은 정보와의 모순이 없는지 대조해가며 분석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이 사람을 번거롭게 하는 것일 뿐이다. 


필자는 중국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2월 9일까지의 NCP 정보를 분석해 보려 한다. 먼저 필자가 상정하고 있는 현재 상태에 대한 가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제 조건이 서로 다르면 결과에 대한 동의이던 부동의 이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가정

전국, 특히 우한 및 후베이의 병원과 의료진은 풀가동되고 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유사 증상이 있으나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적발하고 구속하여 병원으로 강제 이송하고 있다.

각 지방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집회 못하게 하고 마스크 꼭 쓰게 하고 있으며 주거 단지들을 봉쇄하고 밀봉식 관리를 하고 있다.(https://www.toutiao.com/a6791410638452163080/ )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찾아와서 진찰 및 진료를 받으려 하고 있다. (우한은 새벽 3시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확진 키트 및 진단을 위한 CT 촬영 등이 확충되고 있어 처리 속도와 양은 개선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는 다음 그림과 같다.


이런 식으로 보아서는 해독이 잘 안되니 현재의 NCP를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프로세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접근을 해보자. 그러면 NCP 대응 프로세스를 기본으로 여기에 새로 도래하는 환자들과 이 프로세스를 완료하고 떠나는 환자들을 각각 INPUT과 OUPUT으로 볼 수 있다.

INPUT: 의료진에게 진찰 또는 진단을 받는 사람들

PROCESS: 진단 및 치료 프로세스

PUTPUT: 완치되거나 사망, 그리고 비감염 판정을 받고 의료 기관을 떠나는 사람들


먼저 INPUT을 살펴보자

INPUT의 사람들이 진단을 하고 나면 세 가지 경우가 발생할 것이다. 감염자로 확진되는 경우, 그리고 의심 환자로 분류되는 경우, 그리고 다행히 미감염으로 판정을 받는 경우이다. 아쉽게도 중국 정부의 통계에서 미감염 판정을 받은 사람 수에 대한 숫자는 없다. 그러나 확진자와 의심 환자 수의 합계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할 것이라고는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확진자 수를 보면 2월 5일부터 큰 추세는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증 의심 환자의 경우도 2월 5일을 고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정했던 대로 실제 진단과 진찰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으므로 미감염 판정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최근 우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소식들을 보면 새벽 3시까지 줄을 서야 진찰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아직은 내원하는 사람들의 수 자체가 줄어든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필자는 좋은 시그널이라고 본다.


OUTPUT 쪽을 보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모수가 되는 확진자 및 의심 환자의 수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큰 해석의 여지는 없다고 본다. 


그러면 확진이나 의심 환자 판정을 받고 의료 기관에 수용되어 치료를 받는 PROCESS를 살펴보자. 먼저 걱정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의 규모로 늘어나고 있느냐는 것인데 그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확진자 및 의심 환자 모두 의료 기관에서 수용해야 하므로 이 두 숫자의 소계를 수용환자 수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2월 1일의 22955명에서 2월 8일에 고점인 66193명이 된다. 그리고 2월 9일에는 2369명이 줄어들어 63824명으로 감소를 했다. 매일 4천 명에서 5천 명 이상이 증가하던 숫자가 어째서 갑자기 2월 9일 2천4백여 명에 가까운 숫자가 줄어들었는가? 역시 중국 정부의 통계는 믿을 수가 없는가? 


그것은 중국 정부가 지난 주말 우한 시에 총력전을 기울여 모든 의심 환자의 진단을 완료했기 때문이다.(http://www.xinhuanet.com/politics/2020-02/09/c_1125550152.htm) 아래 표에 보듯이 전국의 신증 의심 환자 수는 2월 8일 3916건, 2월 9일 4008건으로 다소 감소한 정도의 숫자이다. 그러나 전체 의심 환자 수는 5353명이라는 숫자로 바뀌었다. 매일 평균 증가량이 1000건 이상이었으므로 우한에서 6천여 건의 의심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면 이 6천여 명의 의심 환자 중에서 확진 판정을 어느 정도나 받았을까? 후베이의 2월 9일 증가한 확진자 수는 2618명이다. 그 결과 감소하고 있던 전국의 확진자 수는 40235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2월 9일에 감소한 의심 환자 수는 5353명이다. 일관된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자, 이제 다시 신증 의심환자 및 화진자의 전국 도표를 보자

2월 9일 의심환자와 확진 환자가 모두 다시 상승했지만 앞에서 설명한 대로 우한의 의심환자를 일소한 영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후베이르 제외한 지역은 이미 5일 연속 신증 확진자 수와 신증 의심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제 누적 확진자 수 및 누적 의심 환자의 수의 추이선도 이해가 된다. 확진 환자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의심 환자 수는 상당히 감소하였다. 바로 우한 효과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통계나 추이선을 볼 때 필히 고려해야 하는 환경 변수이다. 그중 중요한 것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진단 키트의 공급이다. 이미 이 진단 키트의 공급 부족으로 확진자 수의 증가가 이 진단 키트의 공급에 종속 변수로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이 병상이다. 이번 NCP와 같이 고도의 전염성을 가진 질병의 경우 일반 병상이 아니라 격리 병상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장도 초기에 우한 시에는 병상이 120개 밖에 없어 의료 체계가 제대로 동작하지 못한 것을 NCP 확산의 큰 이유로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 지금의 병상은 충분한가? 우리나라의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병상 현황을 확인해 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일본에 이어 인구당 병상 수가 세계 2위이다. 그런 우리나라의 병상 수는 어떨까?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병상 수는 전국을 모두 합쳐  70만 개에 달한다. 그렇지만 치과의원이나 조산원 같은 곳을 제외하고 이런 전염병 조치가 가능한 종합 병원급의 병상 수는 전국을 다 합쳐 15만 개 정도 된다. 이중 전염병에 대응하여 격리가 가능한 병상은 종합병원이 694개, 상급 종합 병원이 366개이다. 즉 1060개이다. 그나마 누군가 이 병상을 차지하고 있으면 새 환자가 들어갈 수 없다. 만일 우리나라에도 NCP 전염이 확대된다면 곧바로 격리 병실의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럼 현재 중국의 환자 수는 얼마인가? 현재 6만 4천 명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7만을 돌파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우리나라 전체 격리 병실 규모의 70배 규모의 병상이 필요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임시 병원인 方舱医院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대규모 임시 병원은 수용 가능 환자가 1천 명 정도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方舱医院 하나가 우리나라 전국 규모의 격리 병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우한에만 12개이고 베이징 등 기타 도시에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12개 의원이라고 해도 1만 2천 명 정도 밖에는 수용을 할 수 없다. 우한의 경우 이미 29631명이다. 지금 준비한 병상 수가 현재 환자의 절반도 수용할 수가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현재 우한은 아비규환 바로 그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이번 NCP 대책 TF의 책임을 맡고 있는 쫑 난산(钟南山) 원사는 아직도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 고점을 찍었다고 볼 수 없으며 조금 더 경과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전국에 명령을 내려 모든 주민 단지를 봉쇄식으로 운영할 것을 명령했다. 베이징 정부는 귀성을 못하게 금지함과 동시에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거 리르 ㄹ다닐 경우 약하면 경고, 강하면 구속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전국의 의료진들을 동원하여 우한으로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1, 2선의 대도시 의료진들만 보냈지만 지금은 3,4 선의 중소 도시의 의료진들도 차출하여 보내고 있다. 문자 그대로 총력전이다. 우리도 가능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국경이 결코 전염병을 막아주는 장벽이 되지 못한다. 이 와중에 중국이나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며 꼴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런 행동의 결과가 우리에게 어떻게 돌아올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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