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하강은 전 세계의 주가 하락과 세계적인 불경기의 불안감을 몰고 오고 있다. 중국 정부도 사람들을 다시 업무 현장에 복귀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현재 사람들은 돈보다 목숨을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선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은 어떤 수준일까? 3월 7일 현재로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 확진 환자 20,606 명 (전일 대비 1647명 감소)
현 의심 환자 458명 (전일 대비 84명 증가)
현 중증 환자 5264명 (전일 대비 225명 감소)
누적 확진 환자 80859 명(전일 대비 46명 증가)
누적 완치 환자 57153명(전일 대비 1666 명 증가)
누적 사망자 3100 명
우리나라가 하루 확진자 수가 5백 명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은 해결되었다고는 못해도 현재 적어도 통제 하에 들어가고 있다고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중국 정부의 정보가 사실과 부합한다는 전제에서다.(하도 중국 정부 정보를 기초로 논의하지 말라는 이들이 많아서 이렇게 부연해 둔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의 새로운 확진 환자 발생이 100 이내가 되면서 이제 관심이 4월을 목표로 개발 중인 백신에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후베이 성 이외 지역의 새로운 환자 발생은 멈춘 상태라고 한다.
그러면 실제로 중국의 업무 복귀, 또는 재개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중국 정부는 이미 대부분의 기업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운영에 들어가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업무 재개가 전 세계 경제에 이미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한 이상 그 진행 정도는 모두들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교통운수업
중국 언론인 출신 유튜버 왕지엔(王剑)에 따르면 중국의 항공과 고속철은 65% 정도의 노선이 잠정 중지되었다고 한다. 중국 유일의 흑자 노선이라는 징후(京沪) 노선의 경우 원래 하루 51 차례 운행되던 것이 현재는 19 차례만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항공 노선도 전체 노선 16,320개 노선 중 10,446개 노선이 취소되었고 운행이 되는 노선도 가격이 폭락하여 중국 식으로 배추값(白菜价) 정도라고 한다. 일례로 선전부터 총칭까지의 밤 노선은 현재 50위안, 우리 돈 몇 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1, 2월 항공 업계의 순 적자가 이미 100억 위안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왕지엔은 교통 및 운수 산업의 경우 복귀 수준은 20% 정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NVI1vEwEofo&t=1206s)
그러면 화물 운송의 절대 비중(73%)을 차지하는 도로 운송 상황을 살펴보자. 월 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중국에는 약 3천만 명(!)의 트럭 기사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약 절반 정도의 도로가 코로나 19 사태로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물류비용이 증가하여 컨테이너 하나를 총칭에서 상하이까지 운반하는데 통상 1500 달러가 소요되었던 것이 지금은 3천 달러 정도라고 한다. 총칭의 한 물류 회사(重庆光环国际货运代理有限公司)는 정상적인 운송량의 1/3 정도만 운송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블룸버그는 중국의 여행량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현재로서는 20%는 넘지만 30%는 안 되는 수준으로 보인다.(https://www.bloomberg.com/news/newsletters/2020-03-06/next-china-damned-if-you-do)
그렇다면 조금 여유를 두어서 중국의 교통 운수 업종은 약 30% 정도의 운영을 보이고 있고 업무에 복귀한 기업이나 참여한 인원들은 아마도 이 비율보다는 높아서 45% 정도로 봐주면 어떨까? 말하자면 45% 정도가 업무에 복귀했지만 도로 통제 등의 이유로 사실 상 운영 성과는 30% 정도다 라는 설정이 되겠다.
제조업
교통 운수를 통해야만 소비자에게 그리고 고객들에게 상품이 전달된다. 따라서 교통 운수업의 성과가 절반이 안된다면 제조업도 여기에 발목을 잡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제조 PMI가 1, 2월 40% 아래로 폭락한 상황이므로 3월인 지금 여기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국내 제조량을 알기가 어렵지만 수출입의 경우 투명한 데이터가 잡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수출 감소가 예상보다 심하다고 보도했다. 수입은 4% 감소한 반면 달러 기준 수출은 17.2%나 감소하였다. 그 결과 1, 2월 중국은 71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수출은 16.2% 감소, 수입은 16.1% 감소할 것을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대미 수출은 28%에 가깝게 감소하였으며 대미 수입은 2.5% 증가하였는 바 중국이 과연 미국에 약속한 1 단계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기도 하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에 따라서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87.79억 달러 줄어든 3조 1067억 달러가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외환 보유고 감소는 모든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말이 많은 지표 아닌가 말이다.
춘절 기간은 원래 공장들이 생산을 멈추는 시기였는데 여기에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로 생산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출 물량을 제대로 보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데 17.2%의 감소는 상황의 엄중함에 비해 상당히 잘 방어하고 있는 수치로 볼 수도 있다. 결국 PMI 만큼 제조업 복귀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수출 물량은 그런대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 정부 주장만큼 높지는 않더라도 50% 정도의 복귀는 인정해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 비율은 신속히 올라갈 것이다.
에너지 및 원자재
중국 최대의 LNG 가스 회사인 CNPC는 가스 수입을 중지 또는 연기하였는데 이를 둘러싸고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말들을 쏟아내기도 하였다.(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03-05/china-s-cnpc-issues-lng-force-majeure-amid-virus-slowdown) 하지만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 2월 원유 수입은 5.2% 증가하였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china-economy-trade-crude/china-january-february-crude-oil-imports-rise-5-2-year-on-year-on-pre-virus-restocking-idUSKBN20U06R) 그래서 현재로서는 중국의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 또는 감소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본다.
중국의 철광석의 수입도 1.5% 증가하였다고 하니 춘절과 코로나 19의 절정기가 지나면서 기업들의 업무 재개와 함께 에너지 및 원료의 수입은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단지 현재 어느 정도로 회복되었는가는 판단하기 어렵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china-economy-trade-ironore/china-january-february-iron-ore-imports-rise-on-firm-demand-despite-virus-disruption-idUSKBN20U06P) 에너지의 경우 제조업 만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업 그리고 민간과 정부가 소모하는 양도 상당하거니와 겨울철 동안이었으므로 에너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철광석 하나가 모든 원자재를 대변할 수는 없겠으나 자동차 생산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철광석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므로 긍정적 사인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나 광공업 등의 자재 생산은 코라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산업으로 보아 전반적으로 에너지 및 원자재 산업은 정상화된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서비스업
블룸버그의 보도에 의하면 스타벅스는 작년 동기 대비 50% 정도의 매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 차이나는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매출이 회복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자사의 중국 사업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03-05/starbucks-says-china-getting-back-to-normal-after-steep-decline) 그것은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인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사실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은 지역과의 연계에 독립적이기 어렵다.
서비스 업의 재개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직결된 문제이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조업종과는 달리 정부가 업무 재개를 강요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그리고 필자는 중국 내의 SNS를 통하여 간간히 서비스 산업 각 분야의 회사들이 도산하거나 영업 중지(사실 상 폐업이다)를 하는 소식들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서비스 산업의 재개율을 알려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이 현재 어떤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위 그림과 같이 중국 전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져 있고 후베이 성은 매우 어두운 색으로 칠해져 있어 엄중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이 질병이 통제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질병 통제 방식이 주로 격리를 통한 것이며 격리로 인하여 음식점도, 극장도, 스포츠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지 않는다. 타이완의 경우 먼저 관광업이 직격탄이다. 여행사 500개가 영업 정지에 들어갔고 하반기에는 1500개 여행사가 영업 정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점의 경우 업주 79.2%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반응하였다.
http://www.chinanews.com/tw/2020/03-05/9115330.shtml
중국의 음식점의 경우는 더 심하다. 중화권 매체 하나는 중국의 음식점 중 95%가 문을 닫고 쉬고 있다고 말하며 수천만명의 업주들이 바이러스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대도시 지역에서는 배달 음식 중심으로 영업을 재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모든 단지들을 '밀폐식' 관리를 하고 있어 배달 음식이라지만 음식을 전달하고 전달받기가 불편하여 제대로 정상화되고 있지 못하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배달의 기수와 같은 인터넷 배달 서비스가 대단히 활성화되어 있는데 가장 큰 업체는 메아퇀(美团)이다. 이러한 배달 음식의 경우 인터넷 서비스 사용료 1~2%, 기술 서비스료 2~8%, 배달 서비스비 11~14%로 알려져 있다. 중국 최대 배달 서비스인 메이퇀의 경우 2019년 상반기에 177억 위안의 지출을 했는데 이중 80% 정도가 배달 기사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이 수입이 대폭 하락은 요식업이나 서비스업에 치명적인 것이 건물 임대료이다. 저명한 고급 쓰촨 음식점 체인 차오장난(俏江南)을 운영하는 여성 회장(董事长) 장란(张兰)은 2017년에 임대료 부담이 중국의 2, 3급 도시에서는 영업액의 20~30%, 1급 도시나 번화가에서는 40~50%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고급 음식점이 아닌 보통 대도시의 일반적인 음식점 등에서는 보통 지출의 50%가 임대료, 20%가 인건비, 30%가 재료비라는 것이 통념이라고 한다. 음식점 주인의 수입은 보통 지출의 10~20%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제 수입은 없지만 임대료는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 임대료는 대부분 1년 치를 선불로 내야 한다. 중국 정부는 건물주들에게 임대료를 삭감해 주라는 '건의'를 하고 있지만 실제 임대료 면제를 받았다는 소식은 들어본 바 없다.
이미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3월 말이 지나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이들 중소기업, 그리고 대부분의 민영 기업들이 조기 활성화되지 않으면 음식점들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대규모 도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 정부도 이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기 업무 재개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 어느 정도 음식점 등 소상공인들의 장사가 복귀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발표라면서 춘절로 고향을 떠났던 노동자들의 60%에 해당되는 7천8백만 명의 인력이 되돌아왔다고 보도하였다. 그렇다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소상공인들, 그리고 음식점 등의 서비스 산업도 대략 60% 정도가 복귀되었다고 보겠다.
결론적으로 현재 중국어로 '푸공'(복공, 复工)이라고 부르는 업무 복귀, 또는 업무 재개는 그 정확한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위에서와 같은 여러 간접 정보를 종합하면 이제 '절반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산업과 지역에 따라 그 상세한 내용은 차이가 클 것이다. 중국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월말까지 100% 수준을 목표로 '푸공'을 압박할 것이다. 그 와중에 다시 코로나 19가 터져 나오는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